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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편삼절(韋編三絶)
가죽으로 맨 책 끈이 여러 차례 끊어지다는 뜻으로, 독서에 힘쓰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韋 : 가죽 위(韋/0)
編 : 엮을 편(糸/9)
三 : 석 삼(一/2)
絶 : 끊을 절(糹/6)
종이가 없던 옛날에는 대나무에 글자를 써서 책으로 만들어 사용했었는데, 공자(孔子)가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그것을 엮어 놓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단 데에서 비롯된 말로, 한 권의 책을 몇 십 번이나 되풀이 해서 읽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책을 읽느라 정신을 집중한다, 몇 차례나 읽고 또 읽는다. 열심히 독서를 한다는 말로 흔히 인용되는 이 말은 엮은 책이 닳아 세 번이나 끊어지자(三絶) 그때마다 가죽 끈을 엮어(韋編) 읽었다는 공자의 고사에서 나왔다.
얼마나 열심히 읽었으면 보통 실도 아니고 무두질한 가죽으로 된 튼튼한 끈이 끊어졌을까. 또 얼마나 중요한 책이었으면 세 번이나 다시 엮어 읽을 수 있었을까.
책(冊)이란 글자 모양에 남아 있듯이 2세기 초엽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에 의해 종이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대나무를 잘라 마디 사이를 쪼개서 편편하게 만든 죽간(竹簡)에다 기록했다.
여러 간을 합쳐 삼실이나 가죽 끈으로 맨 한 뭉치가 책, 또는 책이다. 대가 아닌 나무로 만들었으면 목간(木簡)인데 이것의 묶음은 찰(札) 또는 첩(牒)이라 불렀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유가(儒家)의 창시자인 공자는 모든 학문에 정통했지만 춘추(春秋)를 비롯한 고전의 편찬으로 특히 후세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오경(五經)의 정리와 편찬을 위해서는 밤낮없이 독서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만년에 이르러서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하는 역경(易經)은 공자에게도 아주 읽기 힘든 고서였던 모양이다. 그 뜻을 완전히 터득할 때까지 몇 번이나 꾸준히 읽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묶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아니 삼절(三絶)이라 했지만 삼(三)이란 숫자는 자주, 약간이란 뜻도 있으므로 한 번 끊어질 때까지 몇 번이나 읽었는지도 모른다.
사마천(司馬遷)은 공자에 관해서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 특별히 언급하면서 ‘공자가 만년에 역경을 좋아하여 단, 계사, 상, 설괘, 문언편을 지었다. 오직 역경만은 가죽으로 엮은 끈이 여러 번 끊어졌다’고 했다.
孔子晩而喜易 序彖繫象說卦文言 獨易韋編三絶.
공자만이희역 서단계상설괘문언 독역위편삼절.
단, 계사, 상, 설괘, 문언 등은 공자가 체계적으로 주역을 해석한 십익(十翼)의 이름이다. 독서를 하기 좋은 때나 책의 중요성을 말하는 성어 삼여독서(三餘讀書), 한우충동(汗牛充棟)을 올린 적이 있다.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간 뒤 장기간 돌려주지 않거나 반납할 때 책이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빌려간 책에서 정보를 얻었으면 자신에게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소중하다. 고마운 책을 거창하게 위편삼절(韋編三絶)은 못할망정 훼손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책은 숨 쉬듯 읽고 또 읽어라
아버지 앞으로 책이 우편으로 왔다. 펴보지 않고 만지기만 하다 책상에 올려놓았다. 아버지는 봉투를 건네주며 책값을 우편환으로 끊어 보내라고 했다. 때로 선물이 들어오면 아버지는 같은 품목으로 사서 꼭 보냈다. 그러나 책 선물은 처음이었다.
며칠 지나도 책상 위의 책은 펴보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한 달쯤 지나 책을 보니 물에 불은 듯 두꺼웠다. 선물 받은 책은 군데군데 볼펜으로 끝도 없이 메모가 되어 있었다. 여백이 없는 데는 메모한 종이를 덧대 여러 장을 겹쳐 붙여 본래 보다 두 배는 두꺼웠다. 책값을 보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을 만지는 걸 본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읽기 전에 생각하고, 읽으면서 생각하고, 읽고 나서도 생각해라. 쉽게 읽은 책은 쉽게 빠져나간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여러 번 읽을 책을 찾아 읽어라.”
