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청담골 여사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이야기다.
청담동에 살 때였다.
아내가 이사하려고 살고 있던 집을 나도 몰래 팔아버렸다.
이사할 집을 찾으려니 하루에 천만 원씩이나 올랐다.
일주일이 지나니 이사할 집을 찾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
아내가 밤잠을 못 자게 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탈출구를 찾기 위해 지도를 펴놓고 광화문에서 동심원을 그려봤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 중 제일 가까운 곳이 일산 쪽이었으니
일요일에 거기를 찾아갔다.
우선 광화문에서 택시를 타고 신촌으로 가보니 기본요금이었고
신촌에서 기차를 타고 일산에 도착한 건 반시간 만이었다.
옳다, 여기다싶어 여기저기 물어보니 채전 오백 평에 정미소 하나,
그리고 30여 평의 단독주택까지, 이게 8천만 원이라니
내 집 판돈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아내에게 이리 이사하자 했더니 말도 안한다.
긍정인지, 부정인지...
복덕방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해댔는데
약 한 달이 지났을까?
일산 신도시계획이 발표되던 날,
나는 아내에게 치도고니를 먹였다.
하지만
일산 신도시 계획 발표로 땅 투기 붐이 일어난 건 당연한 일
정부로서도 두고 볼 수많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정부로선 부동산 투기 내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때 아내가 하는 말이 걸작인데
“ 당신, 나 때문에 그 알량한 월급쟁이라도 하는 줄 알아요!”
결국 장군 멍군이 되었으니 우리는 부동산과는 인연이 없었던 것이다.
땅, 땅. 주택, 아파트.
사회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으면 부동산은 춤추게 되어있다.
남북통일이 되면 월남한 사람들은 소송을 해
북한에 있는 땅을 다시 찾겠다고 벼른다는데
남북한 통틀어 땅을 둘러싼 갈등은 또 어찌 진정시켜야 한단 말이냐.
땅이 곧 집이다.
땅에 자리를 깔고 기둥을 세워 지붕을 얹으면 집이 되니 그런 것이다.
청계천 철거민들을 집단으로 실어 성남 허허벌판에 내려 놓던 일이
엊그제인 것 같다.
그때는 그야말로 땅의 경계선을 새끼줄을 늘여 구분하고
그 안에 자리만 깔면 집이 되었으니
참 서러웠던 시절이었다.
이젠 생활이 넉넉해진 때문인지
높이높이 시멘트를 쳐 바르고서야 집이라 하는데
그 값이 웬만하면 이십억 삼십억 ... 팔십억 하니
기가 찰 일이다.
집은 건드리면 값이 오르게 되어있다.
섣불리 건드릴 게 아닌 것이다.
인구 5천만에, 한 가정이 다섯 식구라면
천만세대가 천만 채의 집을 가져야 하고
각 세대마다 더 나은 집을 꿈꾸고 있으니
항상 천만채의 집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청담골 불루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반반한 집을 장만하려 했던지
아내가 친정으로 달려갔던 모양이다.
얼마를 구걸해 청담골에 미장원을 개설했는데
공주로 자라난 철부지가 말만 듣고 그걸 차렸으니...
뒤에 알고보니 미용사들의 사랑놀이터가 되었을 뿐이었다.
쉬는 방도 있었으니 그럴 테지만
어느 일요일에 아내가 청소를 좀 해주러 갔더니
쓰레기 통에서 콘돔이 나오더란다.
그것 참!
영업장소란 직접 관리하는 사람의 것이거늘...
이제 나는 어떤가?
이곳 잠실벌에 밀려와 살고 있는데
자식들까지 쳐들어와 응접실, 안방 모두 점거하고 있으니
뒷방 두 평 반에 칩거하고 있는 중이다.
손주들 옷장 하나 더 들여놓아달라니
내 책이고 뭐고 다 들어내야 할 판이다.
나의 청담골 불루는 이미 끝났지만
5670 아름다운 동행에선 화이트여라~
그런데 글 좀 쓴다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있다니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첫댓글 제딸도 서울에서 선배와 방을 얻어 살고 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집을 살생각도 못합니다. 집값이 조정받기를 기다리는 일인입니다.
좋은기회가 와야 할텐데요ᆢ
제 딸은 아예 제 남편 아이들까지
데리고 쳐들어왔는데요.
화곡동 살다 청담동 이사해보니
물가가 너무비싸 황당.
이젠 청담동을 벗어나 내곡동
딸과 산답니다.
집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요.
복잡해도 따님과 살고계시니
장.단점 모두 있겠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담동을 거쳐가셨군요.
그런거 같았어요.
청담동 삼성동 압구정동
다 좋지만 저에겐 불루였지요.
난석님 글에서 우리들의 땅문제가
심각했던 때가 생각납니디ㅡ
땅이든 집이든 재물이든 복있는자가
따로 있더이다 ᆢ ㅎ
심각한 때가 주기적으로 오데요.
이젠 5670만 평안하면 됩니다.ㅎ
난석님~
자도 울산에 살다가 아파트 처분하고
이곳 경상북도 청도란 곳에 전원주택 하나 사서
3년째 살고 있답니다
울산 아파트 처분해서 이곳 전원주택 멋진것 사고도 돈이 남더군요
꼭 도시에 살아란 법도 없나 봅니다
나이들면 흙을 밟고 살아야 하고 맑은 공기 마시며 살아야 한다기에
지금 실천하고 있으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지금 자연을 벗삼아 사니 넘 좋네요
잘하셨네요.
직장 떠나면 사실 전원생활이 좋지요.
저는 직장 학교 다니는 식솔들로 매여있으니 계속 도심에 살게 되네요.
저도 도곡동서 2000년도에 일산으로 이사와서 살고있습니다
동과 동사이가
도곡동에 지금도 가보면 2채는 족히 들어앉아 있는듯 갑갑합니다
넓은 공간과 아직은 공기도 좋고~
휴일이면 한시간거리인 강화도로 바람도 쐬러가고~
안성맞춤이 이럴때 쓰는 말 같습니다
님의 멋진글 잘 보고 갑니다
눈소식이 있었으나 햇빛이 쨍한 화요일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잘하셨네요.
거기가 1인당 대지면적이 제일 넓다고합니다.
그러니 쾌적하겠죠.
저도 한때는 어려울 때 가 있었습니다.
너무도 하루가 다르게 올라버린 아파트가격에
오늘 가면 안판다고 했고 다음날도 그렇게
그렇게 올라가는 가격이였습니다.
화사하게 웃는 날 되세요..
이제부터 평안하시면 되겠죠.ㅎ
울아부지 께서도 남한에 땅사는걸 그리 반대하셨자요.
황해도에 많은땅이 았다면서 ㅎ
어서 남북통일이 되어야겠네요.
그러면 신수가 더 좋아지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