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의 영광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합격수기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문득 올초에 누군가가 썼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시 잡았던 제가 생각이 나네요. 수험생활을 새로 시작하고 영어공부도 새로 해야 했기 때문에 참 힘들었는데 그 합격수기들이 자신감을 얻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었죠. 때문에 평범한 수험생활을 한 저도 용기를 내어서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DEET라는 시험은 군복무 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대후 치대를 가기위해 수능을 다시 준비하려고 했기 때문에 아무런 고민없이 그때부터 DEET를 쳐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준비할게 좀 있더군요. 학점관리, 선수과목, 영어성적 등등... 복학후 3, 4학년때는 정신 못차리고 많이 놀았었는데 그 와중에도 저같은 건축전공생들에겐 낯선 생물이나 유기화학 수업을 따라가느라 정신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유기화학은 두학기 모두 A+를 받았었는데 그땐 제가 유기를 잘하는 줄 알고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디트를 시작하고 솔로몬책을 펼친 후에는 그 자신감이라는 것이 봄눈 녹듯이 사라져버리더군요...)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었지만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생물, 화학 전공자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시험이다! 라는 소문에 겁을 좀 먹기도 했고 공인영어성적이 있어야 DEET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다! 라고 혼자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부터는 2006년, 2007년에 걸쳐 공부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영어-
토익공부를 06년 초에 학교열람실에서 시작했었습니다. 대학생활하면서도 계속 토익책은 들고 다녔지만 조금씩 하는 공부로는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아서 매일 영어만 집중해서 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LC보다 RC가 많이 부족해서 모의고사와 RC문제집을 여러권 사서 다 외우겠다는 생각으로 풀고 또 풀었습니다. 물론 영어듣기는 문법이나 독해 공부를 하지 않는 모든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학교에 오갈 때 식사할 때 등등 항상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살았습니다. 요즘엔 MP3플레이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저는 찍찍이로 듣기 공부를 했습니다. 긴 문장중에 안들리는 부분이 몇군데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제대로 들릴 때까지 수십번을 반복했습니다.
영어듣기 공부로는 받아쓰기가 좋다고 하지만 글쓰는게 느려서 (귀찮기도하고)받아쓰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받아쓰기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문제와 보기 모두 단어 하나하나 전부 알아들을 수 있을 때까지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영어테이프를 외우다시피 공부를 하니까 나중에는 찍찍이 속도를 가장 빠르게 하고도 테이프안의 모든 문장을 전부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RC는 약한 파트라 신경을 많이 썼는데 먼저 문법 기본서하나를 정하고 문법내용과 문제모두 꽤 열심히 봤었습니다. 또 모의고사와 실전문법문제 여러세트로 구성된 문제집을 풀고 지우고 또 풀고 했습니다. 틀린것을 계속 틀리는 경향이 있어서 특별히 체크한 후에 집중적으로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13-14시간) 2달동안 영어공부를 하니까 문법책의 내용들과 문제들이 막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모의고사 성적이 올라가고(800점 초반대에서 900점 중반대로)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2월말에 봤던 토익이 가장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긴장을 너무 많이해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점수가 조금 낮았지만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DEET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한달만 더 하면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한동안 저를 괴롭히기도 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중에 이 시험을 칠 계획이지만 아직 응시할 수 없는 3학년 학생들은 미리 영어공부에 뛰어드시길 바랍니다. 말그대로 뛰어드셔야 합니다.^^
올해 1월 초에 불합격 소식을 접하고는 곧바로 텝스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토익점수가 너무나 아까웠지만 원하는 학교에 가기위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텝스는 토익보다 어렵더군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에겐 확실히 그랬습니다. 우울한 마음을 다시 잡으며 텝스공부하기가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텝스는 워낙 시간이 촉박한 시험이라 시간안에 문제를 다 푸는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월간텝스라는 교재가 가장 좋더군요. 고맙게도 같이 공부하는 분들께서 과월호 자료를 많이 주셔서 모의고사 세트는 많이 있었습니다. 텝스공부도 토익공부와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해 파트4가 꽤 난이도가 있고 독해시간도 촉박해서 그런지 토익보다 성적올리기가 힘들었습니다. 3월초에 친 시험이 성적이 가장 잘 나와서 그걸로 만족하고 DEET공부를 시작했습니다.
