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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학의 문장들
버텨온 시간은 전부 내 힘이었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50만 부 기념)
꼭 그런 건 아니야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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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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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문학이론 > 문학비평/평론
“어떤 문장은 처음 읽는 순간 영원히 기억하게 된다”
일상의 고단함 속 잃어버린 삶의 소중한 것들을
가장 우아한 언어로 발견하는 인생 수업
니체는 내 마음을 이해해줄 한 사람 혹은 그 무엇 하나만 있어도 의외로 버텨지는 게 삶이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밥벌이를 위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고민하고, 관계 속에서 휘둘리다 보면 내 삶을 지지해주는 것을 잊고 살게 될 때가 많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문학이라는 기록이 있다.
니체, 박완서, 헤세, 김소월, 양귀자, ….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을 남긴 이들도 시대만 다를 뿐 고민의 본질은 지금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고단한 삶 속에서 이들은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문장으로 드러내며 희망을, 삶의 찬란함을 표현했다. 작가들이 빛이 드리워지지 않는 어두컴컴한 작은 방 안에서도 기어코 인생의 빛을 찾아내 빚어낸 ‘문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우리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 ‘상처는 다들 겪는다는 것’, ‘살면서 흔들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끼며 위로를 얻고,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도 상처에서 회복할 힘을 얻는다.
위대한 작가들이 남긴 문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를 얻고, 이 고단한 삶을 버틸 수 있었을까. 이 책에 담긴 책들, 그 책들에 담긴 생각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작가들의 삶이 내일을 살아가야만 하는 지친 마음들에 작은 두근거림을 안겨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욱
인물정보
경제/경영칼럼니스트 번역가/통역사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중앙일보 등 언론계 최일선에서 일했다. 안정된 노후가 보장된 그였지만, 퇴직 후 잘못된 투자로 전 재산을 잃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불행해지는 나날 속에서 그는 문학과 문학가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다시 살기 위해 번역 일을 시작, 평생 한으로 남았던 꿈까지 이뤄보자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남들은 손에서 일을 놓는 나이 일흔에 시작한 번역본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 《약간의 거리를 둔다》, 《황홀한 사람》, 《지적 생활의 즐거움》, 《지식생산의 기술》 등 200여 권이 넘는다.
쇼펜하우어 아포리즘《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니체 아포리즘《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이 열린다》등을 집필하며, 인생의 터널 구간을 지나는 이들에게 무사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불빛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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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활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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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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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생각을 선택하라 그것이 될 것이다(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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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생각을 선택하라 그것이 될 것이다(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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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 아포리즘 :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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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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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지적 교양 수업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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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니체의 말(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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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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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말 - 이토록 깊고 찬란한 문학이란 이름의 위로
1장. 살면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 프리드리히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분노가 필요한 순간들 - 이육사,《육사시집》
엄마와 여자, 사회인의 갈림길에서 - 박완서,《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세상이 엉망이어도 나까지 엉망일 순 없다 - 스피노자,《에티카》
보상을 바라기 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 최명희,《혼불》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 천경자,《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2장. 오늘이 고단한 건 다 밥벌이 때문이다
직업이라는 빈집을 떠나지 못하는 자들에게 바치는 위로 - 기형도,〈빈집〉
유혹에 빠지는 이유 - 서정주,〈자화상〉
아직 늦지 않았다는 믿음 - 마쓰모토 세이초,《어느 고쿠라 일기전》