아버지는 철저하게 발췌독(拔萃讀)했다. 닥치는 대로 읽는 남독(濫讀)이지만, 따로 읽어야 할 책은 바로 펼치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 제목으로 책을 쓴다면 어떻게 쓸까를 먼저 생각해본다고 했다. ‘다리’를 예로 들어가며 설명했다. “소재의 일반성을 먼저 생각해본다. 집 앞의 징검다리부터 금문교, 오작교까지를 떠올린다. 그런 다음 다리의 원관념, 즉 ‘건네준다’를 생각하면 우체부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님까지를 떠올 릴 수 있다. 다리를 ‘이편에서 저편의 더 너른 공간을 차지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빚은 산물’로 보고 내가 겪었든 겪지 않았든 상상해보며 저자만이 경험한 ‘특수성’을 염두에 둔다.” 아버지는 내가 이미 알고 있거나 생각한 부분은 빠르게 읽고 미처 알지 못한 부분은 정독하며 생각을 메모했다. 반드시 완독(完讀)했지만 자연스레 속독(速讀)했다. 아버지는 “독서는 내가 그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내 지식을 점검하고 그가 생각한 걸 취하는 일이다. 그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서 하는 거는 완독해야 알 수 있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띄엄띄엄 가려서 읽는 적독(摘讀)이다”라고 당신의 독서법을 알려줬다. 그날 이후 내 평생의 독서법이 됐다.
대학 다니는 아들 방에 들른 아버지는 앞의 몇 장만 읽은 책을 밑동이 위로 가게 거꾸로 꼽아 놓았다. 개강하면 휴강이 이어지는 당시에는 완독한 책이 없었다. “끝까지 읽지 않으면 숲에 들어가지도 않고 겉에 있는 나무만 보는 것과 같다. 그렇게 읽었다고 쌓아두고 과시하는 적독(積讀)은 졸렬하다”라고 말한 아버지는 남에게 몇 개 나무 이름만 외워 얘기하는 알량한 내 공부를 지적했다. 그날 ‘생각 없는 독서’를 싫어한다며 꺼내온 고사성어가 ‘위편삼절(韋編三絶)’이다.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이다. 책이 닳고 닳을 때까지 여러 번 읽을 만큼 학문에 열중한다는 말이다. 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서 유래했다. “만년에 ‘주역(周易)’을 좋아한 공자가 정리하며 읽느라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 대나무 조각을 가죽끈으로 엮어 만든 죽간(竹簡) 책을 읽은 공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읽어 책 묶은 끈을 새것으로 바꾼 것이 여러 번이었다. 이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도 공자는 “내가 몇 년 더 살 수 있다면 주역의 내용을 완벽히 장악할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아버지는 “독서는 없어지지 않을 거다. 독서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부지런하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게 독서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관점이 다르니 반드시 읽어야 너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독서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세종 임금은 어린 시절 같은 책을 백번씩 읽었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으려면 널리 배우고, 질문하며, 생각하고, 아는 것을 실천하는 ‘일권오행(一卷五行)’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드시 생각하는 독서여야 한다. 글자 너머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며 숙독(熟讀)하기를 당부했다.
아버지는 “고기도 오래 씹어야 맛있듯이 책 읽기도 오래 음미해야 맛을 느낄 수 있다. 생각 거리를 주는 좋은 책을 골라 숨 쉬듯 꾸준히 읽고 또 읽어라”라고 다시 강조했다. 독서는 습관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라도 책 읽는 습성(習性)은 배우고 익혀야 버릇이 든다. 손주들이 글을 깨우치지 않았더라도 일찍 가르칠수록 좋다.
