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貂蟬)은 서시, 왕소군, 양귀비와 함께 중국의 4대 미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왕윤의 수양딸로 등장해 동탁과 여포 사이를 이간질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여포가 동탁의 시녀와 염문을 가졌다는 정사의 기록과 왕윤이 여포를 부추겨 동탁을 죽이게 했다는 사실을 연의에서 각색한 것이다.
‘초선(貂蟬)’이란 이름은 한자 그대로 담비와 매미를 뜻하는 별칭일 가능성이 높다.
1. 《삼국지연의》 이전의 초선 초선은 《삼국지연의》에 처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며, 그 이전에도 다른 작품에서 등장하였다.
원나라 때의 잡극인 《연환계》에서 초선은 흔주 목이촌 임앙의 딸인 임홍창(林紅昌)으로 영제 때 궁녀로 선발되었다가 정건양(丁建陽 = 정원.)에게 하사되었다고 나온다. 그때 여포를 만나 그 아내가 되었고,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 헤어졌다가 나중에 왕윤으로 말미암아 여포와 재회한다. 또한 이 잡극에서는 초선의 뜻을 “담비의 꼬리와 매미의 날개”라고 풀고 있다.
원나라 때의 소설인 《삼국지평화》에서 초선은 본래 임씨이고, 어릴 때의 이름이 초선이며, 남편은 여포라고 하였다. 임조부에 있을 때부터 여포와 떨어지게 되었다고 나온다. 이 소설에서는 왕윤이 동탁을 청해 초선을 바치겠다고 한 뒤 여포를 초대하여 부부를 만나게 하여 갈등을 일으킨다.
대체로 《삼국지연의》 이전의 작품에서는 초선은 동탁이나 왕윤을 만나기 이전부터 이미 여포의 아내였다는 설정이 주류를 이룬다.
2. 《삼국지연의》의 초선
초선과 관련하여 《삼국지연의》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온다.
사도(司徒) 왕윤(王允)의 가기이다. 일설에는 양녀라고도 한다. 동탁(童卓)이 폭정을 잡을 당시 왕윤은 조조(曹操)에게 칠성검(七星劍)을 주며 동탁 암살을 꾀했지만 실패를 하였고, 초선의 제의로, 또는 왕윤의 명으로 동탁과 여포(呂布)를 이간질시키는 연환계를 펼쳐 동탁을 죽인다.
이 《삼국지연의》에 나타나는 초선의 모습은 크게 두 모습인데, 하나는 대의명분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충의지사이며, 다른 하나는 남편의 앞길을 가로막는 여인(또는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대사를 그르치는 남편의 아내)라는 모습이다.
충의지사 충의지사인 초선의 모습에는 유약한 여인이 모습과 마음이 강직한 지사의 모습을 함께 가지고 있다.
왕윤이 동탁을 제거하지 못해 애를 태울 때 “소용이 된다면 만 번 죽어도 사양하지 않겠다”라는 요지의 말을 한다. 왕윤이 초선의 말에 답하자 초선은 다시 말하기를 “어찌 대감의 일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 하겠느냐?”라는 요지의 말을 한다. 동탁이 죽은 뒤 여포가 미오성을 공격하고 초선을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삼국지연의》에서 이윤이 여포한테 작은칼로 던져 맞출려 죽이려 했으나, 결국 초선이 죽었다고 한다.
남편의 대사를 그르치는 여인
초선은 그 뒤 남편의 대사를 그르치는 여인으로 등장하는데, 이에 대해 초선보다는 여포가 여자의 치마폭에 싸여 대사를 그르치는 사람임을 나타내는 문학적 장치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한편으로는 초선이 실존 인물이 아니기에 서로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보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초선은 철저히 연약하고 이기적인 여자로서 그려진다. 이 때문에 일부 삼국지의 저자들은 이 부분의 초선이 여포가 동탁을 죽일 무렵에 등장한 초선과 별개의 인물이며 '가짜 초선'이라고 묘사하기까지도 한다.
여포가 조조의 공격을 받고 성에 고립되었을 때 성을 사수할 것을 고집하자, 진궁이 나서서 고립되면 더욱 위험하니 성밖에 나가서 지친 조조군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일을 여포가 엄씨와 초선에게 말하자, 초선이 “우리를 버리고 함부러 군사를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라고 애원한다.
3. 다른 작품의 초선
초선은 가상 인물이기 때문에 여러 작품과 야사에서 새롭게 다루어지고 있다.
동탁이 죽은 직후, 곧바로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때문에 연의에서는 초선이라는 이름도, 외모도 똑같은 다른 여인을 여포의 부인으로 다시 나타나게 해야만 했다. 여포 사후, 비구니가 되었다가 이전에 본 관우(關羽)에게 반하여 관우를 끝까지 모셨다는 얘기도 있다. 관우를 처음 봤을 때 서로 반했다
4. 역사 속의 초선
정사 《삼국지》에는 초선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고, 그저 동탁의 “시비”라고만 하고 있다.
원래 초선이라는 이름 역시 각색된(나관중 또는 다른 사람에 의해) 것이고 그 본명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실존하긴 실존했지만 초선이라는 이름만은 허구다.
초선의 직업은 아마도 이전 영제의 일반 궁녀였을 것이다. 《연환계》의 해석을 바탕으로 고관대작의 관을 관리했으리라 추측했다 (담비의 꼬리와 매미의 날개는 “관(冠)”을 장식하는 물건이다).
초선의 미모는 아름답지만, 중국의 4대 미인에 들 만큼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초선은 황제가 바뀐 뒤에도 궁에 남았으므로 후궁은 아닌 일반 궁녀였고, 이를 바탕으로 썩 아름답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중국의 4대 미인 가운데 초선을 표현하는 말이었던 “달이 부끄러워 얼굴을 가릴” 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또한 유목민족이었던 여포는 전장에 오래 있었고, 유목 민족은 미모보다는 건강을 먼저 보므로 더욱 미모와는 관련이 없었으리라 보았다. 뒤에 다시 설명하기를 미인계가 유목민족인 여포에게는 그다지 유효한 책략이 아니었음을 밝히고 있다.
초선은 《삼국지연의》에 나타난 모습처럼 유약하지는 않았다고 보았다. 동탁 소유의 시비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한 일을 “죽을죄”라고 하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여포와 사랑한 정열적인 여인으로 해석했다. 이는 여포도 마찬가지로 서로 목숨 걸고 사랑한 사이라고 보았다.
초선은 동탁과는 정을 통하지 않았으리라 여겼다. 동탁의 애첩이었다면 수많은 감시자가 따라붙었을 테고, 그것까지 피해서 여포와 정을 통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출처] 초선(貂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