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인의 공황장애
신 보 성
한평생 그림을 그리며 살아왔다는 그 노인은 아내의 바가지로 인하여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
몇 번의 그림전시회를 열었지만 그림이 팔리지 않아 돈만 날리고
특별한 돈 벌이도 없어 생계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산책로에서 그를 만나면 그림 이야기 예수 이야기 마누라에게 구박 당하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그림이야기 중에는 젊은 여자 모델을 데리고 다니며 바람피운 이야기가
더 많았고 부부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내세우는 그의 예수 이야기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소박한 수준이어서 그런지 내가 어느 성경 구절을 놓고 비판을 하면 그런 말 하고도 지옥이 두렵지 않느냐는
협박으로 이야기를 끊어버린다
그가 그의 아내로부터 구박 당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가 너무나 불쌍하게 보여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가 아내로부터 당하는 구박은 방망이로 전신을 패고 얼굴에 오물을 퍼붓는 등 독재정권시절 정보수사기관의 고문보다 더 잔혹하다고 한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어려워진 나는 이날까지 입에 담아보지 못한 험담 악구를 최대한으로 동원하여 그의 마누라를 욕하게 된다
년 년 년
저런 죽일 ㄴ이 있나
나의 이러한 독설과 욕설이 그에게 위로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욕설의 도수가 점차 올라가고 끝없이 이어지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는 화를 버럭 내면서 남의 마누라를 그렇게 욕할 수가 있느냐고 대드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런 여자는 당신이 차버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의 생명 건강에 대한 정당방위이고 긴급피난인 거야라고 응수했더니
그는 또 당신이 남의 집 살림을 아주 조질 작정이냐고 대 들었다
예수를 믿는 부부가 늙어서 원수처럼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느님이 아담을 흙으로 빚어놓고 코에 생령을 불어넣어 만드셨는데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었기 때문일까
이것이 남존여비 사상의 근거가 되어 남녀가 간통을 해도 여자만 돌로
쳐 죽이고 성경박사 바울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말하게 된 것일까
하나님이 아담에게
왜 선악과를 먹었느냐고 따졌을 때
하느님이 주신 여자(이브)가 먹으라고 하여 먹었다고 말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내가 먹고 싶어 먹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비겁한 남편을 누가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고통 받는 그 화백도 젊은 날 그림 그린다는 핑계로
여자 모델 데리고 못된 짓 했음이 분명해 보이니 늙어서 마누라에게
구박 당하는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 화가도 비겁한 아담의 후예이니까
오늘 실로 오랜 만에 그 화가를 만났다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자주색 티셔츠를 걸치고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화백님, 신관이 훤해 보이십니다 하고 인사하니
히 히 히
이 운동화 이 티셔츠 우리 마누라가 사준 거야요 한다
그림이 팔렸나
나의 욕설 조언이 도움이 되고
성령이 임하시어 공황장애가 극복되었나
화가님 부부 정답게 손잡고 남은 여생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
첫댓글 예수도 사람 예수를 믿는 사람도 사람 모두 사람이 지어낸 말이고 사람이 지켜야할 일이 건만 불리하면 예수를 찾는 이중 인격자들 자기죄는 모르고 마누라만 나쁘다 하니 그래도 천당으로 갈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