떫은 삶 뒤에 가려진 깊은 향내를 기다리며 - 천상병,《새》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뺄셈’일지라도 - 김소월,〈진달래꽃〉
실패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청춘의 우울 - 전성태,〈태풍이 오는 계절〉
3장. 언제나 문제는 사랑과 사람
어떤 봄은 차갑다-김유정,〈봄봄〉
사랑은 사랑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구원받는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지속되어야 한다 - 박경리,《토지》
이기심의 유혹 속에서 살아가는 고통 - 알베르트 슈바이처,《물과 원시림 사이에서》
인간은 서로를 비춘다 - 장 그르니에,《카뮈를 추억하며》
인생을 고독하게 만드는 것들 -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성실함으로 지켜내는 우리의 인연 - 피천득,《인연》
더불어 사는 것이 고통으로 변질된 시대를 위로하며 - 양귀자,《원미동 사람들》
4장. 암울한 시대를 현명하게 건너는 법
나의 삶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것은 아닐까 - 프란츠 카프카,《변신》
세상에 길들여지거나 세상이 내 앞에 굴복하거나 - 신경림,《농무》
누가 진짜 바보인가 - 레프 톨스토이,《바보 이반》
사회라는 거대한 시험대 위에 서 있는 이들에게 - 김동리,《무녀도》
끝까지 눈감지 않기를, 침묵하지 않기를 - 김정한,〈사하촌〉
연결, 개인을 살아가게 하는 푸른 희망-심훈,《상록수》
상처를 웃음으로 넘기는 슬픔- 이문구,《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5장. 찬란하며 자유로운 인생을 위한 태도
절망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 가오싱젠,《창작에 대하여》
세상을 향해 금지된 여행을 떠나며 - 이사벨라 버드,《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마음의 힘으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다 - 소노 아야코, 《나이듦의 지혜》
직선의 삶을 꿈꾸며 곡선의 삶을 받아들이는 용기 - 이윤기,《숨은 그림 찾기》
누구를 위하여 성장하는가 -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본문에서 인용한 글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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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세상의 빛이 드리워지지 않는 어두컴컴한 작은 방 안에서 누군가는 내가 목격하고 있는 절망의 아우성과 거기서 피어나는 인간의 정념을 한 치의 거짓된 속삭임 없이 드러내어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문학이며, 문학을 곁에 두었을 때 우리는 나 자신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상처에서 회복할 힘을 얻게 된다. 세상과의 투쟁에서 승리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거대한 장벽 너머에 펼쳐진 새로운 무대를 손에 넣을 수가 있다. 모든 인간에겐 공감하며 감격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간은 상처에 넘어지고 빼앗기고 좌절하는 것이 고작은 아니다. 넘어졌을 때 보지 못했던 공간에 눈을 뜨고, 빼앗겼을 때 진실로 소중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게 되며, 좌절은 가서는 안 될 길의 이정표를 제대로 판단케 해준 지식으로 남는다.
- ‘들어가는 말 - 이보다 깊고 찬란한 문학이란 이름의 위로’ 중에서
“그대는 그대를 위해 마련된 위대한 길을 걷는다. 지난날 그대를 붙들었던 가장 큰 모험은 이제 그대의 마지막 피난처가 되었다. 그대의 등 뒤에 길은 없다. 이제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는 오직 앞으로 걷는 것뿐이다.”
인생은 거대한 원석이다. 이 돌에 신을 조각할 것인지, 아니면 악마를 조각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와 선택에 달려 있다. 니체는 인간의 삶을 획일화를 향한 투쟁이라고 정의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계에서는 인간이 가야할 길이 뚜렷하고 단순하다. 인류가 걷는 보편적인 길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낙오자로 분류되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낙오는 입장의 차이, 시선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편견이다. 니체의 삶과 죽음이 그 증거다.
-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 프리드리히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그건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이었다. 그 예감이 공포를 몰아냈다. 조금밖에 없는 식량도 걱정이 안 됐다.”
아무리 세상이 그녀를 아프게 하고, 억압하고, 무시해도 박완서는 소설 쓰기를 내려놓지 않았다. 소설은 그녀에게 자아를 실현시키는 해방구라든가, 명성을 얻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기 전에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박완서는 여자의 한계를 언급하는 인간적인 모욕보다도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모욕을 더 참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존중하고 사랑했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그녀는 비로소 여자가 아닌 인간 박완서로서 자립을 성취했으며, 자존심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 ‘엄마와 여자, 사회인의 갈림길에서 - 박완서,《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중에서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생전에 기형도가 쓴 기사 중에 기억나는 것이 있다. ‘여기는 우리의 땅이다. 땅은 흙의 희망이다. 우리는 인생을 떠날 수 없다.’ 인생이 빈집처럼 텅 비어가는 세태 속에서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살아간다는 이 부질없는 쳇바퀴를 이겨낼 것인가. 기형도의 삶이 정답은 단지 정답일 뿐, 절대적인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싶어 회의하게 된다.
어린 기형도는 여름 뙤약볕 속에서도 열무 밭에 나가 품을 파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어머니가 돌아오실 그 빈집을 추억했다. 그리고 빈집처럼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는 그가 남긴 〈빈집〉이라는 시를 읽으며 삶은 가져오는 게 아니라 두고 가는 것임을,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비우는 과정임을, 그래서 기쁠 때보다 슬프고 허무할 때가 더많음을 깨닫는다.
- ‘직업이라는 빈집을 떠나지 못하는 자들에게 바치는 위로 - 기형도,〈빈집〉’ 중에서
“두 사람을 부활시킨 것은 사랑이었다. 서로의 마음속에, 다른 또 한쪽의 마음을 위한 끊임없는 사랑의 샘이 간직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바라는 그것을 사랑하는 이를 위해 먼저 실행하는 것, 이는 말이나 눈빛으로는 결코 해줄 수 없는 일이다. 오직 사랑하고 있는 존재가 사랑받는 존재가 될 때 실현될 뿐이다. 그리고 그 존재로부터 당신을 사랑한다는 언어가 파생되었을 때,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되어 영원토록 두 사람을 맺어준다.
