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말들이 삭고 다만 지울 수 없는 것은 발자국을 남기듯, 블로그 한 귀퉁이에 쟁여두었다 언소주가 -다시 평안해지는 날, 몰아서 올리지 뭐, 하는 심정으로 쟁여두었던 글을 慘의 발길로 찍어올린다
====
1) 그러거나 말거나
-언소주 그만 해... 책상에서 나를 떼어내며 말리는 큰애와 함께 목욕도 가고, 머리도 잘랐다
2009.08.30 서울방의 [임시총회]가 있었던 그 다음 날이었다. 사람 꼴이 좀 났다 집에 오는 길에는 snob에 들러 조각케익을 샀다. 싸인을 하는데 또 [조중동 OUT] 싸인을 하고 있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밥을 먹으러 가도, 책을 사도, 편의점에서도, 웬일인지, 나는 그 [조중동 OUT] 싸인을 하고 있었다
-허이고, 언소주 그만 해... 집에 찾아와, 컴퓨터와 떨어뜨리겠다고 몰고 나가던 후배도 1주일만에 다시 찾아와 또 몰고 나가며 말했다
생업은 아주, 배, 째라, 그러고 저만치 밀쳐둔 내 꼬라지를 잘 아는 탓이다
---
과로에 무리를 겹쳐 한 탓에 몸살을 앓았다는 그애와 오랜만에 잘 차린 나물밥을 점심으로 먹고 어슬렁거리며 경인미술관을 찾아가 마당 탁자에 앉아 녹차를 시켰다
그애가 씩 웃으며 [조중동 OUT] 싸인을 하는 걸 보았다 왠 일이냐... 눈으로 묻는 나에게 하하... 웃으며 그애는 말했다
-응, 이거, 별, 거, 아니더라고...!!
사무실 아는 친구한테도 [조중동 OUT] 싸인을 하겠노라는 확약을 받아냈다는 자랑이다 그것, 참... 신종플루도 아니고, 언소주라는 게...
나는 픽 하며 웃고, 그애가 싸인한 영수증에, 손을 내밀었다 -기념으로 가짐세...!!
묘한 놀이 심리가 발동하는 이 기이한 짓거리를 그만하라고, 그만 좀 하라고 그렇게 나를 말리더니, 그러는 단 2주일만에 왜 그애까지 물이 들었을까...
---
그러거나 말거나, 모처럼 얻은 그애의 각별한 기념싸인을 올리고자 미루고 미루고, 밍기적거리던 포스팅을, 이, 忍冬의 가을.... 귀퉁이 자락에 끙, 하고 올린다
===
2) 헌법재판소에 보내는 편지
10월말까지 아마 마지막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을 모양이다. 되든 안 되든 일주일 간격으로, 작은 힘이나마
이렇게 헌재 싸이트에 편지를 남겨본다......
헌법재판소) http://minwon.ccourt.go.kr/ [열린마당]===>[헌법재판소에 바란다]
========== ***** ============
[헌법재판소에 보내는 편지]
1) 염천 하늘 아래 뙤약볕과 장마비를 가리지 않고
하나하나 발품을 팔아 한 장 한 장 서명을 받아서
130만명의 서명 서류가 이제 커다란 종이박스에 담겨 헌법재판소에 도착을 했네요...
2)
2009.7.23일
저열한 날치기 국회에서 정교한 무식과 폭력으로 범벅해서 넘긴 날치기 미디어 악법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오늘은,
忍冬의 가을입니다..
3)
북촌을 지나며
매일 아침 헌재 앞에 서있던 1인시위 여자분에게 말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고마운 느낌이었지만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이제는 국민들의 마음을 그렇게라도 표현해주는 분들에게 어떤 보답을 할 수 있을까.. 막막합니다..
4)
나라의 근간을 빚어내야할 입법부 독립은
까마득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헌법과 법률은 누더기가 되는데
사법의 판결이야 어찌되든 헌재에서 허락을 받든말든 ... 벌써부터 쌩쌩, 돌아가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약삭빠른 TV를 뜨악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돈이 돈의 권력으로 정권을 만들어내고
정권과, 야합한 날치기를 사생아처럼 밀어낸... 미디어악법입니다..
그 복마전을 아직도 상처로 기억하는 국민들의 [침묵의 소리]는 오늘도 이 [헌법재판소에 바란다]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군요
5)
오늘 신문의 기사 중에 언론재단의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띄어 몇 자 적습니다
현역기자들이 꼽는 언론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요인으로
정치(60.3%) 그리고 광고주(44.5%) 눈치를 봐야 한다는 현실을 고백하는군요...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099
침묵하는 국민들의 소리가 아직도 헌재에 닿지 않았나... 자심하게 염려를 담아 헌재에 안부를 전해봅니다
6)
희대의 날치기 미디어 악법은, 이미, 대한민국의 國格을 훼손시키며 각나라 해외뉴스에까지 가십거리가 됐습니다
판결은 1회에 끝나겠지만 한번 기업들이 언론을 소유하기 시작하면, 정치적 압박까지 더해질 때 나라의 민주주의는 곧 뒤틀린 방향으로 탈선하게 됩니다
창피한 우리들의 [날치기 미디어악법]은 원천무효입니다
7)
헌재의 공정한 판결이 있을 때까지, 국민들은
문자로, 소리로, 종이로, 피켓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몸부림을 하며 간절히 [사법의 독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거리를 채우는 民心이고, 이것이 오늘날 헌재를 차곡차곡 둘러싸고 지켜보는 국민의 눈입니다
---
기억해주십시오..!!
