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가서 일부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며 하는 일 중에 하나는 녹음기를 준비해 교수의 수업을 녹음하는 것이다. 목적은 단순하다. 나중에 다시 들으며 복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이 방법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첫 째, 우선 수업 중 본인의 수업 태도에 긴장감이 결여되게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나중에 녹음한 내용을 다시 들으면 된다는 생각에 수업에 집중을 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녹음한 내용은 결연한 의지가 아닌 한 처음 한 두 번은 듣지만 차차 한 두 번씩 미루게 되고 이것이 누적되면 overwhelming한 상태가 되어서 아예 포기 상태가 되고 만다. 늘어나는 녹음 테이프 수를 보며 “저거면 런치 메뉴로 불고기 백반 한 번은 먹을 수 있는데” 라는 혼잣말이 낯설지 않다면 내가 말하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일 거라 생각된다.
효과적인 수업 따라가기 방법은 심플하다. 수업 전 충분한 예습을 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syllabus를 통해 수업에서 다뤄질 내용을 미리 알려주므로 필요한 reading을 하고 수업에 임하게 될 경우 리스닝 실력은 조금 딸린다 할지라도 교수의 설명이 전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CBT시험에서 흔히 “후기” 라 하여 리스닝 시험에 나오는 “lecture (강의)”를 미리 보고 갔을 때 내용이 금방 금방 이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이치는 iBT (Internet-Based Test) 라이팅 시험 중 통합형 과제 (Integrated Writing Task)에서는 많은 예상 문제를 보고 가라는 전략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예상 문제가 많이 다루어져 있는 전략적 토플 책을 통하는 것이 첫 째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이미 나왔던 기출 문제를 보고 가는 것이다. (iBT 라이팅 시험에서도 CBT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업을 효과적으로 따라가는 두 번째 방법은 note-taking skills를 기르는 것이다. 녹음기에 의지하지 않고 수업 내용을 따라가려고 할 때 교수가 말하는 모든 내용을 다 받아 적는 학생을 본 적이 있는데 비효율적일 뿐 더러 매 수업을 이렇게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업 빠지는 친구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다) iBT Writing의 통합형에서는 먼저 “읽기 (reading)” 를 한 후 “듣기 (listening)” 가 나오고 과제는 이 듣기 내용을 150에서 225단어로 요약하라는 것이다. 실제 수업과 마찬가지로 이 듣기 내용을 다 받아 적을 수 는 없기에 자신만의 note-taking skills를 훈련해야 하는데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헤드셋을 쓰고 자신만의 약어/기호를 이용해 요약하는 훈련을 하면 된다. 가령 듣기에서 “Actually, smart cars do not reduce accidents. (사실, 스마트 카는 사고를 줄여주지 못한다)” 라고 나왔다면 “S (스마트 카) - 사고 감소 X” 라는 식으로 요약해 적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 외에 시험이라는 특수 환경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몇 가지가 더 있는데 우선paraphrasing 기술이 있다. paraphrasing은 특정 문장을 다른 어휘, 다른 문장 구조를 이용해 바꿔 놓지만 문장의 의미는 변하지 않게 하는 skill이다. 이러한 skill은 수없이 많은데 시험장에서 이러한 skill을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이 수없이 많은 skill중 현실적인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연습해갈 필요가 있다. 가령 능동을 수동으로 바꾼다든지, 전치사의 목적어를 주어로 잡아 문장을 바꿔쓴다 든지 하는 것이다.
또한 어휘를 전략적으로 학습하고 가야 한다. 통합형 문제에서 listening에 나오는 화자는 늘 reading에 나온 내용을 반박하게 되는데 가령 reading에서 장점을 말했다면 listening에서는 단점을 말하게 된다 (물론 약간 다른 유형이 나오는 경우도 소수 있었지만). 따라서, “장점” 이라는 영어 단어, “단점” 이라는 영어 단어 여러 가지를 미리 미리 외워놓고 간다면 시험장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반박하다” 라는 뜻의 동사 여러 개를 미리 외워 놓고 가면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센스가 필요하다. 통합형 라이팅 문제에서 맨 처음 나오는 독해 지문의 첫 문장들이 듣기내용에서 반박할 사항이라는 것을 알고 이 첫 문장에 나오는 내용을 제공되는 scratch paper (연습장)에 짧게 적어 놓는다. 그리고 듣기에서는 이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듣게 되는데 이것을 미리 적어 놓은 독해 지문의 주장 옆에 적어 놓으면 나중에 20분 동안 듣기 내용을 요약하라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좀 더 수월하게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