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1년만에 1분기 적자… 반도체 수출부진 직격탄
3월 경상수지는 ‘턱걸이 흑자’
해외 배당 늘어 겨우 적자 면해
상반기 전망치 하향조정 불가피
(자료사진) 뉴스1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가까스로 면했다. 3월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그나마 배당소득 수지가 늘어난 덕분에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1∼3월)는 11년 만에 적자를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상반기(1∼6월)는 물론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올해 1월(―42억1000만 달러), 2월(―5억2000만 달러) 연속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이지만 지난해 3월(67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65억 달러나 감소했다.
3월 경상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선 건 본원소득수지가 늘어난 영향이다.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26억1000만 달러 증가한 36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배당금 등이 대규모 흑자( 3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배당 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3월 수출입 차이를 계산한 상품수지는 ―11억3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적자였다. 전년 동월(55억7000만 달러) 대비 수지가 66억9000만 달러 급감했는데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1월(―73억2000만 달러), 2월(―13억 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수출은 564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6% 줄었다.
3월 서비스수지(―19억 달러)도 11개월 연속 적자였다. 지난해 3월 13억6000만 달러 흑자였던 운송수지(―2000만 달러)가 적자로 돌아섰고, 여행수지(―7억4000만 달러) 적자 폭도 확대됐다.
이에 올해 1분기 경상수지(―44억6000만 달러)는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이 앞서 2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예상한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44억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당초 올해 연간 26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던 한은은 전망치 조정을 예고했다. 신 국장은 “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과 함께 흑자 규모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상반기 경상수지 17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지만 이달 초 보고서에서 전망치를 100억 달러 적자로 끌어내렸다. KDI는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275억 달러 흑자에서 16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