8월말에 DEET치고 나서 텝스를 두 번더 쳤는데 9월시험은 고사장안에 초,중학생들이 너무 산만해서 시험을 망치고(비겁한 변명), 10월 시험은 상당히 어렵더군요..... 혼자 모의고사를 칠 때에도 사람들 돌아다니는 학교 도서관에서 실전연습을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언어추론-
언어추론은 공부하기 꽤 애매한 과목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공부마치고 집에서 자기전에 책을 좀 읽기도 했는데 이게 공부를 하고있는건지 취미생활을 하는건지 애매하기도하고 심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계속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준비했던 것은 앞문항에 나오는 맞춤법 공부와 모의고사를 푸는것 밖에는 없습니다. 맞춤법은 학원 오고가는 길에 지하철, 버스안에서 조금씩 봤었고 모의고사를 조금씩 풀다가 시험에 임박해서는 매일 아침 학원자습실에서 시간재면서 풀었습니다. 체력이 다 떨어져서 아침에 졸리기도하고 1시간반동안 문제풀고나면 힘도 빠지고 어깨나 목이 아프기도했지만 하루도 빼먹지 않고 모의고사를 쳤습니다. 한문제한문제 꼼꼼이 풀기보다는 시간내에 많은 문제를 푸는게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시험당일에는 언어에 대한 부담이 꽤 커서 긴장을 많이 했었습니다. 문법문항이 줄고 문학지문이 앞에 배치되어서 처음엔 좀 당황했지만 마음속으로 ‘차분하게 빨리빨리’를 되뇌이며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봤던 것이 실제 시험에서 차분하게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언어시험은 밋딧시험에서 가장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물-
윤지혜 선생님의 수업으로 생물공부를 시작했었습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과목인지 전혀 모르고 수업을 들어서 진도 따라가기가 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생물을 몰랐던 제가 두꺼운 기린책(지금은 사자책)을 한번 완독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던 수업이었습니다. 방대한 생물공부의 양에 허덕이다가 05년 시험(이땐 40문항)에 생리학파트에서 상당히 많이 출제되었다는 사실에 솔깃하여 생리학공부를 집중적으로 했었습니다.(편법을 쓴거지요.) 아쉽게도 06년 시험에서는 전 파트에서 골고루 출제되었었고 저의 자1 성적은 참혹했었습니다.
올해는 자1의 우수한 성적을 목표로 생물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주교재는 기린책(사자책)으로 했습니다. 기린책으로는 부족하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 등등 말이 많았지만 전 기린책을 여러번 읽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또 윤석범 선생님의 생물수업을 인터넷으로 들었었고 생물 스터디도 했습니다.(유일하게 한 스터디입니다.) 생물은 알고있는 지식들이 통합적으로 연결이 되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기린책을 보면서, 수업교재를 보면서도 알고 있는 것들을 여기저기에 연결시켜보려고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서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니 의외로 간단히 풀어지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윤석범 선생님의 문제풀이강의도 들었는데 그때 생물실력이 많이 향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년도에 생물성적이 좋지않아서 그런지 이론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생물문제들과 기출문제를 보는걸 좀 미뤘던 기억이 납니다.(이것 때문에 같이 공부하는 여자친구한테 많이 혼났습니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감입니다. 기출문제들이 잘 풀리기 시작하니까 자신감이 막 생겨났고 생물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때부터 생물공부에 가속도가 많이 붙었던 것 같습니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니까 꽤 많은 지식들이 머릿속에 쌓이더군요... 공부시간의 많은 부분을 생물에 투자해서인지 작년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는만큼 나오는 꽤 정직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학-
이번시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던 과목이 화학입니다. 일반화학교재는 줌달을 봤고 조한길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문제풀이도 들었죠. 또 박진성 선생님 강의도 인터넷으로 들었습니다. 옥스토비는 보지않아도 고득점 받는데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조한길 선생님 수업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이 시험은 기초원리부터 확실히 알고 있는게 중요한데 기초부터 자세히 가르쳐 주시고 중요한 것은 계속 반복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머감각도 있으셔서 꽤 재밌게 수업에 임했던 기억이 납니다.