▶️ 韋(가죽 위)는 ❶회의문자로 큰 입구 몸(囗; 에워싼 모양)部의 바깥을 좌우(左右) 엇갈린 발자국 천(舛)을 내면서 빙빙 도는 모양을 나타낸다. 둘러 싸다의 뜻인 圍(위)에서 위로 읽는다. 음(音)을 빌어 무두질한 가죽의 뜻에 쓰인다. 한자의 부수(部首)로서는 무두질한 가죽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韋자는 '가죽'이나 '다룸가죽', '둘레', '에워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韋자는 성(城) 주위를 맴도는 발자국을 그린 것이다. 韋자를 자세히 보면 囗(에운담 위)자를 중심으로 발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韋자는 성을 에워싸고 있다 하여 '에워싸다'나 '둘레'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후에 韋자가 동물의 가죽을 펼쳐 가공한다는 의미에서 '가죽'을 뜻하게 되자 지금은 여기에 囗자가 하나 더해진 圍(둘레 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韋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에워싸다'나 '둘레'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韋(위)는 성(姓)의 하나로 ①가죽 ②다룸가죽(잘 매만져서 부드럽게 만든 가죽) ③둘레 ④부드럽다 ⑤에워싸다 ⑥떠나다 ⑦틀리다 ⑧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위배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책을 꿰어 매는 가죽 끈을 위편(韋編), 활시위를 매끄럽고 윤이 나게 하는 데 쓰는 물건을 밀위(密韋), 빛깔이 검붉은 가죽을 작위(爵韋), 검은 빛깔의 가죽신을 오위리(烏韋履), 흰 빛깔의 가죽띠를 백위대(白韋帶), 종이가 없던 옛날에는 대나무에 글자를 써서 책으로 만들어 사용했었는데 공자가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그것을 엮어 놓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단 데에서 비롯된 말을 위편삼절(韋編三絶), 부드러운 가죽과 팽팽한 활시위를 차고 다닌다는 뜻으로 자기의 성질을 고치는 경계의 표지로 삼음을 이르는 말을 위현지패(韋弦之佩) 등에 쓰인다.
▶️ 編(엮을 편, 땋을 변)은 ❶형성문자로 辮(변)과, 辫(변)은 동자(同字), 编(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죽간(竹簡)의 뜻을 나타내는 扁(편)으로 이루어졌다. 글자를 쓴 죽간을 실로 얽어서 하나로 만드는 뜻이 전(轉)하여 엮다, 짜다, 서적을 만들다 따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編자는 '엮다'나 '짓다', '편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編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扁(넓적할 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扁자는 널빤지에 글이나 그림을 그려 문 위에 걸어 놓던 편액(扁額)을 표현한 것으로 '넓적하다'나 '두루'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編자를 보면 본래는 冊(책 책)자와 糸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冊자는 죽간을 엮어 만든 책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서의 이렇게 冊자에 糸자를 결합해 여러 개의 죽간을 실로 '엮는다' 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소전에서 冊자가 扁자로 바뀐 것은 발음요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編(편, 변)은 (1)노래 곡조(曲調)의 한 가지 (2)인명(人名), 단체(團體) 등의 아래에 붙이어 편찬(編纂)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엮다 ②짓다 ③얽다 ④매다 ⑤만들다 ⑥꾸미다 ⑦편집하다 ⑧창작하다 ⑨배열하다 ⑩조직하다 ⑪편성하다 ⑫날조하다 ⑬책끈 ⑭책, 편 ⑮편제(編制) 그리고 ⓐ땋다(변) ⓑ섞어짜다(변) ⓒ얽다(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을 찬(纂), 엮을 철(綴)이다. 용례로는 엮어서 만드는 일이나 엮어 모아서 책을 이룸을 편성(編成), 얽거나 짜 넣음을 편입(編入),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책을 만듦을 편찬(編纂),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여 책이나 신문 등을 엮음을 편집(編輯), 낱낱을 모아 단체로 조직함을 편제(編制), 뜨개질을 편물(編物), 책을 편집하고 수정하는 일을 편수(編修), 편집하여 저술함을 편저(編著), 대오를 편성함 또는 편성된 대오를 편대(編隊), 관례를 하기 전에 머리를 땋아 늘이던 일 또는 그 머리를 편발(編髮), 원고를 모아 정리하여 책을 만듦을 편마(編摩), 띠로 이엉을 엮음을 편모(編茅), 장정을 군대에 편입시켜 징발함을 편발(編發), 뺑대쑥으로 이엉을 엮음 또는 그 이엉으로 