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유월의 강원도는 월정사 가는 길에 맛본 쫄깃하고 차진 햇감자전과, 월정사에서 상원사 가는 길의 때묻지 않은 싱그러운 느낌으로 온다 2 년전 유월, 월정사에 갔었다 그 전에도 몇 번 들렀었기에 낯익은 절집마당에 정겨움을 내려놓고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들여놓은 뒤 처음으로 상원사까지 걸었다. 그 이후 유월만 되면 그 길이 몹시 그립다. 그리움끝에 이번에 다시 찾은 길, 짙어가는 녹음과 사람손을 타지 않은 들꽃들이 호젓한 나그네의 마음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채워주었다.
**지난 번에는 월정사를 둘러본 뒤 차로 상원사까지 갈려고 나섰었다. 얼마안가 차를 가로막는 사람을 만났다. 나무와 숲과 ..자연의 훼손을 막기위해 자동차운행을 자제해달라는 것이다. 처음엔 얼마간 성가심을 느꼈으나..... 그 길을 걷기를 얼마나 잘했던가. 이번에 가니 차는 보이지 않았다.
**상원사 가는 길. 유월의 따끈한 햇볕. 온몸의 불순물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맑은 공기 밀짚모자 눌러쓰고 앞서가는 스님의 거리낌없는 걸음걸이가 세상사 초탈한 그의 마음인 듯!!
**이번에 상원사올라가며 찍은 사진. 이만한 길은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푸근푸근한 흙길,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 싱싱하게 살아있는 숲과 나무, 청정한 공기. 그래서 나도 한그루 청정한 나무가 되어 온전히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도 섶다리에서 한동안 머물며 그 위를 걸어보기도 했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가지, 진흙으로 놓여진 임시다리를 말하는데, 강을 사이에 둔 마을주민들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든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의해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된다고 한다.
**지난번엔 섶다리를 처음보고 얼마나 신기하고 흥미로운지 몇 번이나 다리위를 걸어본 기억이 난다 섶다리는 상원사 가는 길을 아끼고 싶은 이유중의 하나이다.
**욕창치료를 위해 상원사에 들린 세조가 멱을 감기위해 옷을 벗어 걸어놓았던 곳!
**아침 이른 시각이라 한적한 느낌마저 드는 상원사 경내.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름지기 절집이란 중생과 너무 소원한 곳에 자리잡아서도 않되겠지만 너무 가까워서도 안된다. 부처님을 뵈러 가는 길은 조금은 힘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 절집이 불현듯 그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보 제 36호로 지정되어 있는 상원사 동종. 신라 성덕왕때 완성된 종으로 경주에 있는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국보 29호)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오래고 아름다운 종이다. 양각된 비천상이 아름답다.
**상원사는 세조임금과 인연이 깊다. 세상에 나자말자 어미를 잃고 세종의 후궁 손에 자란 불쌍한 조카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등극한 세조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다 야사에 보면 세조의 꿈에 나타난 단종의 생모가 저주를 하며 세조의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 그때부터 세조는 온몸으로 번진 부스럼과 욕창때문에 고생을 했으나 상원사에서 동자로 현신한 문수보살덕분에 피부병을 고쳤다고 한다 그래그런지 상원사에는 세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상원사 전각에 남아있는, 동자로 현신한 문수보살이 세조의 등을 밀어주는 탱화.
**세조를 살린 고양이의 전설을 알려주고 있다
**세조의 목숨을 살렸다고 하는 고양이의 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정사만 둘러보고는 발걸음을 돌린다. 그러나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10킬로미터가량의 전나무우거진 길이 차라리 백미임을..그래서 그 길을 걸어 상원사에 들러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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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늬바람 원문보기 글쓴이: 수선화
첫댓글 조용한 느낌이 정갈하게까지 맘을 편안히 만들어 주네요..잘 보고 갑니다..
서너번 다녀왔는데..다시 가고 싶으네요
이삭님 잘 계시죠 좋은 글 그림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