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00년대 중반 무렵에 구입한 아홉살 인생, 비디오 테이프
어제는 아홉살 인생이라는 이 영화를 보는데 문득 나의 아홉살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 나더군요 미리 이야기 하지만...나의 아홉살 인생은...이 나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가 아니고 아홉살....이 나이에도 복수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이거였죠 이 영화를 본 감상문은 후에 올려 보도록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나의 아홉살 인생을 한 번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영화 아홉살 인생, 3학년 1반 교실
영화 아홉살 인생, 3학년 1반 아이들
싸움질 하다가 선생님께 불려가 꾸중듣는 아이들
나의 초등학교 시절엔 웬 별명이 그렇게도 많았었는지 아이들마다 별명 없는 애들이 없었고 하다못해 선생님들까지 죄다 별명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죠 당시는 이름보다도 별명들이 난무했었고 아이들과 선생님들 할것없이 온통 별명들 투성이였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 그 아이들의 이름은 기억할수 없지만 별명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네요 초등시절 내 기억에 남는 아이들 이름은 몇 되지 않습니다 내 기억을 떠올리며 생각나는 당시의 친구들 이름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온양 천도초등학교 15기였던 윤여산(윤재원), 김권기, 이동렬, 오상환, 오세흥, 김훈근. 김종겸.... 머 이정도 밖에 안 되네요
위에 나열된 아이들은 모두 다 머스마들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 여자아이도 하나 있습니다 이숙렬 이라고.... 그 아이는 내가 현재까지 유일하게 기억하는 여자아이인데 초등시절 같은 책상의 짝꿍이었습니다 그러면 나의 아홉살 시절.... 왜 ? 나에게도 복수하고 싶은 여자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화면은 아홉살 인생의 한 장면인데 백여민(김석)이 책상에 선을 그어 놓으면서 장우림(이세영)에게 넘어 오기만 하면 콤파스로 확 찍어 버린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장면입니다
아홉살 인생이라는 이 영화를 보다가 이 장면에 이르렀을때 문득 나의 초등학교 4~5학년 시절 기억이 떠올랐죠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에 저와 똑같은 기억이 있었는데 그때는 남자인 필자가 책상에 선을 그어놓고 여자애를 못 넘어오게 한게 아니라 내 짝꿍이었던 여자애가 책상에 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못 넘어오게 나에게 엄포를 놓았던 것이죠
그러던 어느날, 어떻게 하다가 그 기집애가 그어놓은 선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 나는 그자리서 즉시 아작이 나고 말았죠 그때 내가 어떻게 아작 났는지에 대하여 지금부터 그 당시의 사진과 함께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온양 천도초등학교 15기 졸업사진인데 나의 손등을 무지막지하게 연필로 찍은 기집애가 요 안에 있습니다 나는 알고 있죠. 그 기집애가 어디에 서 있는지.... 꼭 집어서 이야기 하지는 않는데 요중에서 가장 앙칼맞게 생긴 기집애를 찾으면 되고요 필자도 요 안에 있는데 가장 배고프게 생긴 녁석만 찾으면 됩니다
