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는 다 빼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고 작성하겠습니다.
그리고 돈의 단위는 m(100만불)으로 통일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혹시 지적할 만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제 글들이 포럼 토론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1) 레이커스의 현재 상황
미국 최대 빅마켓 중 하나인 로스 앤젤레스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리그를 지배하다시피 했던 프랜차이즈인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필자 주: 앞으로 12-13시즌을 지난 시즌, 13-14시즌을 이번시즌으로 칭하겠다) 하워드와 내쉬를 팀 전력에 보강하며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고야 말았다. 팀은 페이롤로 1억불이 넘는 돈을 썼지만 결과는 플레이오프에 막차로 겨우 올라가 스퍼스에게 0-4 스윕이라는 부끄러운 결과물을 내는데 그쳤다.
설상 가상으로 팀내 최고 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가 아킬리스건 파열로 다음 시즌 복귀조차 불명확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다음 시즌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조차도 의문을 품어야 하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팀의 코어인 드와잇 하워드 역시 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감독마저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올여름 레이커스의 행보가 향후 7년간 레이커스의 운명을 만들어갈지도 모른다. 03-04시즌이 끝난 그해 여름, 당시 레이커스에도 한바탕 바람이 몰아쳤었다. 팀의 주축이라 여겼던 샤킬 오닐을 정리하고 코비 브라이언트 중심으로 팀을 빠르게 개편, 06-07시즌까지 세 시즌을 레이커스 답지 않게 중위권으로 보냈지만 결국 그 이후 3번의 파이널, 2번의 우승을 일궈내며 성공적인 역사를 만들어냈다. 샤킬 오닐이 떠나고, 레이커스가 중위권으로 쳐져있었을 때 아무도 근시일내에 레이커스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레이커스는 결국 2번의 우승을 더 차지했다. 올 여름이 레이커스에게 팀의 운명을 가를만큼 중요한 이유다.
0. 샐러리캡과 사치세
a. 13-14시즌 샐러리캡
아직 정식으로 13-14시즌 샐러리캡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유출된 내용이 들어맞은 적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어느정도 비슷한 선에서 크게 변동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유출된 다음시즌 샐러리캡은 58.5m, 사치세 기준선은 71.6m, 에이프런은 75.6m이다. 어떤 곳에선 약간 다른 데이터를 볼 수도 있지만 큰 차이가 없는 선에서 비슷한 수준들이니 대략의 숫자들만 기억해두면 되겠다. 실제로 지난 시즌의 58.04m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은 샐러리캡인데, 당초 예상은 올시즌 캡은 60m을 초과할거라는 내용들이었던걸 떠올려보면 생각보다도 더 저조한 상승분이다. 사치세선 역시 70.31m에서 71.6m로 오르는데 그쳤으니 레이커스처럼 사치세를 많이 내는 팀에겐 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b. 에이프런과 쥴라이 모라토리엄이란?
앞으로 에이프런과 쥴라이 모리토리엄이란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될거다. 그런데 직접 CBA를 뒤져보지 않는 한 그게 뭔지를 알기란 그렇게 쉬운일은 아니다. 이번 기회에 생소한 용어를 익숙하게 만들어두면 최소한 CBA가 다시 개정되지 전까지는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 있게 될테니 피가 되고 살이 될거다.
먼저 쥴라이 모리토리엄부터 설명하겠다. NBA는 지난 해의 사업성과로 다음 해의 샐러리캡을 결정하게 된다. 실제로 6월 30일에 해당 시즌이 종료되고 7월 1일부터 새 시즌이 시작되지만 샐러리캡은 그 이후가 돼서야 발표된다. BRI(Basketball Realated Income: 농구 관련 수익)를 산정하려면 완전히 시즌이 끝나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7월 1일부터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간 BRI를 산정하고 그에 따라 샐러리캡과 사치세 기준선 등을 정하는 기간이 바로 쥴라이 모라토리엄이다. 실제로 7월 1일부터 모든 FA 선수들은 소속팀과의 계약이 만료되고 자유계약 상태가 되지만 특정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는건 쥴라이 모라토리엄이 끝난 이후다. 참고로 올해의 쥴라이 모라토리엄은 7월 1일부터 9일까지다.
에이프런이란 사치세 기준선 + 4m을 의미한다. 위에 적었듯이 올시즌의 에이프런은 75.6m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에이프런이 얼만지 아는것만은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에이프런이 무언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제대로 알았다고 할 수 있을거다. CBA(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NBA 노사 협정)가 개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에이프런이라는 말 자체를 쓰지 않았는데도 이제는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말이지만 샐러리캡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생소한 말일 수도 있다.
팀 페이롤이 에이프런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것들과 할 수 없는 것들이 바뀌기 때문에 에이프런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팀 페이롤이 에이프런을 넘은 경우, 1. 사인 앤 트레이드로 선수를 받아올 수 없다. 2. 바이애뉴얼 익셉션을 쓸 수 없으며, 3. 미드레벨 익셉션도 쓸 수 없고, 4. 트레이드 시에도 100%의 샐러리를 내주고 125%+10만불의 샐러리를 받아올 수 없는 대신 같거나 더 적은 샐러리만을 받아와야 한다.
