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 강씨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서 양학면허를 딴 후 한의원과 양의원을 동시 운영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한의대를 졸업했는데, 왜 또 양학을 공부하는가.
“한의대 6년 과정 마치고 그냥 평범하게 군의관 갔다와서 한의원 차릴까도 생각했다. 의전원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의료법이 바뀌면서 양학과 한의학을 동시 개업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에 양의학·한의학 동시면허자는 300~400명이다. 동시면허가 있어도 지금까지는 하나만 개업할 수 있었지만 의료법 개정으로 한학·양학 2개 동시 개원해도 된다. 동시 개업할 생각이다.”
그럼 학문적인 욕구보다는 양의학 면허도 따서 동시 개업해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진학한 건가.
“솔직히 요즘 같은 시대에 미리 준비하면 손해날 것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 돈이 좀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욕먹을 소리인지 모르지만 선배들 말 들어보면 요즘 의사들 먹고살기 힘들다고 한다. 경쟁도 치열하다. 마침 의전원도 생기고 기회가 되어 진학했다.”
의전원 입학생들 면면을 소개해달라. 또 수업료가 의대의 2배라는 말이 있다.
“중앙대 의전원은 100% 의전원 체제가 아니고 의대 50%, 의전원 50%이다. 각각 43명인데 의전원 43명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출신의 생명공학 전공자가 25여 명이다. 그 외는 공대·약대·한의대·간호대 출신이다. 학비는 한 학기당 950만원 정도다. 다른 대학의 의전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의대생의 2배다. 솔직히 수업도 함께 듣는데 불합리한 면이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있으니까 2배 수업료 내면서 들어올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 아니겠나.”
내년에 각 대학에 의전원을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대학에 자율권이 있는데.
“의전원의 핫이슈는 과연 지금 의전원을 설립한 대학들이 내년에 자율권이 있는 시점에 의전원을 그대로 유지할지 다시 의대로 돌아갈지 하는 것이다. 솔직히 100% 전환한 경희대나 포천중문의대, 가천의대 등은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서울대를 위시한 대부분 대학이 의대랑 반반씩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의대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왜냐면 전환 안 해도 잘 나가는 이런 대학들이 굳이 의전원 체제로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의전원 전환 시 수십억 원씩 지원해주고 다시 의대로 돌아갈거면 지원금 반환, BK21에서도 불이익준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50%만 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시 의대로 전환하는 대학이 많을 것으로 본다.”
의대로 다시 돌아가면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까.
만약 의대로 다시 돌아가는 대학이 생긴다면 그동안 과도기의 의대지원 수험생들과 의전원 입학생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의전원 만드느라 의대 정원 줄였고 그래서 서울대 갈 학생이 다른 대학 갔다면 피해자 아닌가? 의전원 입학생들도 달랑 1~2년 하고 다시 돌아가면 앞뒤로 선·후배도 없고 붕뜬다. 처음 만들 때부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고 일단 정하면 일관성을 유지했어야 했다.”
공부가 힘들지는 않나.
“아직 첫학기째라 잘 모르겠지만 한의학과랑 공부 양은 비슷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