이때는 선생님들마다 별명이 하나씩 다 붙어 있었죠 지금도 선생님 이름은 잘 모르지만 별명 하나 만큼은 그 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고바우영감, 고구마, 저팔계, 달팽이, 깜상, 하다못해 "똥통" 이란 별명이 붙은 선생님도 있었죠 그때는 선생님들만 별명이 붙어 있었던것이 아니고 아이들도 죄다 별명 투성이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부르는 별명도 있고 어른들 사이에서 부르는 별명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그때 당시 별명이 없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생동방동 쥐새끼, 딱통, 곰 등뼈, 노루 발목쟁이, 오리발, 머리고기, 코찔찔이, 기차바퀴, 베트콩, 감자바우, 대갈장군, 마빡, 짱구, 풍뎅이, 콧짠뎅이 등등... 베라벨 희안한 별명들을 하나씩 다 가지고 있었죠
선생님은 아이들 별명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은 선생님 별명을 하나씩 붙여주고.... 그 기상천외한 별명들을 발명하는 그 순발력 있는 머리로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죄다 박사학위 하나 정도씩은 거머쥐고 있었을 텐데...^ ^ 그런데 웃기는것이 뭐냐....하면, 별명을 잘 만들어 내는 아이들은 공부도 못한다는거... 대신 골목대장 노릇은 잘 했었죠 ^ ^
당시 우리 담임 선생님 별명은 달팽이였었는데 걸음걸이가 느릿느릿해서 붙여졌던 별명이었습니다 성격도 온순하여 아이들에게 함부로 손찌검 하는 일은 거의 없었죠 그래도 아이들은 썩 좋지 않은 별명을 붙여 놓았습니다
필자도 당시 그 선생님에게 손찌검 당한 일은 전혀 없던것으로 기억됩니다 손찌검 당한 일이 있다면 저팔계...라는 별명이 붙은 선생님, 그때 당시 체육선생님인가....? 기억은 가물하지만 여튼 그 선생님에게 엎드려 뻗쳐 하다가 벌떡 일어나 부당하다고 항변 했죠 하지만 돌아오는건 호된 뺨샤대기 한대 였습니다 그 선생님 별명은 저팔계였는데 손이 무척 크고 살이 돼지마냥 두툼하게 붙어서 무척 아팠음 ㅎㅎ
그리고 당시 내 별명은 베트콩 18호였습니다 한 겨울에 붙여진 별명이었는데 추운날 베트콩처럼 뾰쭉한 모자를 쓰고 다닌다고해서 붙여진 별명이었죠 당시 내가 생각해도 나의 얼굴은 바람빠진 풍선처럼 홀쭉한것이 늘 배고픈 모양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아이들이 베트콩이란 별명을 붙여 놓았나 봅니다
내가 4학년인가 ? 5학년인가 되던해에는 내 옆자리 짝꿍이 여자애였었는데 어찌나 사납고 앙칼지던지 책상에 선을 그어놓고 넘어 오기만 하면 그냥 연필로 파악 ~ 찍어버린다고 엄포 놓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어떻게 하다가 그 기집애가 그어놓은 선을 넘어가고 말았죠 순간.....무엇이 번쩍 하는가 싶더니 내 손 등에선 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나운 기집애가 연필로 내 손등을 호되게 찍어 버린것이죠
그때 연필로 찍힌 손등의 상처는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 현재도 까만 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손등의 상처를 들여다 볼때마다 그 앙칼진 기집애의 모습이 떠오른곤 했죠 물론 이름도 잊을수가 없었죠 언젠가는 꼭 복수를 해야하니까....
온양 천도초등학교 15기, 성씨는 이씨....머...요기까지만 하죠 너 언제 나한테 한 번 걸리면 나도 연필로 니 손등을 확 찍어 주마 ! 꼬부랑 할매 되기전이나 아니면 죽기전에 한번쯤은 어디서 마주치겠지 ?
아홉살 인생이라는 영화에서는 어른 뺨치는 아홉살....이 나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 ! 지만.... 나의 아홉살 인생을 말하자면 복수의 아홉살..... 이 나이에도 복수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이거였습니다
왕서방이 그린 목마와 숙녀 악보
그리고 나의 아홉살 초등시절은 유난히도 음악을 못했습니다 음악시간만 되면 머리에서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하는거죠 선생님이 나와서 노래 불러보라고 하면 선생님이 치는 풍금소리 따로 나의 노래소리 따로 선생님 풍금 박자 따로 나의 도야쥐 멕아지 따는 소리 따로... 보다못한 선생님 하시는 말씀..... 야....강창균....너는 지금 노래를 부르는 거냐 ? 책을 읽고 있는거냐 ? 그렇게 가르켜 줬는데 아직도 옹얼옹얼이냐 ?