많은 분들이 '사치세를 내는 팀은 사인 앤 트레이드를 할 수 없다'고 알고 계실텐데, 사실 CBA에서 사치세를 내는 팀을 판별하는 규정은 '사치세 기준선'이 아니라 '에이프런'인 것이다.
추가 설명: 사인 앤 트레이드의 경우 다른 팀 소속으로 FA가 된 선수를 사인 앤 트레이드해서 영입할 수는 없지만, 자기팀 FA 선수를 다른 팀으로 사인 앤 트레이드해서 내보낼 수는 있다. 바이 애뉴얼 익셉션은 말 그대로 2년에 한 번 쓸 수 있는 샐러리캡 예외 조항으로 미니멈보단 금액이 크다. 해마다 금액이 바뀌지만 대략 연간 2.1m 수준이다. 미드레벨 익셉션을 쓸 수 없게 되지만 대신 미니-미드레벨 익셉션을 쓸 수 있게 된다. 정식 명칭은 Non-Taxpayer Mid-Level Exception과 Taxpayer Mid-Level Exception이다. Taxpayer Mid-Level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니 미드레벨이다.
c. 사치세와 사면제도
사치세 무섭다 무섭다 이야긴 많이 들었겠지만 실제로 사치세는 도입 이후 구단 운영을 많이 바꿔놓고 있다. 사치세로 인해 우승후보팀이 해체되거나, 혹은 전력약화를 피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더불어 스몰마켓팀이 강팀이 되는데 발목을 잡기도 한다. 사치세는 기본적으로 사치세 기준선을 초과하는 페이롤 초과분에 대해서 구단이 사무국에 내는 '벌금' 개념이다. NBA의 샐러리캡이 각종 예외조항을 통해서 페이롤이 캡을 초과해도 되는 소프트캡이긴 하지만 엄연히 샐러리제한선이니 그 선을 넘는건 그렇다고 쳐도 사치세까지 넘으면 처벌한다는 식이다.
그런데 그 사치세란 것이 CBA 개정 전엔 사치세 기준선을 1달러 넘는 것에 대해 1달러만 부과했지만 이제는 누진제를 적용해 부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사치세를 많이 넘기면 넘길수록 사치세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5m 단위로 세율이 올라가게 되는데, 우선 기본적으로 1달러당 1.5달러의 세율부터 시작한다. 사치세 초과분 0m-4.99m은 사치세 초과분 1달러당 1.5달러로 계산해 부과하고, 5m-9.99m 구간은 1.75달러, 10m-14.99m 구간은 2.5달러 하는 식이다. 19.99m까지 네 구간의 누진세율이 각각 1.5-1.75-2.5-3.25다. 즉, 19.99m의 사치세 초과분을 가지는 팀이 내야 하는 사치세는 CBA 개정 전엔 19.99m이었으나 CBA 개정 후에는 45m이다. 그 이후 초과분에 대해서는 5m 구간마다 0.5달러씩 누진세율이 상승하는 식이다.
CBA가 그렇게 개정되면서 세금폭탄을 맞게 되는 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재정문제를 상쇄시키고자 다시 한번 만들어진 것이 '사면제도'다. 사면제도는 2005년 CBA가 개정되면서(CBA는 99년에 처음, 그리고 2005년, 2012년 이렇게 3번 개정됐다) 처음 소개된 제도로 마이클 핀리가 이 제도로인해 사면된 것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에 '마이클 핀리 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면제도는 단 한번에 한해 페이롤에 올라있는 특정 선수의 샐러리 전체를 페이롤에서 전부 감해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따라서 사치세 기준선을 넘은 팀에게는 사치세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CBA 개정 당시 팀의 로스터에 들어있었어야 하며 CBA 개정 전에 이루어진 계약에 한한다.
d. 리피터 택스란?
그런데 그렇게 무서운 누진 사치세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리피터 택스다. 우리말로 바꾸면 누진가중처벌세랄까. 14-15시즌부터는 사치세를 꾸준하게 내온 팀에게는 누진세율을 더 올려서 부과하게 된다. 그게 바로 리피터 택스다. 14-15시즌엔 이전 3시즌 동안 전부 사치세를 내 온 팀(이때는 사치세를 낸 팀을 판별하는 기준이 에이프런이 아니라 사치세 기준선이다), 15-16시즌부터는 이전 4시즌 중 3시즌 이상 사치세를 내 온 팀은 리피터 택스를 적용받게 된다.
리피터 택스의 구간별 세율은 위에 적은 방식대로 5m 구간별로 2.5-2.75-3.5-4.25로 시작해서 역시나 5m 추가 구간별로 0.5달러씩의 누진세율 상승이 있다. 같은 방식으로 19.99m의 리피터택스가 부과됐다고 했을 때 일반 사치세 부과팀의 경우 45m을 냈지만 리피터택스 부과팀의 경우 65m을 부과받는다.
