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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레이스 진행 중인 과테말라
◦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 단체장 선출
- 과테말라가 선거 유세 활동에 한창이다. 과테말라는 현지 시각으로 2023년 6월 25일 총선 1차 투표를 시행한다. 이번 총선은 차기 대통령을 비롯해 160명의 하원 의원 전원과 340명의 지방자치 단체장을 선출하는 자리로, 과테말라의 가장 중요한 정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위해 각 정당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여론전을 시작했으며, 2023년 4월 10일부터는 공식적으로 총선 캠페인에 돌입했다.
- 이처럼, 중요성이 매우 높은 선거이기에 과테말라 각 정당도 총선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여당인 ‘함께전진당(Vamos, Vamos por una Guatemala Diferente)’과 제1야당인 ‘희망국가연대(UNE, Unidad Nacional de la Esperanza)’ 모두 대통령 배출을 목표로 하는 한편, 국회에서 최대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한 후보 등록을 마쳤다. 또한, 과테말라는 현재 그 어느 당도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고 중소 정당이더라도 상당한 의석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에 10여 개가 넘는 중소 정당 역시 총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시작부터 잡음 끊이지 않아
- 이처럼 과테말라 최대 정치 이벤트인 총선이지만, 이번 총선은 시작부터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후보 등록 과정에서 과테말라 최고선거재판소(TSE, Tribunal Supremo Electoral)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으며, 그로 인해 다수 정당과 기관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 대표적으로, 총선 레이스 시작 직전 최고선거재판소는 마누엘 발디손(Manuel Baldizón) 전 국회의원의 대선 후보 등록을 번복했다. 해당 후보는 자금 세탁 전과 이력이 있으며, 현재 2건의 부패 혐의에도 연루된 상태이다. 발디손 전 의원이 최고선거재판소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시민단체가 반발을 표했고, 결국 최고선거재판소는 결정을 번복하기에 이르렀다.
☐ 계속된 항의 시위...예견된 혼란
◦ 유일한 지역 원주민 후보의 러닝메이트 결격 처리
- 최고선거재판소의 행보를 두고 각 정치 세력의 불만은 이미 연초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2023년 2월, 최고선거재판소는 좌파 정당 ‘시민자유운동(MPLP, Movement for the Liberation of the Peoples)’의 대선 부통령 출마 예정자였던 요르단 로다스 안드라데(Jordan Rodas Andrade) 후보가 대선 후보 등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 최고선거재판소는 안드라레 후보가 어째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최고선거재판소의 결정이 있자, 시민자유운동 지지자 수백 명이 재판소 청사 외부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시민자유운동 측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 안드라데 후보는 시민자유운동의 대선 후보 셀마 카브레라(Thelma Cabrera)의 러닝메이트로, 앞으로 선거 운동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셀마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각 당의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이자 지역 원주민 출신이라는 배경을 지니고 있었는데, 러닝메이트의 탈락으로 대선 전략을 크게 수정해야 했다.
◦ 결정 사유 불분명...논란 키워
- 발디손 후보 등록 번복과 안드라레 후보의 등록 거부는 그 자체로도 큰 논란을 일으킬 만한 결정이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최고선거재판소가 판결 이유를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분명하게 공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발디손 후보 등록 번복 결정 사유는 상세히 고지되지 않았으며, 안드라레 후보 거부때에도 단순히 ‘부패 범죄 혐의 소명 불충분’이라고만 언급했다.
- 여기에, 안드라레 후보는 범죄 혐의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애초에 후보 등록을 거부했는데, 발디손 후보는 자금 세탁 범죄 이력과 여러 부패 범죄 혐의에 연루되어 있음에도 후보 등록을 승인했다가 시민단체의 반발에 결정을 번복한 것도 문제 시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두고,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등은 과테말라 최고선거재판소가 현 정권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 집권 정부의 경쟁자를 배제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 지지율 1위 후보 탈락에 파장 확산
◦ 카를로스 피네다 후보, 대선 출마 불가
- 이처럼 이번 총선 공정성에 의문이 커지던 와중, 과테말라 정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최고선거재판소는 카를로스 피네다(Carlos Pineda) ‘시민번영당(PC, Prosperidad Ciudadana)’ 대선 후보를 자격 정지시킨 데 이어, 며칠 후에는 피네다 후보의 출마를 금지시켰다.
- 문제는 피네다 후보가 복수의 현지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강력한 당선 후보라는 사실이다. 최고선거재판소는 지난 2022년 11월 열린 전당 대회의 후보 선출 및 지명 절차 과정에서 피네다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 심각한 결격 사유가 될 만한 행위를 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총선을 불과 1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야권의 강력한 당선 후보가 대선에서 배제되자 과테말라 지지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 국제기구까지 우려 표명...총선 향방은 어디로
- 최고선거재판소의 결정이 있자, 피네다 후보는 재판소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대선에서 탈락시키기 위해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 높였다. 동시에, 이번 판결과 관련하여 미주기구(OAS,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와 미주인권위원회(IACHR, 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 등 다수 외부 국제기구에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제로, 최고선거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미주기구와 EU(European Union) 등 여러 국제기구는 과테말라 총선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과 우려를 표명했다. 동시에, 과테말라가 이번 총선을 문제없이 공정하게 치르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면서, 필요한 경우 선거 감독 위원단을 파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 후보 등록 단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과테말라 총선은 투표를 얼마 앞둔 지금에도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선출된 대통령이 해외 정부나 기구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과테말라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과테말라 선거 관리 당국이 이번 총선을 어떻게 관리할지 계속해서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Guatemala elections: Campaigning begins amid public distrust, 2023.04.10.
Reuters, Guatemala sets lineup for presidential vote as critics slam disqualifications, 2023.03.28.
La Hora.gt, Lawyers see that TSE did not have the power to revoke electoral resolutions ex officio, 2023.03.20.
ABC News, Guatemala seeks to remove opposition candidate's immunity, 2023.03.21.
Prensa Libre, Elecciones Generales 2023: confianza en el TSE cae a pocos días de la campaña electoral, 2023.03.21.
AP News, Guatemala: Candidate Registration Denied for the Second Time, 2023.02.03.
La Hora.gt, Vice President of the MLP Jordán Rodas denounces the director of the Registry of Citizens, 2023.02.01.
Human Rights Watch, Human Rights Concerns for Guatemala’s 2023 General Elections, 2023.01.24.
Reliefweb, Guatemala: Threats to Free, Fair Elections, 2023.01.26.
La Hora.gt, Pineda appeals to the Diplomatic Corps after provisional exclusion, 2023.05.19.
DW, Carlos Pineda asks CC of Guatemala to reactivate candidacy, 2023.05.21.
Voice of America, Guatemala: Court leaves out candidate for president who leads the polls, 2023.05.20.
[관련 정보]
1. 과테말라 법원, 지지율 1위 피네다 대선 후보 자격 정지...피네다 후보는 부당함 호소 (2023. 5. 23)
2. 과테말라, 총선 캠페인 시작...그러나 공정 선거에 대한 의문 여전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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