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이야기
자귀’라는 이름은 저녁때가 되면 잎을 닫고 휴식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소찰밥 나무’라고도 하는데 이는 소가 이 꽃을 무척 맛있게 먹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도 전해온다.
옛날 어느 마을에 부지런 하고, 황소같이 힘이 센 ‘장고’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중매를 많이 하였으나 장고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어 결혼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장고는 언덕을 넘다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집을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 집 뜰 안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한 동안 꽃 구경에 정신이 팔려 있을 무렵 부엌문이 살며시 열리며 어여쁜 처녀가 모습을 나타냈다. 두 사람은 서로 첫눈에 반했고, 장고는 꽃 한 송이를 꺾어서 처녀에게 주며 청혼을 했다. 그 후 결혼을 했고, 몇 년간은 알콩달콩 잘 살았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읍내로 장을 보러 갔던 장고가 그만 술집 여인네에 빠져 집에 돌아 오지 않았다. 장고의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백일 째 되던 날 밤 산신령이 나타나 ‘언덕 위에 피어있는 꽃을 꺾어다가 방안에 꽂아 두어라.’고 하였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신령의 말 대로 언덕에 올라가 꽃을 꺾어다 방안에 꽂아 두었다. 어느 날 밤, 늦게 돌아온 남편은 그 꽃을 보고 옛 추억에 사로 잡혔다. 그 꽃은 자기가 아내를 얻기 위해 꺾어 바쳤던 꽃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야기도 있다.
옛날 중국에 두고라는 사람에게 조씨라는 현명한 아내가 있었다고 한다. 그 부인은 해마다 5월 단오날에 자귀나무의 꽃을 따서 말려 베개 속에 넣어 두었다가 남편이 불쾌해 하는 기색이 보이면 이 꽃을 조금씩 꺼내어 술에 넣어서 마시게 하였다. 이것을 마신 남편은 곧 전과 같이 명랑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일가화합의 묘약으로 다투어 본받았다고 한다. 일명 합환주(合歡酒)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귀나무의 꽃은 진정약, 건위약으로 쓰며 배당체인 알비토신은 자궁수축 작용이 있으며 껍질 달인물은 최산작용이 있다. 자귀나무를 애정목이라 하여 집 주위에 심어 놓으면 가정에 불화가 없어지고 이혼을 하지 않으며 부부 사이에 늘 화목해지고 백년해로 한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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