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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언절구 시축(詩軸))
霜餘水反壑(상여수반학)-서리 녹아 내린 물 계곡으로 흘러가고
風落木歸山(풍락목귀산)-바람에 지는 나무 닢 산으로 돌아가네.
冉冉歲華晩(염염세화만)-어느덧 세월 흘러 한 해가 저물어 가니,
昆蟲皆閉關(곤충계페관)-벌레들도 모두 다 숨어 움츠리네.
양사언(楊士彦)
이 두루마리는 양사언의 오언절구시축(五言絶句詩軸)으로 크기가(103.5×57.2Cm이다. 임창순(任昌淳)의 오래된 소장품으로 이 시축은 현재 호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임창순(任昌淳1914~1999)은 호(號)를 청명(靑溟)이라하고 한학·금석학·서지학·서예 등 한국 전통문화에 통달한분이다. 경복궁 흥례문(慶福宮興禮門)의 상량문(1998)도 그의 작품이다.
호암 미술관측 해설에 의하면“본 작품은 봉래의 장기인 초서가 유감 없이 드러난 것으로 활달 분방한 필세가 잘 나타나 있고, 〈봉래산인(蓬萊散人) 양사언인(楊士彦印)〉의 도장 2 과(顆)가 찍혀 있다. 단, 사진으로는 도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해설문에 전하고 있다.
시문 두루마리를 간단히 표현 할 때에 시축(詩軸)이라 쓴다.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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飄飄靜上人(표표정상인)-표표히 떠나가는 정(靜)이란 이름의 스님은
橫吹紫鸞笙(횡취자란생)-자색 난새 타고 피리소리 바람에 부쳐 보내며.
披雲呼我道(피운호아도)-구름을 헤치고 나와 내 불러 말하기를
自是安期生(자시안기생)-나 자신은 옛날 신선이라고 일러지던 안기생(安期生)이라오.
蓬萊翁書(봉래옹 씀)
봉래 양사언 스스로가 자칭한 안기생(安期生)은 중국 신선열전(神仙列傳)인 소선열전(小仙列傳)에 나오는 신선으로 천년을 살아서 천세옹(千歲翁)이란 이름을 얻었다
동해 바닷가 일대에서 약(藥)을 팔았는데 안기생이 파는 약을 사서 먹은 사람은 매우 영험이 있어 당시 그 일대 사람들에게 안기생은 몹시도 숭배받는 대상이었다.
진시황이 불사약을 구 하려 하자. 그는 “자신을 천년 뒤에 봉래산에서 만나자” 하고 동쪽으로 떠나 버렸다. 뒷날 한무제(漢武帝) 때 이소군(李昭君)이 동해에 유람시에 안기생이 오이 처럼 큰 대추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고사가 전해온다. 이러한 내용을 양사언은 이 시에 인용하여 고고하고 청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깨끗한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