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밤비
이인로(李仁老 : 1152~1220)
푸른 물결 찰랑이는 강 언덕은 가을빛인데
바람에 날리는 가랑비 돌아가는 배에 흩뿌리네
밤이 되어 강변 대나무 숲 곁에 배를 매니
사각거리는 추운 댓잎 소리 기름을 자아내네
瀟湘夜雨(소상야우)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주) 風吹細雨灑歸舟(풍취세우쇄귀주)
夜來迫近江邊竹(야래박근강변죽) 葉葉寒聲摠是愁(엽엽한성총시수)
[어휘풀이]
-瀟湘夜雨(소상야우) : 중국 송나라 송적(松迪)이 그린 <소상팔경도> 그림에 붙인
화제시(畫題詩)다.
-灑(쇄) : 뿌리다. 씻어 내다. 청소하다.
-迫近(박근) : 강변에 배를 대기 위해 다가감.
[역사 이야기]
이인로(李仁老)는 고려 명종 때의 학자. 문인으로 호는 쌍명재(雙明齋)다. 시문과 글씨에 뛰어났다. 저서로 『은대집(銀臺集)』 20권과 『파한집(破閑集)』 등이 있다고 하나, 현재 파한집만이 남아 있다. 이인로는 1170년 나이 19세 때 정중부가 무신난을 일으키자 피신하여 불문에 귀의했다가 그 뒤에 환속했다고 한다.
출처 : 한기와 함께하는 우리나라 역사 『노을빛 치마에 쓴 시』
지은이 : 고승주. 펴낸 곳 : 도서출판 책과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