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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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성베드로 대성당은 열쇠의 모양을 하고 있는 성베드로 광장과 함께 바티칸의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축물입니다. 웅장한 건축물 뿐 아니라 내부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을 비롯해서 수많은 성상과 아름다운 예술품들이 많습니다. 성당 내부에 있는 벽감에는 성인들의 성상이 설치되어있는데요. 그 공간이 가득 차면서 1999년부터는 외부벽감의 공간에 성인들의 성상이 설치되고 있답니다. 그런데 오는 9월16일, 바로 그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성상이 준비되어 축복식이 진행된다는 소식입니다.(9월 16일은 김신부님께서 새남터에서 순교하신 날입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대한민국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이란 중책을 맡으신 유흥식 추기경님이 계셨기 때문인데요. 지난 주 있었던 북콘서트에서 사회자로서 만나 뵐 수가 있었습니다. 올 초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동쪽에서 번개가 치듯이(Come la folgore viene da Oriente)’라는 추기경님 인터뷰 서적이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본으로 출간된 것인데요. 주최 측의 요청으로 특별히 진홍색 예복을 입고 등장하신 추기경님은 추기경이라는 호칭 대신 ‘라자로 신부님’이라고 불러주면 다시 사람의 모습이 될 수 있겠다며 우스개 소리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시작해주셨습니다.
바티칸에서 불고 있는 여성 등용에 대한 변화의 바람 얘기도 전해주셨고요, 신앙인으로 말씀을 읽고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한단 말씀도 주셨는데요. 신부님께서 처음 가톨릭을 만난 곳이 대건학교여서 일까요.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 것 같았습니다. 성상 뿐 아니라 작년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일생을 영화로 만든 ‘탄생’의 시사회도 바티칸에서 진행하셨다니 말입니다. 어쨌든 말씀하시는 매 순간 얼굴을 떠나지 않는 미소는 누구라도 ‘예’라고 답하게 하는 따뜻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 들어오시기 전에 긴 중남미 여정으로 무척 피곤하실텐데 그 부드러운 미소로 모든 사람과 사진도 찍어주시더군요.
이번 방한 중에 특별히 수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신다는 뉴스를 봤는데요, 기도하실 때 우리나라의 참교육을 위해서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를 위한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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