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 제품과 기술 경연의 장으로 널리 알려진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가 열린다.
한국은 2020년 CES에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390개 기업이 참가했다. 한국인 방문객도 1만여 명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가전제품 전시 중심이던 CES는 2010년대 들어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해 그 영역이 다양해졌고 최근에는 ‘모빌리티’가 핵심 테마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자동차 분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람회가 따로 있다. 사람들은 대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세계 3대 자동차 박람회로 꼽는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기업들은 이러한 전통 모터쇼보다 CES에 더 공을 들인다.
ICT와의 융합으로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생기면서 CES를 기술 경연의 장으로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2020년 CES의 주인공도 역시 모빌리티였고 자율주행자동차, 전기자동차, 모빌리티 서비스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가 이뤄졌다.
현대자동차는 ‘하늘을 나는 도심항공모빌리티 UAM ’ 서비스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고 토요타는 ‘우븐 시티 Woven City ’라는 스마트시티를 공개해 모빌리티를 포함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이 ICT와 결합한 미래 청사진을 선보였다. 전자제품 업체로만 알려졌던 소니도 처음 전기자동차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CES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역시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율주행은 자동화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는데 요즘 폭넓게 통용되는 것은 국제자동차공학회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International, SAEI 의 기준이다. 현재 기술 수준은 선도업체의 경우 이미 3단계에서 4단계 초기까지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3단계에서는 모든 운전활동을 자율주행차가 담당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한다. 4단계에서는 지정한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모든 운전활동을 시스템이 담당한다.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자동차를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는 2018년 12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웨이모의 자율주행택시 차체는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를 개조한 모델이고, 요금은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 Lyft 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분간 응급상황에 대비해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하지만 실제 운전은 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2020년 CES 기간에는 앱티브 Aptiv 가 리프트와 함께 관람객들에게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제공했다.
직접 타본 사람들에 따르면 실제로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운전 실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한편 GM의 자회사 크루즈 Cruise 도 2020년 2월 자율주행자동차 크루즈 오리진 Cruise Origin 을 공개했다. 이것은 승차공유 서비스용 자동차로 셔틀 형태이며 운전대와 가속•감속 페달 없이 실내 공간을 공유 서비스에 적합하게 설계했다.
아직 한국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부분적으로나마 자율 주행을 체험할 수는 있다.
테슬라는 다소 불완전한 형태지만 상황에 따라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장착하고 있다.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잠을 자는 상태로 주행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기도 했는데 이는 절대해서는 안 될 행동이긴 해도 기술이 꽤 성숙했음을 보여준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80, GV80에서도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부분적으로 자율주행을 경험해볼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아직 양산 단계가 아니라서 시장을 전망하기엔 이르며 예측하는 기관마다 전망치도 크게 다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시장이 대폭 확대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IHS는 2040년 연간 3,300만 대의 자율주행차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는 9천만 대 정도인데 이 추세가 바뀌지 않는다면 2040년에는 전체 신차의 3분의 1이 자율주행차로 출시된다는 얘기다.
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 ITF 은 일찍부터 자율주행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여러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
우선 자율주행차의 확산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 기존 자동차와 공존하는 과도기에 발생할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도 제시했다. 또한 국제표준화기구 ISO 도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정밀지도, 차량 제어, 차량 내 통신과 차량 간 통신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있다.
본격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가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2020년 5월부터 ‘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을 시행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자율주행차는 임시허가를 받아 연구개발 목적으로만 운행했다. 2020년 4월 말 기준 약 90대의 자동차가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자율주행 기술 연구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법은 연구개발이 아닌 상용 서비스를 전제로 한다. 비록 제한적 형태지만 빠르면 2020년 말 또는 2021년 초 돈을 내고 자율주행 셔틀이나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한국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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