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버젓이 화장대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들. 그 속에 화장실 변기나 걸레보다 평균 4배 이상 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온스타일 '겟잇뷰티'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걸레를 바르는 것과 다름없는 '독 덩어리' 퇴출을 위한 화장대 수술을 집도해야 할 때다.
Skin Care&Perfume Item
향수
외부 공기와 접촉이 거의 없는 스프레이 타입은 3년 정도 사용해도 무방하나 2년이 지난 제품은 향이 변질돼 악취가 날 수 있고 피부에 닿으면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오래된 향수는 에탄올이나 알코올과 1:1 비율로 섞어 룸 스프레이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정제된 물과 1:1 비율로 섞으면 보디 미스트가 된다. 또 헤어 브러시에 오래된 향수를 몇 방울 뿌린 뒤 빗질을 하면 머리카락이 찰랑거릴 때마다 좋은 향이 나며, 안 쓰는 용기에 화장솜을 깔고 뜨거운 물로 적신 뒤 오래된 향수를 2, 3방울 떨어뜨리면 DIY 방향제로도 활용 가능하다.
페이스 오일
일반적으로 개봉 후 6개월~1년 정도가 권장 기간이지만 소량씩 사용하기 때문에 6개월 내에 사용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건조한 겨울에 각질이 일어나기 쉬운 팔꿈치나 발뒤꿈치에 바르거나 토너와 섞어 미스트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오일은 산화되기 쉽고 주원료에 따라 빨리 변질될 수 있다. 만약 변질된 오일을 사용할 경우 얼굴이 가렵거나 따갑고 붉어지며 각질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 여드름 등의 트러블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제품이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스킨
기초화장품은 일반적으로 개봉 후 1년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고기능 원료가 들어간 부스팅 토너라면 6개월 안에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침전물이 생기거나 냄새가 난다면 바로 버릴 것. 세균이 번식한 경우라면 피부의 염증을, 기능성 성분이 변질된 경우에는 피부 과민, 알레르기, 발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에센스
기능성 원료가 함유된 제품이 많아 권장 유통기한보다 더 빨리 변질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향이 나거나 텍스처가 다르게 느껴지면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제
개봉 전에는 1년, 개봉 후에는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자외선 차단 효과를 볼 수 없어 기미, 주근깨 등의 잡티가 올라오게 된다. 여름에 잠시 사용했다가 보관한 뒤 다음해 여름에 다시 사용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Makeup Item
에어쿠션·퍼프
개봉 후 1년 안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퍼프는 화장 성분과 피부 각질의 노폐물, 땀과 같은 성분이 혼합돼 있어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 이런 상태에서 다시 얼굴에 바르면 모공에 직접 세균을 심어주는 결과가 돼 접촉성 피부염과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매일 세척해 2개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세척한다.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나 샴푸, 전용 세정액을 풀어 손으로 주무르듯 세척한 뒤 일광 소독이 되도록 햇볕에 잘 말려 사용한다. 또 사용한 후 퍼프를 티슈로 한 번 닦아내 수분감이 남아 있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잊지 말 것.
BB크림
BB크림, 파운데이션 등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는 개봉 후 1년 안에 사용해야 피부에 무리가 없다. 단, 덩어리가 생겼거나 색이 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바로 사용을 중단해야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프레스드 팩트
수분이 많지 않은 팩트나 파우더와 같은 제품은 개봉 후 3년 이내로 유통기한이 긴 편이라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양이 많아 기간 안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팩트를 곱게 가루로 만들어 파우더에 섞으면 파우더 특유의 건조함을 줄이고 투웨이 케이크와 콤팩트 중간 정도의 자연스러운 커버력을 가진 제3의 제품으로 변신한다.
메이크업 브러시
화장의 잔여물이 피지, 피부 노폐물과 함께 섞여 세균 번식이 쉬운 환경에 놓인 제품이므로 반복해서 사용하면 얼굴에 세균과 기름때를 바르는 것과 다름없다. 여드름이 악화되는 것뿐만 아니라 포진, 백선, 농가진 등의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 브러시는 사용 후 물티슈로 잔여물을 닦고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전용 클렌저를 사용해 세척한다. 세척 후에는 물기를 제거한 뒤 모가 아래 방향을 향하게 해 건조시킨다.
메이크업 스펀지
화장품을 흡수하는 양이 많은 스펀지의 경우 브러시보다 수분이나 유분을 더 많이 함유해 세균 번식이 더욱 왕성하다. 따라서 브러시보다 더욱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실 스펀지는 매번 새로운 것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은데, 세척하면 결이 찢어지기 때문이다. 비용적으로 부담스럽다면 한 번 사용한 스펀지는 사용한 부분을 가위로 얇게 잘라 더러운 면을 제거한 뒤 깨끗한 면을 사용한다. 이 방법을 반복해 얇아질 때까지 쓰고 버린다.
아이섀도
개봉 후 1년 이내의 유통기한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오래된 아이섀도는 가루 날림 등으로 인해 눈의 충혈, 각막 혼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아이섀도를 바르는 브러시 역시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자주 세척한다.
블러셔
제품 제형에 따라 사용기한이 다르다. 가루 타입은 개봉 후 1년에서 2년까지 사용이 가능하지만 크림 타입은 이보다 짧아 6개월~1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블러셔 또한 브러시 청결에 각별히 신경 쓴다. 한편, 사용하다 깨진 블러셔는 잘게 부순 뒤 로션과 섞으면 크림 타입의 아이섀도나 블러셔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라인·마스카라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눈가 피부의 알레르기, 트러블, 부종, 발진과 눈가 주름 생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퀴드 제형의 아이라이너는 박테리아 등 세균 번식의 위험이 높고 오래된 마스카라의 경우 녹농균 등의 세균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결막염이나 충혈을 일으킬 수 있다.
화장품 매장에서 테스트 제품을 바를 때 또한 반드시 일회용 솔에 마스카라 액을 묻혀서 사용하는 것을 잊지 말 것. 한편, 다 쓴 아이라이너 브러시는 깨끗하게 세척한 뒤 진한 컬러의 립스틱을 바를 때나 정교한 입술 선을 그릴 때 활용하면 좋다. 또 유통기한이 지난 마스카라는 브러시를 리무버로 깨끗하게 세척해 잔여물을 말끔히 씻어내고 햇빛에 말린 뒤 눈썹을 빗어주는 스크루 브러시로 재활용한다. 속눈썹에 뭉친 마스카라를 떼어내거나 정리하는 용도로도 제격이다.
립스틱·립글로스
입술에 직접적으로 닿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쉽게 일어나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구순염은 물론 색소침착, 주름 등을 발생시킨다. 사용한 뒤 입술에 닿은 부분을 티슈로 닦아서 관리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유분이 많지 않은 립스틱이라면 붓을 이용해 손톱 위에 얇게 펴 바른 뒤 투명 매니큐어를 덧칠해 매니큐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성구 ■제품 협찬 / 라네즈·마몽드·설화수·아이오페·한율·아닉구딸(080-022-5454) ■도움말 / 공선화(MBC아카데미뷰티스쿨 강릉캠퍼스 원장, 033-921-2000), 김방순(에스앤유 김방순 피부과), 이윤경(숙명여대 향장미용학과 교수), 조애경(WE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