가을 안부
목필균
천둥, 번개로 하늘을 쪼개듯
장마가 몰아치고
매미 소리 자지러지고
폭염으로 끙끙 길게 앓던 여름
입추, 처서가 지나자
귀뚜라미 소리가 안부를 전한다
무사히 가을이 도착했다고
추분이 가까워지자
목소리를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자음과 모음으로 조립된 문자
카톡 카톡 안부를 전한다
여름을 잘 견딘 우리들
점점 주변이 허전해지는 우리들
가을 중심에 들어서면 만나보자고
밥 먹고, 술 한잔하며 놀아보자고
카톡 카톡 답장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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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가을 안부 - 목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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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벽 6시 30분이 되면
카톡 소리가 울립니다...물론 저는 알림음을 "야"로
해 놔서 그렇게 울립니다
그 시간에 카톡을 보내는 사람은 직장이며
거래처였던 회사의 임원입니다
처음 만났을 땐 과장이었던 한참 후배이지요
카톡 이야기가 있다보니
가장 먼저 그 생각이 납니다...
휴대폰도 생기고 워낙 많은 발전이 있는
현대라고 하지만 이젠 종이편지쓰는 사람도 귀하고
아이들은 그게 뭔지도 모를테니
지금이 좋은 시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손편지 기다리며 우체통 앞을 맴돌던 때가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참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편지를 보내는 그 사람의 마음을 기다리던 때가 그립습니다.
동네길 산책길에 그리 울어대던 매미들은 어디로 갔을까?
계절에 따른 변화는 확정된 수순이지만 짧디짧은 매미의 삶을 곱씹어보면 우리네 인생사와 다름없네요
이 시와 기막히게 어울리게도 코로나 팬더믹 이후 처음으로 가을 안부 겸해서 밥 먹고, 술 한잔하며 놀아 보자는 카페지기의 모임공고가 눈에 들어 왔으니 오늘 아침 톡톡톡 자판을 눌러 답장을 보냈거든요..ㅎㅎ
그 8월 내내 울어 대던 매미가 사라졌으니 가을 바람이 도착했을 것입니다.
동창회 소식에 더 반가우시겠습니다. 어서 건강 회복하시고, 귀한 만남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