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철이 들어야 한다>
명일동에는 학원이 많다. 중심상가에는 대부분 학원 간판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것처럼 보인다.
거리에는 수많은 가게가 있다. 커피숍, 식당, 편의점, 노래방, PC방, 모텔, 김밤집, 해장국집, 돈까스집, 전당포, 다이소, 이마트, 한 살림, 금은방, 안경점, 꽃집, 사진관, 미용실, 옷집 등등...
다들 어떻게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장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장사를 하다가 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나이 들어, 아무런 경험도 없이, 돈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탁상공론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성공했으니까, 나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중대한 착각을 한다. 오판을 한다.
그래서 선뜻 뛰어들었다가, 오픈할 때만 기분 좋다. 그래서 개업식에는 언제나 개업주를 마시고 노래방까지 간다.
그러나 오픈한 다음 날부터 파리 날리고, 모기 날린다. 바퀴벌레도 기어다닌다. 곰팡이나 기생충도 한몫 한다.
엄청난 마음 고생하고, 몸 고생하고, 병 들고, 거지 된다. 쪽박 찬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도, 코로나 때문에 공적 마스크 어렵게 배급받아 쓰고 다녀야 한다. 사업도 망했는데, 코로나까지 걸리면 장례식도 못 치룬다. 슬퍼해줄 사람도 스마트폰으로 문자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나이 들면 안 하던 짓을 하지 마라. 장사는 특히 하지 마라. 그것은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지 공부 안하고 꼴찌만 하던 머리 나쁜 학생이 갑자기 공부하겠다고 학원 등록하고, 비싼 참고서 100권 사고, 잠도 안 자고 책을 보다가 결국 대학교는 못가고, 돈만 내버리고, 건강 해치고, 우울증 걸려서 폐인되는 것과 똑 같다.
또한 나이 들면 철이 들어야 한다. 친구 좋아하지 말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방황하지 마라.
늙으면 인생은 결국 혼자다. 외로운 것이 인생이다. 외로우니까 사람인 거다. 나이 들면 사랑은 의미가 전혀 달라진다. 가족으로서의 정이 중요하지, 이성 간의 애정은 젊음의 영역에 속한다. 새로운 사랑은 나이 든 사람에게는 독이고, 치명적인 가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