====
3) 비슷한 것은 가짜다
정민 이가 썼던 책 제목을 문득 떠올린 건
지리산에 갔다 온 남편이 보냉 컵을 사서 내민 까닭이다
===
컵의 밑을 보니 made in korea 가 찍혀 있다
-허이고, 국산이네... 반갑기 그지 없는 한국상표, 맞다만... 잠시 손잡이를 잡아보니
뭔가 이상하다
늘 쓰던 컵과는, 손맛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
문제는 손잡이 스텐재질에 있었다 원래 쓰던 것은 캐나다 설탕단풍 무늬가 실루엣으로 새겨진 묵직한 손잡이의 오리지널이다(왼쪽) 높이도 손잡이를 잡는 손맛도 느긋하다
요컨대 밸런스가 척, 하니 맞는다는 얘긴데,
===
지리산 산행길에 샀다는 그, 새로 생긴 [우리컵]은 일껏 이중 스텐재질로, 보냉기능을 강화하고 튼실한 몸통도 갖췄는데도, 어쩌자고 손잡이.. 그 하나를 얇싹한 한 켜 스텐재질로 달랑.... 마감처리 했는지
---
컵의 무게와 손잡이의 얇싹함, 무게를 배반하는 끝손의 배신감, 뭐, 그런 걸 느끼게 한다
---
밸런스 문제이겠다. 일껏 잘 만들고, 그럴 듯하게 품을 들이고, 고생, 고생 열과 성을 다한다 해도 아뿔싸,
손잡이에 들어가는 스텐재질, 그것 좀 야박하게 해서, 얼마를 더 이익으로 남길지는 내가 알 수 없어도
그것, 참...
이럴 때 화가 치민다 이런 것들...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속되고 [야비]한 손길들..... 치명을 부르는 얄팍함은.....
세상에 또 얼마나 많으랴....
=====
4) 촛불의 위기
큰 애는 말한다
-그런 거 이제 한물 갔어,
일테면 촛불, 일테면 1인시위... 그런 거... 말고
좀더 다른 것, 쌈빡한 것 없느냐고 묻는다
답이 궁하다... 촛불이라..
한때는
-초잡고 노래 따위, 이젠 안 한다 생각도 했었다,
너무 범람하는 [덤터기], [물타기], [전방위 폭압]... 그런 것들에 맞서 촛불이란...
얼마나 하찮고, 가물대고, 힘없고, 형이상학적인가.. 회의도 느꼈다
아이들이 그 촛불 하나를 들기 위해 치러야 하는 위험과 아픔과 고통이.. 너무.. 크다.. 싶은 마음 때문에 원망도 들었다
그러나 [경우의 수]를 아무리 생각해도,
"잔인한 국가"와 '외면하는 대중' 사이에 톡 터지는 대안이 ... 궁벽하다 싶은 터에
지긋지긋한 2008년, 그리고 2009년의 9월 오늘은...
촛불 42명 구속 163명 불구속 1,036명 약식기소
[상세기사]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0909031356391
...촛불의.. 제너사이드를 목도한다
소위
기무사의 [싸이버 사찰]과
박빠, 명빠, 뉴라이트 집단에 의한 정권의 조직적 폭력
이것은 몰이사냥, 혹은 덫사냥, 인권 흔들어대기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침탈이다
===
엄연히 시위와 법률에 관한 기본권이 보장된 이 나라 민주주의 공화국에서 얼토당토 않은
황당한 교통법, 폭행법, 온갖 잡다하고 치졸한 파렴치범의 죄명을 [덤터기]로 뒤집어씌우는,
정권의 아전인수 법 정신의 유린 속에서...
도대체 머리가 하얀 [민가협] 할머니들까지, 어째서 이제금 다시 늙은 몸을 이렇게 일으켜야 하는가...
도대체 생체해부와, 방부제로 절여진 오늘의 [국가인권위원회]는, 또, 어떻게 되돌려야 하는가...
정권의 혀는 날카로운 돌기를 뻗고 유래없이,
가장 연약한, 가장 낮은, 가장 평화의 촛불을 겨눈다
최소한의 자연발생적인... 진일보한 이성적 저항으로 국민들이 빚어낸 촛불,
그 사회적 숨구멍 .... [촛불]의 시해를 노리고 있다
===
무엇을 해야 하는가... 동토의 땅이 여기다..
1년반만에, 창졸의 사이에...
촛불 들고 산책하다 체포당하는 이도 있고 시위 근처 커피숍에 앉아있다 체포되는 이도 있으니
가히.. 30년 전의 막걸리 보안법 .... 과 견줄 만한 세상이 되었다
===
형사, 민사, 경범, 잡범, 중범, 보안사건, 각종 소송과 재판들의 범람에 신음하는
오늘날의 사법부
허다한 소송과 쟁론에 들어가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
===
사법이 살 길은 정권으로부터 엄정하게 [사법독립]을 선언하는 길 뿐이다
어찌 보면 사법의 독립, 입법의 독립, 행정의 독립
...극히 간단해 보이는 해법인데도 이리 힘든 이유는 ....
정권의 '거짓, 또는 무지' 탓이다
|
첫댓글 살은 다 도려내고 뼈만 간추려 쓴 님의 글이 제겐 더 큰 경을 울립니다.현실이 그러하니 소름 돋네요.^^
농필님 자주 좋은 글 올려 주세요 ^^
님의 글을 읽노라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님의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많이 슬픕니다 다시 힘내서 싸워야 한다는 마음을 가다듬어봅니다.........
농필님 근간에 글이 안보여 여러가지로 걱정했는데....글을 보니 반갑네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기.. [떠돌이]님에게...그저, 慘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몫에 올렸을 따름입니다... 꾸벅... 많이 기다리고, 많이 비우고, 또, 비우고, 기다릴 뿐인지라... 오늘은, 눈물이 더 잦네요..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