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있어
여름 방학땐 천렵하러 가다가
겨울방학이 되면 곧잘 설악산엘 간다,
직장동료들끼리 1박 2일로.
그 동안 1일 산행으로 대신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대둔산, 마이산엘 갔다왔다.
아이징이 없어 대둔산 초입에서 구입하여
케이블카로 가자, 그냥 오르자 하는 가운데
때마침 케이블카를 수리하는지라 하는수 없이 산행을 한적이 있다.
덕분에 대둔산 겨울풍경이 그리도 아름다운지를 몰랐으며
나에겐 아직도 겨울산의 대표적 정경이 되고 있다.
상규가 늘 말하듯 산행 뒤의 맥주 한잔 대신에
동동주 속에 떠있는 밥알 한톨을 후~불며 삼키는 맛이랑
이루 형용하기 어렵다.
추운 곳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우리들을 좀은 달래기라도 하듯
입담 좋은 아주머니의 장단을 안주로 삼아서.........
그 때 그 아이징을 다시하여 마이산엘 오른다.
그러나 산이 너무 가파르고 발이 빠지는지라 결국 정산까진 이르지 못했다.
그 후 우린 앙갚음이라도 하듯
어느 여름날 그 곳을 다시 오르는 시원함을 가졌다.
아침 10시께 출발한 설악산행은
점심시간이 되어 백록담 그 집(우리가 설악산엘 들리면 찾는 순두부집)이 아닌
누군가 발견했다는, 그러나 처음 들리게 되는, 이른바 XXX 소개집에 들려본다.
외관으로는 그리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어디 방송국에서 방영된, 소개된 집이라니까
기대를 안고 들어선다. 그러나,
그 기대는 이내 무너지고 만다, 점심을 먹고 한숨잤다며 부시시 밀어나는 주인님 얼굴을 보고서는.
잘 뚫린 도로를 통해 설악동엘 이르니
추운 바람결만 뺨을 때리고
그 아름다운 겨울 설악산 눈은 아예 볼 수도 없는 향량함 그 자체였으며
이는 여태 한번도 경험않은 설악산 모습이었다.
비선대로 갈꺼나,금강굴로 갈꺼나, 권금성으로 오를꺼나, 흔들바위로 갈꺼나 아님,
울산바위로갈꺼나 하다가 울산바위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길은 재작년 이 맘때와 너무 다른 삭막한 모습 속에
그래도 즐거운 듯 우릴 담고서 정담을 나누며 발을 옮긴다.
여태 미루다 준비한 겨울 등산 바지랑 조끼를 입어서 그런지 그리 춥지는 않았지만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노라면 춥기가 그지 없다.
잘 다듬어진 등산길로 접어드니 이내 조계사에 이른다.
이른바 흔들바위를 앞에 두고 먼 동해의 바다를 향하는 동굴 속 부처님을 잠시 보고는 이내 흔들바위를 잡는다.
저 만치 아래길에서 오르는 사람들 땜에 힘껏 힘을 줄 수가 없다며
옛 추억을 더듬으며 셋이 힘을 합해 미니
이름하여 그 흔들바위는 반갑게 웃는다.
울산바위는 깍아지른 듯 하지만 조게암에서 바로 눈앞인데
시간은 4시 반 정도 되고 추위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불고 800 여m를 앞두고 되돌아선다.
그리곤 설악산 회맛을 보러가자며 모두들 홱 돌아들 선다.
그래도, 정기산행이며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을 눈앞에 두고서 내려가면............
곧 어둠이닥치고 추위가 더할 것으로 예측되니 산을 내려가자는 것이다.
이내 4-5m의 파도가 무섭게 때려대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집에서
자리를 터니 따뜻한 온기가 온 몸을 감싸는
가운데 속초바다 회맛을 느낀다.
광어, 도미, 멍게, 해삼, 놀래미, 그리고 서더리 매운탕.
이튿날 아침
물텀벙 매운탕에 아침 한 그릇을 훌쩍 먹은 것도 좋지만
무엇인가 남겨놓은, 마치 일보고 뒷처리를 못하고 있는
찝찝함은 이튿날 온 종일까지도 계속되었다.
첫댓글 난 설악산은 3번 갔지만 정상인 대청봉은 한 번밖에 오르지 못했는 데.........올 여름에 3박 4일정도 회원을 모집하여 같이 가자. 대둔산 설경, 말이 필요 없지.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의 설경도 안 본 사람한테는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고.
봐유~~ 김교수 대둔산 왔다 갔구먼.......
효환아, 일전에...음...그러니까 친구 자네를 만나기 전 겨울이네....오해 말게. 내가 감히 친구, 자네를 만나지 않고서 어찌 대전 땅을 밟겠는가, 안그런가 ?
설악산 갔다 온지도 많은 세월이 흘렸구마.상규야 올 여름에 설악산 회원 모집 해봐라.접수 할께.조금이라도 힘 있을때 갔다와야제!!!머슴님도 김교수도 빨리 접수 해라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