레이커스의 경우 14-15시즌 기준으로 이전 3시즌간 사치세를 낸 팀에 해당한다. 물론 14-15시즌에 레이커스는 샐러리가 확 비워지게 되므로 해당 시즌엔 사치세를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15-16시즌엔 사치세를 넘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되면 위에 적었듯이 이전 4시즌 중 3시즌 사치세 기준선을 넘은 팀에 해당하므로 무시무시한 리피터 택스를 두드려맞게 된다. 따라서 무분별한 영입은 샐러리 유동성을 꽉 틀어막을 가능성이 있다.
e. 번외: 하드캡이란?
작년에 브루클린 넷츠가 하드캡이 되었다는 이야길 들어보았을거다. 분명히 NBA는 소프트캡을 적용받는 리그다. 캡을 넘어도, 사치세를 넘겨도 그에 해당하는 페널티만 받으면 문제없이 시즌을 꾸려나갈 수 있다. 그런데 넷츠는 왜 하드캡을 적용받았을까? (실제로는 계약이 바뀌어서 하드캡을 적용받지는 않았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Taxpayer Mid-Level Exception' 때문이다.
브루클린 넷츠는 작년 여름 이런 저런 계약과 트레이드를 통해 이미 캡을 넘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추가적으로 유럽에서 텔레토비치를 영입하려는 와중에 있었으며 넷츠는 텔레토비치를 FA로 영입할 만한 캡스페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그와 미드레벨 익셉션으로 계약하고자 했다. 텔레토비치의 계약규모는 연간 5m 부근이었으며 당연히 흔히 풀 미드레벨이라고 불리는 Non-Taxpayer Mid-Level Exception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넷츠는 분명히 에이프런 아래에 있는, 사치세를 내지 않는 팀(Non-Taxpayer)이었기 때문에 미드레벨 익셉션을 사용할 수 있는 팀이었다. 그 말은 즉 미드레벨을 사용하는 순간, 넷츠는 에이프런을 절대 넘겨서는 안되는 제한을 맞닥뜨리게 된거다. 소프트캡이 넷츠에게만큼은 하드캡으로 작용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에이프런'을 눈여겨 봐야 하는거다. 결국 넷츠는 텔레토비치를 미드레벨 대신 미니 미드레벨로 잡았고, 페이롤을 84m로 에이프런 위로 넘겨버릴 수 있었다.
첫댓글 이따 자기전에 다시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너무 어렵네요ㅠ두세번은 정독해야 될꺼 같아요ㅋ
좋은글 잘 봤습니다
정독을 2번하니까 이해가 좀 되네요!! 감사합니다.
전공서적보다 열심히 읽었네요.. 시간 될때 마다 몇번씩 더 보려구요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표도 좀 넣고 그랬어야했는데 귀찮아서... -_-; 보는데 좀 불편하실 것 같은데 이해해주세요.
제 머리로는 어렵지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 올려주세요. :)
너무 잘 정리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냥 nba가 좋아서 보고 했는데 점점 알면 알수록 어려운게 많네요 ㅠㅠ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대단하네요^^ 잘읽었습니다~ㅎㅎ
대단하십니다 ㅡ 감사합니다^^
관련 분야 종사하시는 분이십니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레이커스는 내후년 시즌에 샐러리가 확 비지만 역시 대형 fa영입 등으로 또 다시 사치세를 넘길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봐야겠군요 아무리 부자구단이라곤 해도 사치세에서 1달러 초과하는 계약을 맺을 때 마다 벌금 포함하면 계약선수 연봉이 1달러가 아니라 3달러 이상이 되는건데 그럼 5밀짜리 계약도 15밀에 버금가게 되겠군요... 굉장히 많네요.... 결국 레이커스가 새판을 짠다고 해도 사치세가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구단 입장에서는 내후년에 코비가 정말 염가로 재계약을 해줘야 좀더 원활히 선수 보충이 가능하겠네요....코비가 이런 상황을 잘 인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그간 막연하게만 접해오던 관련용어들을 잘 설명해주셨네요^^ 사치세만 있는줄 알았는데 리피터텍스란 것까지ㅜ
단장의 역할이란게 이것저것 엄청 머리아픈 일일듯하네요~담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잘봤습니다. 국내 nba 관련종사자보다 훨 해박하신거같아요. 내용은 가볍게 슉 읽기엔 좀 어렵네요. 궁금한 부분 생길때마다 이 글들 찾아봐야겠어요
잘 봤습니다.
이대로라면 코비 사면 얘기는 뻘소리라고 할 수가 없겠네요
잘봤습니다..
솔직히 이런 글은 그냥 팬이 쓰셨다고 하기엔 수준이..
어디 스카우팅업체같은데 계시나요?
정말 오랫동안 골퍼님 글을 봤지만, 이 글이나 이 다음글이나.. 수준이.. 헉 소리가 나네요.
구단운영과 계약규정등 정말 무지했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봤어요^^
이해하기 쉽게 잘 쓰셨네요
오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잘 봤습니다. ^^
이야.. 최고의 글입니다!
화...정말 복잡하네요...더욱 놀라운 건 이런 복잡한 룰을 꿰차고 있는 금보라님....대단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