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 ‘한총련 세대’ vs ‘86전대협 세대’ 싸움 비화 적화통일 전략 한총련 그룹, 윗세대 전대협 그룹 밀어내기 민주화 과정 처벌 86인사 거론하며 기득권 내려놔라 맹공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직접 지령을 받는 이른바 ‘간첩종북’ 대 상대적으로 북한 의존도가 덜한 ‘자생종북’ 간의 공천 전쟁에 들어갔다.
전자는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른바 한총련 세대들이고 후자는 86전대협 세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정의찬 당대표 특보가 학생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논란으로 공천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부적격으로 번복되자 정특보 주변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그룹이 강하게 반발하며 불거졌다.
일명 간첩종북으로 대표되는 한총련 그룹은 숙주 격인 이재명 당대표와 그 배후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경기동부연합, 민노총, 친명(친이재명) 그룹 연합으로 이뤄졌다.
반면 자생종북으로 통하는 86세대와 전대협은 임종석과 우상호 등 비명(비이재명) 그룹, 친문(친문재인) 그룹으로 만들어졌다. 일각에선 한총련 그룹의 반발이 전대협 그룹을 겨냥한 ‘세대교체’ 성격을 띤다고 평가했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정의찬 특보는 과거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 이력 때문에 공천 적격 판정이 번복됐다. 정의찬 특보는 1997년 한총련의 의장으로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같은 세대인 강위원 당대표 특보 역시 ‘이석 치사 사건’ 직후에 한총련 의장에 취임했다. 그 역시 당시 무혐의로 벗어났지만 정황상 ‘이석 치사 사건’에 연루됐다는 야권 인사들의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한총련 그룹은 윗세대인 전대협 그룹보다 주사파 색채가 훨씬 강하다. 북한과 직접 연계해서 선봉에서 ‘적화통일’ 전략을 실현시켜 왔다. 이에 1998년 대법원은 한총련을 이적 단체로 판결했다. 이 한총련 그룹은 이석기 전 통진당 대표의 경기동부연합, 민노총 등과 연합하여 대표적인 ‘간첩종북’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전대협 등 86세대가 중심이된 민주당의 자생종북 세력의 권력 카르텔을 뚫지 못하고 여전히 국회 입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민주당 장악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1999년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곽대중 ‘새로운선택’ 대변인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 노선으로 보면 진보당 같은 곳에 가는 것이 맞는데 진보당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길은 불투명하니 ‘확실한’ 민주당의 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대협 세력이 민주당 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이재명 당대표를 앞세워 국회 정치를 정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20일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 잡음을 ‘현역 의원 기득권 강화’로 규정하면서 과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처벌받은 86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검증위가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가 정의찬 특보의 과거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을 문제 삼아 적격 판정을 번복한 데 대해서는 "정 특보는 문제의 고문치사를 지시하지도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이런 사정을 김대중 대통령이 감안해 사면복권을 통해 정 특보의 명예와 권리를 복원시켰다"고 반박했다.
야권 관계자는 20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은 명분 싸움을 하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주인이 밥그릇을 다치면 으르렁 거린다. 당내에서 계파마다의 공천를 적당히 나눠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정무 능력이 떨어진다. 민주당의 갈등 상황을 만든 것은 정무적 능력이 높은 당직자들을 모두 내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파 간 세대 간 갈등이 공천 정국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