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백개
입이 백개
귀가 백개
팔이 백개
몸은 하나
뭘까?
선생님!
선생님도 그래요. 몸은 하난데.. 이것저것
할일도 많고 때론 변신도 하고...
엄마나 선생님도 괴물처럼 되고 싶지는 않을텐데..
안돼 데이빗의 맨 끝 장면처럼 .. 사실은 그런 모습인데
--------------------- [원본 메세지] ---------------------
질경이반 녀석들에게 수수께끼를 낸 적이 있습니다.
"자.. 선생님이 수수께끼를 낼께.. 잘 들어봐..
눈이 백개
입이 백개
귀가 백개
팔이 백개
몸은 하나
다리가 백개인 것은 무엇일까요?"
경민: 피.. 그것도 문제라구..
의겸: 음.. 몰라요..
수민: 상미야.. 그게 뭔지 알아?
상미: 선생님.. 괴물이요..
일근: 팔이 빠지게 팔을 번쩍 번쩍 듭니다.
종훈: 일근이에게 질세라 손을 번쩍 번쩍 듭니다.
효영: 뒤 돌아서서 딴짓합니다. 소민이만 쳐다 봅니다.
소민: 효영이봤다 선생님봤다 눈치만 봅니다.
은지: 효영이하고 소민이만 쳐다 봅니다.
병진: 몸을 뒤로 져치며 볼이 빨개지게 웃기만 합니다.
건우: 입이 삐죽나와서 옆친구에게 따지고 있습니다.
옆친구: 동환입니다. 개그맨처럼 웃기만 합니다.
지성: 뒤편에서 뒷마당에 있는 개들만 쳐다 보고 있습니다.
건: 바퀴의자에 기대고 앉아서 발만 까딱 까딱 합니다.
혜수: 다른 반에 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지수: 같이 갔나 봅니다.
민아: 지수와 마찬가지입니다.
윤정: 화장실간다고 간 녀석이 아직 안옵니다.
세인: 눈이 말똥말똥 의문에 쌓인 얼굴입니다.
도연: 입을 쬐끔 벌리고 앉아 선생님만 쳐다 봅니다.
다른 아이들(얘들아.. 자기이름 빠졌다고 삐지기 없기): 수다쟁이들
"음.. 선물있는데.. "
갑자기 조용합니다.
갑자기 바른자세가 됩니다.
많은 눈들이 선생님에게 하나가 됩니다.
성수: 야.. 문제가 뭐였냐?
지원: 나도 몰라.. 바른자세로 앉아..
조용한 5초가 지나자 일제히 손을 들며 외칩니다.
"괴물이요.. 괴물.. 괴물아니에요? 맞아요? 아니에요?"
"글쎄.. 정답이 없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 보고 오기.. 끝"
"에이... 시시해"
의겸: 선생님. .선물 뭐에요? 네? 없죠? 없으면서 거짓말 한거죠?
그렇죠?
수수께끼를 하나 낼께요.
눈이 백개
입이 백개
귀가 백개
팔이 백개
몸은 하나
다리는 백개인 것은 무엇일까요?
가끔씩 엄마는 눈이 백개가 됩니다.
무엇을 하든 간섭을 하니까요.
도통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없습니다.
엄마가 모두 해 주시니까요..
그렇다고 엄마에게 매달리면 엄마는 싫어합니다.
"얘는 스스로 해야지.. 응?"
가끔씩 엄마는 입이 백개가 됩니다.
아빠에게도 뭐라고 뭐라고
동생에게도 뭐라고 뭐라고
나에게도 뭐라고 뭐라고
옆집 아줌마에게도 뭐라고 뭐라고
선생님에게도 뭐라고 뭐라고
엄마입이 하나인지 한참을 쳐다봐야 알 수 있습니다.
가끔씩 엄마는 귀가 백개가 됩니다.
누구누구는 씩씩하다고 하던데..
누구누구는 정리정돈도 잘한다고 하던데..
누구누구는 엄마말도 잘 듣는다고 하던데..
볼멘 목소리로 들릴까 말까 얘기해 봅니다.
"걔는 그 아줌마 아들이잖아요.. "
가끔씩 엄마는 팔이 백개가 됩니다.
백개의 팔에는 항상 무엇인가가 달려 있습니다.
빗자루
쓰레받이
행주
그릇
회초리
장난감
동생 응아
야채
학습지
.
.
.
가끔씩 엄마는 다리가 백개가 됩니다.
시장가랴
은행가랴
옆집가랴
쓰레기 버리러 가랴
동생데리고 병원가랴
형아 학교가랴
그런데 엄마 몸은 항상 한개입니다.
그래서 한개인 몸은 항상 화를 냅니다.
백개나 되는 눈으로
백개나 되는 입으로
백개나 되는 팔로
항상 화를 냅니다.
수수께끼를 냅니다.
눈이 백개
입이 백개
귀가 백개
팔이 백개
몸은 하나
다리가 백개인 것은 무엇일까요?
"음.. 우리 엄마요!!"
방학동안 엄마가 괴물로 변했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우리 엄마가 괴물이 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즐거운 겨울방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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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희망 쉬흔하고 네엣- 진짜 괴물..
최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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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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