그때 당시 내 별명은 베트콩 18호 였습니다 ㅎㅎ 좀 바람직스럽지 못한 별명이었죠 그래도 생동방동 쥐새끼나 곰 등뼈나 대갈장군이나 콧짠뎅이란 별명이 붙여진 친구들에 비하면 그래도 나는 형편이 좀 낳은 편이었습니다
왕서방 디지털 피아노 - 다이나톤 DPR 2200
그리고 음악시험 볼때마다 낙제점수는 맞아놓고 받았죠 음표도 모르는 동시에 반박자, 한박자, 한박자 반, 두박자도 몰랐고 반음쉼표, 한박자 쉼표, 온음표는 물론 악보 마디에 들어 있는 콩나물 대가리가 4분의 2박자인지 4분의 3박자인지 4분의 4박자인지 8분의 6박자인지. 또 단조인지 장조인지,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도 못했죠 그냥 음악 시험만 봤다하면 잘해야 한두문제 맞고 나머지는 꽝..... 이러니 나에게 음악시간만 돌아오면 머리에서 지진 일어나는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왕서방 디지털 피아노 다이나톤 dpr 2200(아래쪽) 야마하 np-v60(위쪽)
그런데 중학교 다니던 어느날, 우리 동네 사는 어떤 형이 기타를 하나 주더라고요 자기는 새 기타를 하나 샀으니 헌 기타는 나 가지라고.... 기타를 받고보니 그 기타는 금이 가서 기타 버디가 아가리를 쩌억 벌리고 있는 기타였습니다 그때부터 아가리가 잔뜩 벌어져 있는 그 기타로 뚱땅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음표도 모르면서 더듬더듬 뚱땅 거리기 시작한거죠 기타가 마르고 달토록 뚱땅 거린결과 겨우 음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왕서방 야마하 DGX640 디지털 피아노
그리고 군에 입대해서는 G.O.P 경계 근무할때마다 총에 고무줄 여섯개 매달아놓고 연습을 했었죠 물론 주번사관에게 걸려서 아작난 사례도 수차례 있었지만.....
그것이 내가 기타와 피아노를 하게된 첫번째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상하이드, 파이프 라인, 범블비, 검은 눈동자, 드라이빙 기타, 장고, 언덕위의 포장마차, 첫 발자욱, 밤 안개속의 데이트, 런 어웨이, 추억의 쏘렌자라, 기타부기, 워크 돈런, 와이프 아웃, 울리불리, 자니기타, 뮤직박스 댄서 등은 연주하고 있으니 연습은 죽어라고 한거죠
만약 내가 지금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수 있다면 다른건 몰라도 음악은 아주 열심히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왕서방 아지트
왼쪽부터 일렉기타, 슬립형 6현 기타, 12현 EQ 기타, 탑백 솔리드 원목 기타, 클래식 기타
왕서방 아지트앞에 세워진 왕서방 백토마
왕서방 백토마와 이불집 2층 한길교회
왕서방 이불창고
왕서방이 목사님 부재시 예배당서 슬며시 치는 피아노 뽕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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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단장수 왕서방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비단장수왕서방
첫댓글 아홉살 인생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문득 나의 아홉살 인생은 무었을 했을까 ? 그래서 내두 아홉살 인생 이약(농부님 버젼)을 한 번 해 보았습네다 ^ ^
추억이 있다는 거는 그만큼 부자라는 증거여~!
평생을 씹어 묵고도 아직까지 남은 연이 있잖어~! ^^
근디 그 추억이라는것이...나는 아직도 복수를 해야할 기집애가 있다...머...이렁 개떡같은 추억밖에 없잖습네까 ?
벌었는 돈 어디에 쓰는지 보이네요 ㅎㅎ
역시 선생님은 보시는 눈이 아주 예리 하십니다
조 피아노 하나 사려고 그동안 수많은 디지털 피아노를 사들였었죠
사고 나서 조금 치다보면 소리가 맘에 안들고....
이렇게 해서 남들에게 그냥 준 디지털 피아노만 해도 대여섯대 정도...
돈도 좀 마이 잡아 무거쬬 ^ ^
구경 왔다 어릴적 6학년3반 사진이 있기에 발도장 꼭 찍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