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왕문경] 2. 재가자가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했을 때

2. 재가자가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했을 때  “존자 나가세나여! 당신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재가자로서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자에게는 두 가지로 나아가는 영역만이 있으며 그 밖의 것은 있지 않습니다. 즉 그날에 출가하든가, 또는 완전한 죽음을 이루든가 하는 두 영역입니다. 그는 그 날을 지나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만일 그가 그 날에 스승이나 화상이나 옷과 발우를 얻지 못한다면7) 그 아라한은 저 혼자 출가하겠습니까? 또는 그 날을 지나서 살아가겠습니까? 또는 누군가 다른 신통력이 있는 아라한이 그에게 와서 그를 출가시키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는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겠습니까?“ “대왕이여! 저 아라한은 저 혼자 출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 혼자 출가하는 자는 도적질을 범하기 때문입니다.8) 또한 그 날을 넘어서 살아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다른 아라한이 그에게 다가오건 오지 않건 간에 그는 그 날 완전한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자가 생명을 잃게 된다면 그 아라한이라는 지위의 적정성(寂瀞性)은 버려지게 됩니다.” “대왕이여! 재가자의 특징 가운데 아라한에게 어울리는 것은 없습니다. 특징이 어울리지 않을 때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재가자는 그 날에 출가하든가 또는 완전한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러나 그 잘못은 아라한의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재가자의 특징에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징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예를 들면 음식물은 모든 중생의 수명을 지키고 생명을 수호합니다 그러나 위(胃)가 소화하기에 적당하지 않고 소화력이 미약할 때는 소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명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그 잘못은 음식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에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화력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재가자의 특징이 아라한에게 어울리지 않고 또 특징의 미약한 힘 때문에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재가자는 그 날에 출가하든가 또는 완전한 죽음을 맞든가 합니다. 그러나 그 잘못은 아라한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재가자의 특징에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징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또한 예를 들면 작은 풀잎 위에 무거운 돌이 놓여 졌을 때 그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꺽이고 쓰러집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재가자는 그 특징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아라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으며 그날에 출가하든가 또는 완전한 죽음을 맞든가 합니다.  대왕이여! 또한 예를 들면 무력하고 무능하며 비천한 신분의 태생이며 지혜가 저열한 사람이 대왕국을 다스리게 되었을 경우, 다스리는 그 순간에 그는 무너지고 실각하고 쇠퇴하여서 주권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라한의 지위에 도달한 재가자는 그 특징의 미력 때문에 아라한의 지위를 유지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에 의해서 그는 그 날에 출가하든가 또는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든가 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이것은 바로 그대로라고 나는 인정합니다.“ 7) 불교교단의 비구가 되기 위해서는 구족계를 받는 수계식을 행하여만 한다. 그 때 보통 세 사람의 스승, 즉 계를 주는 계화상(戒和尙), 계를 받는 자에게 작법(作法)을 가르쳐 주는 교수사(敎授師). 계를 받는 자리에서 작법을 실행하는 갈마사(羯磨師)가 있으며, 나아가 입회인으로서 일곱 사람의 증인이 필요하다. 이것을 예로부터 삼사칠중(三師七證)이라고 한다. 또한 이 득도수계와 함께 비구가 언제나 지니고 다녀야 할 삼의(三衣)와 일발(一鉢)이 주어지는데 이렇게 하여 정식 비구가 되는 것이다.8) 승복을 입을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비구라고 자신을 부른다면 이것은 결국 승복(黃衣)을 훔치는 죄를 범하게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