이은 집을 편봉(編蓬), 긴 나무 토막이나 대 토막을 엮어서 배를 만듦을 편주(編舟), 번호를 차례로 매김을 편호(編號), 단체의 조직 따위를 고치어 편성함을 개편(改編), 조각조각 난 문장이나 연속되지 못하고 따로 떨어진 짧은 글을 단편(斷編),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책을 엮음을 공편(共編), 두 편 이상의 글이나 책을 합쳐서 엮음을 합편(合編), 꼬챙이로 물건을 꿰어서 엮음을 천편(串編), 원래의 편집된 책을 원편(原編), 금빛이 나는 실로 맴 또는 그것으로 맨 책을 금편(金編), 서책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운편(芸編), 재산은 백성의 집에 고루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컫는 말을 부재편호(富在編戶), 종이가 없던 옛날에는 대나무에 글자를 써서 책으로 만들어 사용했었는데 공자가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그것을 엮어 놓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단 데에서 비롯된 말로 한 권의 책을 몇 십 번이나 되풀이 해서 읽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위편삼절(韋編三絶)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絶(끊을 절)은 ❶회의문자로 绝(절)은 간자(簡字), 撧(절)과 絕(절)은 동자(同字)이다. 실 사(糸; 실타래)部와 卵의 오른쪽 부분, 刀(도; 날붙이, 자르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실이 끊어지다, 실을 끊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絶자는 '끊다'나 '단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絶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色(빛 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糸자와 色자의 조합만으론 '끊다'라는 뜻을 유추하기 어렵다. 그러나 絶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絲(실 사)자 사이에 여러 개의 칼이 그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금문에서도 위아래로 잘린 실과 刀(칼 도)자가 그려져 있어서 역시 칼로 실을 잘랐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刀자가 色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絶(절)은 ①끊다 ②단절하다, 숨이 끊어지다, 죽다 ③다하다, 끝나다 ④막히다, 막다르다 ⑤뛰어나다, 비할 데 없다 ⑥건너다 ⑦기발하다, 색다르다 ⑧으뜸 ⑨매우, 몹시 ⑩심히, 극히 ⑪결코 ⑫절구(시의 한 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끊을 초(剿), 끊을 절(截), 끊을 단(斷),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사(嗣), 이을 소(紹), 이을 계(繼)이다. 용례로는 상대하여 견줄 만한 다른 것이 없음을 절대(絶對),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체념함을 절망(絶望), 힘을 다하여 부르짖음을 절규(絶叫), 이것과 견줄 만한 이 뒤에는 다시없음을 절후(絶後), 더할 수 없이 훌륭한 경치를 절경(絶景), 멀리 떨어져 있는 땅을 절경(絶境), 산의 맨 꼭대기를 절정(絶頂), 아주 기묘함을 절묘(絶妙), 병 등으로 음식을 끊음을 절곡(絶穀), 더할 수 없이 좋음을 절호(絶好), 세상과 교제를 끊음을 절세(絶世), 먹을 것이 끊어져 없음을 절식(絶食), 출판하여 낸 책이 다 팔리어 없음을 절판(絶版), 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남을 절륜(絶倫), 기절하여 넘어짐을 절도(絶倒), 다시 생환할 수 없게 아주 뿌리째 끊어 없애 버림을 근절(根絶), 남의 제의나 요구 따위를 응낙하지 않고 물리침을 거절(拒絶), 참혹하리 만큼 구슬픔을 처절(悽絶), 막히고 끊어짐을 두절(杜絶),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어떤 일 특히 임신을 인공적으로 더 이상 지속되지 않게 함을 중절(中絶), 빼어나게 아름다움이나 매우 좋음을 가절(佳絶), 정신이 아찔하여 까무러침을 혼절(昏絶), 정신을 잃음을 기절(氣絶), 긴 것을 잘라서 짧은 것에 보태어 부족함을 채운다는 뜻으로 좋은 것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함을 이르는 말을 절장보단(絶長補短), 이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절세대미(絶世代美), 세상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절세가인(絶世佳人),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일컫는 말을 봉복절도(捧腹絶倒), 궁지에 몰려 살아날 길이 없게 된 막다른 처지를 일컫는 말을 절체절명(絶體絶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