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가 말하는 '상실'에 대처하는 두 가지 자세
-애도와 멜랑콜리(우울증)
상실에 대처하는 인간의 자세는 두 가지로 나뉜다. 애도와 우울증이 그것. 우울증은 미완성된 애도이다.
프로이트는 정상적인 슬픔과 비정상적인 우울증이 갈 리는 분기점에 '애도 작업'을 두었다. 애도 작업에 성공하면 상실에 따른 고통이 슬픔으로 남지만, 실패하면 그 고통은 우울증이라는 정신 병리적 질병으로 전환된다. 여기서 애도 작업이란 사랑 대상에게로 향한 리비도를 거둬들이는 것이다. 사랑 대상에 고착된 정을 떼내는 일이다.
우울증의 결정적인 특성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 곧 자애심의 증발이다. “애도의 경우에 빈곤해지는 것은 세상이지만, 우울증의 경우에는 자아가 빈곤해진다.” 슬픔은 세상을 텅 비게 하고 우울증은 내 안을 텅 비게 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스스로 쓸모없고 무능하고 부도덕하다고 느껴 자기를 비난하고 부정하고 처벌하려 든다.
이 둘은 여러 가지 상태를 공유하지만, 멜랑콜리의 상태에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끔찍한 자기 비하다. 우울증 환자들이 드러내는 이러한 자기 비하는 실상 강력한 나르시시즘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소위 '잘난' 사람들이 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말하자면 우울증은 제값의 사랑을 못받았다는 불만이 자기 비하, 혹은 자기 징벌이라는 우회로를 거쳐 대상에 대해 복수를 가하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표현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질병을 매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수를 가하는 것"이 바로 우울, 즉 멜랑콜리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잘난 제 자신이 왜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억울함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대놓고 요구 하는 것 말이다
⁃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