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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적박발(厚積薄發)
두텁게 쌓아 얇게 편다는 뜻으로, 배움을 두껍게 쌓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아껴서 꺼내 쓴다는 말이다.
厚 : 두터울 후(厂/7)
積 : 쌓을 적(禾/11)
薄 : 엷을 박(艹/13)
發 : 필 발(癶/7)
출전 : 소식(蘇軾) 가설(稼說) 송장호(送張琥)
임종칠(林宗七)이 자신을 경계하는 글을 벽에 써서 붙였다.
汝年雖暮, 汝疾雖沈.
네가 비록 나이 많고 네 병은 깊었어도,
一息尙存, 可惜光陰.
한 가닥 숨 남았다면 세월을 아껴야지.
補過希賢, 用竭汝心.
허물 깁고 성현 배움에 네 마음을 다하여라.
日暮行遠, 汝憂正深.
날 저물고 길은 멀어 네 근심 정히 깊네.
及其厚積薄發, 表裏純如,
두껍게 쌓아 얇게 펴니 겉과 속이 순수하니,
一見可知其爲有道君子也.
한 번 보면 도를 지닌 군자임을 알게 되리.
조두순(趙斗淳)의 둔오임공묘갈명(屯塢林公 墓碣銘)에 나온다.
글 속의 후적박발(厚積薄發)은 쌓아둔 것이 두껍지만 펴는 것은 얇다는 의미로 온축을 쌓되 얇게 저며 한 켜 한 켜 펼친다는 말이다.
소동파가 서울로 떠나는 벗 장호를 전송하며 쓴 가설송장호(稼說送張琥)란 글에 처음 나온다. 소동파는 부자의 농사와 가난한 이의 농사를 비교하는 것으로 글의 서두를 열었다.
부자는 밭의 토양이 좋고, 생활도 여유가 있다. 땅을 놀려가며 농사를 지어 땅의 힘이 살아있다. 제때에 씨를 뿌려 익은 뒤에 거둔다.
가난한 집은 얼마 안 되는 땅에 달린 입은 많아서, 밤낮 식구대로 밭에 달라붙어 김매고 호미질하기 바쁘다. 놀릴 땅이 없는지라 땅의 힘이 쇠하여 소출도 적다. 제때에 파종하기도 어렵고, 주림을 구하기 바빠 익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도 없다.
이어 소동파는 옛 사람을 부잣집에, 지금 사람은 가난한 집에 견줘, 여유롭게 기르고 채워 마침내는 차고 넘치게 되는 옛사람과, 그때그때 써먹기 바빠 온축의 여유가 없는 지금 사람의 공부를 대비했다.
소동파는 '아! 그대는 이를 떠나 배움에 힘쓸진저! 널리 보고 핵심을 간추려 취하고(博觀而約取), 두껍게 쌓아서 얇게 펴는 것(厚積而薄發), 나는 그대에게 여기에서 멈추라고 말해주겠다.'
폭넓게 보고 그 가운데 핵심만을 취해 간직한다. 두껍게 차곡차곡 쌓아두고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아껴서 꺼내 쓴다. 그래야 수용이 무한하고 응대가 자유로워진다.
가난한 집 농사짓듯 하는 공부는 당장에 써먹기 바빠 쌓일 여유가 없다. 허둥지둥 허겁지겁 분답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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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적박발(厚積薄發)
두텁게 쌓아 얇게 편다는 뜻으로, 배움을 두껍게 쌓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아껴서 꺼내 쓴다는 말이다.
이 성어는 소식(蘇軾: 소동파)의 가설(稼說) 송장호(送張琥) 글에 나오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稼說(送張琥) 蘇軾
농사짓는 이야기(장호를 보내며)
소식(蘇軾)
曷嘗觀於富人之稼乎아?
(그대는) 어찌하여 일찍이 부잣집에서 농사짓는 것을 살펴보지 않는가?
其田이 美而多하고 其食이 足而有餘하니, 其田이 美而多면 則可以更休하여 而地力을 得完이요.
그 논밭이 비옥하며 많고 식량은 풍족하고서 남음이 있으니, 그 논밭이 비옥하고 많으면 땅을 쉬게 하면서 농사지을 수 있기에 논밭의 지력을 온전히 할 수 있음이요.
其食이 足而有餘면 則種之에 常不後時하고 而斂之에 常及其熟이라
그 식량이 풍족하고서 남음이 있기에 파종은 항상 때를 놓치지 않으며 거두는 것도 항상 잘 익었을 때에 할 수 있는 것이라.
故로 富人之稼는 常美하여 少秕而多實하고 久藏而不腐하나니라
그러므로 부잣집 농사는 항상 풍성하여 쭉정이는 적고 알곡이 많으며, 오래 보관하여도 썩지 않는 것이라오.
今吾는 十口之家에 而共百畝之田하야 寸寸而取之하고 日夜而望之하여 鋤耰銍 刈가 相尋於其上者는 如魚鱗하야 而地力이 竭矣요 種之는 常不及時하고 而斂之는 常不待其熟하니 此는 豈能復有美稼哉아
지금 나는 열 식구인데 百畝의 땅을 함께 농사지으며 좁디 좁은 땅도 버리지 않고는, 밤낮으로 살피며 매고 베는 것이 그 땅에서 이루어져 물고기 비늘같이 틈이 없기에 지력은 고갈되고, 파종은 늘 때를 맞추지 못하며 수학은 항상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니, 이 어찌 다시 풍성한 농사가 있으리오.
古之人이 其才가 非有以大過今之人也라
옛사람의 재주가 지금 사람들 보다 크게 빼어남이 있었던 것은 아님이라.
