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며느리 배정민(27)씨가 <조선일보>가 2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인터넷 등에 소개한 지 2시간도 못돼 상당수 사진들을 삭제했다.
조선은 2일자 신문과 인터넷판에서 배씨가 미니 홈페이지를 열어 가족들의 사진 100여장과 사생활 일부를 공개한 사실을 보도했다. 배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중에는 노건호-배정민, 노정연-곽상언씨 부부의 사진, 노 대통령 내외가 손녀딸을 안고 흐뭇해하는 장면 등이 있었으나, 기사가 보도되자 급히 삭제됐다.
지난달 14일 딸을 출산한 배씨는 딸의 애칭을 따 싸이월드(www.cyworld.com)의 미니 홈페이지에 '뿌룩이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배씨는 "딸의 이름은 우리 부부, 시부모님, 우리 엄마 아빠의 의견이 모두 달라 '분쟁'의 우려가 있다. 각자 다른 데서 지어와서 지금 난리도 아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대통령 내외)는 정말 진지하게 '노다지' '노생금'(盧生金, 노다지의 한문이름)이라는 이름을 주장했지만, 나는 노서은이라는 이름을 지켰다. 하지만 나는 '뿌룩이'라고 부르는 게 좋다"며 가족들만의 에피소드를 슬쩍 공개하기도 했다.
배씨는 12월 중순에 개설한 홈페이지에 자신의 프로필과 함께 딸의 모습, 신혼여행 사진, 남편의 해외출장 사진 등 100여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조선일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이 홈페이지로 몰려오자 당황한 배씨는 육아일기와 사진 등 상당수 컨텐츠들을 삭제했다.
홈페이지를 연 이후 방문객(2일 오전 10시 현재 1487명)의 절반이 이날 오전에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신문기사를 보고 홈페이지에 찾아온 네티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너무 아쉽다, 신문에서 보구 바로 달려왔는데… 사진이 하나두 없다!!! 대통령의 며느리는 이런 것도 못하나?"는 동정론에서부터 "혹시나 마음 상하는 글이 있더라도 개의치 마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는 위로, "공인의 가족이 되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게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을 듯 하다"는 진지한 충고 등이 방명록에 올려졌다.
조선의 독자의견란에는 "우리 사회가 점점 민주화가 되어서 이런 것도 가능한 것"이라는 긍정론과 "온 집안이 총선에 미쳤구먼"이라는 비방이 혼재했다.
2일 오전 10시 현재 홈페이지의 짧은 머릿글('황당한 일이 생겼다')이 이번 사태를 접하는 배씨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사회명사의 가족들이 싸이월드에 미니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가 언론보도 후 유명세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일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 윤형(25)씨가 스포츠신문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소개한 후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급히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일이 있었다.
[2신: 2일 오전 11시50분]
대통령 며느리 개인홈페이지 결국 폐쇄
노무현 대통령의 며느리 배정민(27)씨가 <조선일보>가 2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인터넷 등에 소개한지 4시간여만에 홈페이지를 자진 폐쇄했다.
이 홈페이지는 이날 새벽 6시17분 조선 인터넷판에 관련 기사가 보도된 이후 약 2시간 만에 관련 사진 등이 삭제됐으며, 결국 오전 11시가 못돼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