- ‘사랑은 사랑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구원받는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중에서
“나는 알베르 카뮈의 목소리가 왜 폐부를 찌르는지 잘 알고 있다. 그에게는 숨김도 암시도 없다. 방백으로도 어중간한 목소리로도 말하지 않는다. 그는 말해야 할 것을 직접적으로 말한다.”
카뮈와 그르니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거나 타협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라는 공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문학적 동반자로서 오랫동안 분열 없이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카뮈와 그르니에의 ‘다름’은 분열의 수단이 아닌 각자의 삶과 철학에서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비밀의 열쇠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서로의 다름은 차이가 아닌 제3의 대안이자 서로를 통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지평이었다. 그르니에가 있기에 카뮈로 존재할 수 있었다. 카뮈가 있었기에 그르니에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 ‘인간은 서로를 비춘다 - 장 그르니에, 《카뮈를 추억하며》’ 중에서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글 한 편에 담긴 맑은 언어, 그 언어가 만들어지기까지 피천득이 100년에 가까운 세월을 남몰래 지켜왔던 작지만 성실한 나날들. 타인의 가슴을 울리며 잃어버린 인연을 대신해준다는 것……. 여전히 그의 글을 찾는 오늘의 우리들이야말로 피천득이 생전에 소망했던 가장 큰 인연이자,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욱 ‘나’로 충만했던 하루하루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 ‘성실함으로 지켜내는 우리의 인연 - 피천득,《인연》’ 중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멋진 경험입니다. 위험한 곳에 가더라도 어차피 머지않아 죽게 될 나이이므로 자유롭고 평온합니다. 모든 족쇄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처지입니다. 아껴두었던 모험에 나설 시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의 모험이야말로 청년과 장년이 아닌 노년기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듦의 지혜》는 여든을 앞둔 소노 아야코가 시력과 더불어 되찾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쓴 글이다. 소노 아야코가 찾아낸 삶의 지혜는 베풂과 자립이었다. 남들은 물러남을 준비하는 지천명의 나이에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 그녀에게 쉰이라는 나이는 인생이 지나온 계절을 헤아리는 숫자였을 뿐이다. 그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그녀는 어둠 속에 갇힌 누군가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빛을 들고 다가갔다. 소노 아야코의 오래된 삶에서 언제나 싱싱한 생명의 냄새가 진동하는 까닭이다.
- ‘마음의 힘으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다 - 소노 아야코,《나이듦의 지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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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살면서 상처를 경험한 사람만이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상실의 시간을 현명하게 건너온
문학가들의 인생과 그들의 작품 이야기
어쩌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느끼는 초조함, 사회와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외부의 압력, 부조리한 세계와의 충돌 속에서 불안과 고뇌, 좌절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느끼는 비애일지 모른다.
우리가 아는 작가들의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소설을 완성하며 마흔한 살의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하지만 신문사에서 허드렛일을 도맡는 잡부가 소설을 써서는 안 된다는 세상의 시선에 상처받고 절망하곤 했다. 김유정은 말더듬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처참하게 차였다. 카프카는 부유하고 잘난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던 예민하고 소심한 아들이었다. 박완서는 엄마와 소설가라는 직업 사이에서 동분서주한 워킹맘이었다. 이들 모두는 자신의 열등감, 수치심, 치욕스러운 기억을 자양분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꾸려나갔다.
작가들이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써내려 간 문장들은 문학이라는 거울이 되어 부지불식간에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내 안의 상처, 늘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 원인도 모르게 찾아오는 공허함과 불안함을 가장 정확하게 끄집어내고, 고단한 인생을 다시 버티게 할 힘을 준다.
어떤 상처는 나를 꽁꽁 가둔 채 움츠러들게 만든다. 외면하고, 피하고 싶고,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결국 상처에 얽매이게 만든다. 이럴 때 문학은 우리의 고된 일상에 어떤 변화를, 혹은 위로를 전한다. 아흔의 노(老)작가가 절망 속에서 헤맬 때, 묵묵히 곁을 지키며 아픔의 길을 함께 걸어온 작품들과 그 작품을 쓴 작가들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힘들고 고단한 하루에 작은 위안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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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ISBN 9791198889539
발행(출시)일자 2025년 03월 10일
쪽수 336쪽
크기 135 * 210 * 28 mm / 607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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