화학은 기출문제가 정말 중요합니다. 조한길 선생님도 수업시간에 기출문제들은 다 외울 정도로 많이 풀어보라고 하셨는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문제 하나하나에 알아야할 이론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기출문제들이 많지는 않아서 머릿속에 다 들어있다고 생각했지만 매번 풀때마다 새롭더군요. 너무 어려운 이론들에 집착하지 마시고 기출문제를 토대로 기초를 완벽히 하는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아! 그리고 화학문제풀때 꼭 시간재면서 빨리 푸는 훈련을 하셔야합니다. 그 점이 저도 아쉬운 부분인데요 자연추론2과목은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실전에서의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시간안에 다 푸는 연습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기화학-
비전공자들에겐 참으로 낯선 과목이지요. 유기화학은 대학수업으로 맛만 봤었습니다. 처음에 두꺼운 솔로몬책을 펼쳐서 몇장 넘겨보고는 이건 내가 볼 책이 아니다 생각하고 책장에 모셔놨었습니다.(디게 구석에...) 그랬던 유기과목이 자신있는 전략과목이 되기까지는 김준 선생님의 수업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매수업마다 있었던 퀴즈 때문에 복습을 꽤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말은 쉬워도 꼬박꼬박 복습하기 꽤 어렵거든요.
그렇게 솔로몬을 한번 보고나서는 혼자서 계속 반복했었습니다. 4-5회독 이상이 되니까 반응식들이 암기가 되고 이해가 되더군요. 통합유기수업, 문제풀이 수업을 수강할 때에는 속도가 빨라져서 솔로몬을 한번 다 보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솔로몬은 두껍기도 정말 두껍고 까맣고 빨간 활자들이 정신없기도 하지만 이거 정말 좋은 책입니다. 밋딧, 의약대 편입 모두 솔로몬만 보면 됩니다. 첨엔 참 낯설었는데 직접 밑줄긋고 형광펜 칠하고 안외워지는 반응식들 체크하면서 쌓인 그 흔적들이 참 소중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가장 많이 봤던 교재입니다. 10회독 가량 하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직전까지는 통합유기교재와 블랙리스트반응 프린트 끼고 살았습니다.
-물리-
물리는 정말 할 말없습니다. EBS도 보고 하이탑도 슬쩍 보긴했지만 시험에 임박해서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도 화학이랑 유기 확실히 푸느라 물리 문제를 구경할 시간이 얼마 없더군요... --;;;;;;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첨엔 이렇게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제가 글을 못쓰긴 못쓰나 봅니다. 내용은 별로 없는데 이렇게 부피만 커지다니 말이죠...
몇마디만 더 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DEET라는 시험이 참 그렇습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 성적이 달라질 수도 있고 재수를 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이 보장되지도 않죠. 그래서 더욱 수험생활이 힘들고 시험 칠 생각만 하면 오들오들 떨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은 힘이 됩니다. 같이 스터디하고 밥먹고 공부 안 될 때는 나가서 커피도 좀 마시고 공부하는데 방해되는 산만한 사람들(어디에나 있지요) 막 씹기도 하고... 공부는 결국 혼자 하는 자신과의 싸움 이지만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 외로운 길이 조금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선택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선택한 것은 이룰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미 좋은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포기라는 단어는 없어야 겠지요.
저도 올해1월(발표가 엄청 늦게 났었습니다...) 합격자 확인을 클릭하고는 모니터위의 ‘불합격‘ 글자를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참 힘들었습니다. 한번도 쳐보지 않은 텝스 공부를 새로 시작하고 또 나를 괴롭혔던 생물, 유기화학 공부를 할 생각을 하니 참으로 막막하더군요. 저처럼 힘든상황 때문에 혹은 엄두가 안나서, 나이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기는 없는 겁니다. 한번 이 길로 들어선 이상 합격만이 있는 겁니다. 마냥 멀리 있는 것 같지만 포기하지 않는 굳은 마음과 꾸준한 노력으로 내 손으로 충분히 움켜쥘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즐겁게 공부하셔서 모두 합격의 영광을 누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