其平居에 所以自養而不感輕用하야 以待其成者는 閔閔焉如嬰兒之望長也하야 弱者를 養之하고 以至於剛하며 虛者를 養之하여 以至於充하야 三十而後에 仕하며 五十而後에 爵이라
평소에 스스로 기르고서 감히 함부로 쓰지 않은 까닭에, 그 완성을 기다림이 근심 속에 어린이가 어른 되길 바라는 것과 같아, 약한 것을 길러 강하게 하고 모자란 것을 채우면서, 30세가 되면 벼슬하게 하고 50세가 되면 작녹을 받게 했던 것이라.
信於久屈之中하고 而用於至足之後하며 流於旣溢之餘하고 而發於持滿之末하니 此는 古之人所以大過人이요 而今之君子가 所以不及也니라
오랫동안 굽혔다 펼치고 풍족해진 후에 쓰며, 이미 넘치고 난 나머지를 흐르게 하며 힘껏 활시위를 당기고 나서 화살을 쏘는 것이니, 이것이 옛사람들이 지금 사람 보다 뛰어난 이유요, 오늘날의 군자가 미치지 못하는 까닭이라오.
吾는 少也에 有志於學이러니 不幸而早得하여 與吾子同年하니 吾子之得이 亦不可謂不早也라
내가 젊었을 때에 학문에 뜻을 두었는데, 불행히도 일찍 급제하여 그대와 함께 동기가 되었으니, 그대가 급제한 것을 이르지 않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오.
吾는 今雖欲自以爲不足이나 而衆且妄推之矣라 嗚呼라
내가 지금 비록 부족하다고 하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망령되게 추앙함이니, 오호라!
吾子는 其去此而務學也哉어다
그대는 이곳을 떠나 학문에 힘쓰길 바라오.
博觀而約取하고 厚積而薄發이니 吾告子至於此矣로라
널리 보고서 요점만 취하고 두텁게 쌓아 올리되 드러남이 많지 않아야 하니, 내가 그대에게 하고픈 말은 이것 뿐이라오.
子歸過京師而問焉이면 有曰轍子由者하리니 吾弟也니 其亦以是語之하라
그대가 가는 길에 경사를 지나다 물으면 名은 轍이요 字는 子由가 있음에 내 아우이니, 또한 이 말을 전해 주시오.'
▶️ 厚(두터울 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후)로 이루어졌다. 산이 두텁게 겹쳐 있는 뜻이다. 또 흙을 쌓아 올리거나 제사 음식을 수북히 담는다는 뜻에서 융숭한 마음이라는 뜻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厚자는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厚자는 厂(기슭 엄)자와 曰(가로 왈)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曰자와 子자는 단순한 모양자이기 때문에 뜻은 전달하진 않는다. 厚자의 갑골문을 보면 기슭 아래로 절구통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것은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다.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니 두께가 상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厚자는 절구통의 두께가 매우 두껍다는 의미에서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厚(후)는 ①두텁다, 후하다 ②두터이 하다 ③두껍다 ④짙다 ⑤진(津)하다, 맛있다 ⑥지극하다 ⑦정성스레 대하다 ⑧친하다, 친밀하다 ⑨우대하다 ⑩많다, 많아지다 ⑪크다 ⑫무겁다 ⑬늘리다, 증가시키다 ⑭낫다, 훌륭하다 ⑮두께, 두꺼운 정도 ⑯부(富) ⑰두터이, 매우, 많이, 크게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엷을 박(薄)이다. 용례로는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후하게 대접함 또는 그러한 대접을 후대(厚待), 두터운 심덕이나 덕행을 후덕(厚德), 두텁게 생각해 주는 마음을 후의(厚意), 후한 값을 후가(厚價), 두꺼움과 얇음 또는 많고 넉넉함과 적고 모자람을 후박(厚薄), 후한 이익을 후리(厚利), 두터운 배려를 후려(厚慮), 많은 녹봉을 후록(厚祿), 진한 맛이나 훌륭한 음식을 후미(厚味), 두터운 정의를 후의(厚誼), 넉넉한 급료를 후료(厚料), 두터운 정의에 의하여 용서됨을 후면(厚免), 남의 슬픈 일이나 기쁜 일에 인사의 뜻으로 물건을 많이 부조함을 후문(厚問), 태도가 점잖고 마음씨가 너그러움을 중후(重厚), 빛깔이 진하거나 짙음을 농후(濃厚), 양순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순후(淳厚), 인정이 두터움 또는 친절하고 정중함을 돈후(敦厚),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너그럽고 후함을 관후(寬厚), 부지런하고 온후함을 근후(勤厚), 성품이 온화하고 후덕함을 온후(溫厚), 성실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독후(篤厚), 참으로 두터움을 단후(單厚), 얼음의 두께를 빙후(氷厚), 어질고 후덕함을 인후(仁厚),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라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름을 후안무치(厚顔無恥), 부드럽고 온화하며 성실한 인품이나 시를 짓는 데 기묘하기 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정취가 있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온유돈후(溫柔敦厚),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을 일컫는 말을 온후독실(溫厚篤實), 사랑과 미움과 후함과 박함을 일컫는 말을 애증후박(愛憎厚薄), 덕행이 두텁고 점잖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후덕군자(厚德君子),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등에 쓰인다.
▶️ 積(쌓을 적, 저축 자)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벼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責(책, 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責(책, 적)은 여기에서는 똑같이 생긴 것이 많이 모임을 뜻한다. 禾(화)는 곡식을, 積(적)은 곡식을 거두어 들여 많이 비축하는 일을 뜻하는데, 나중에 곡식에 한하지 않고 물건이 모이다, 쌓이다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積자는 ‘쌓이다’나 ‘저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積자는 禾(벼 화)자와 責(빚 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責자는 가시가 돋친 돈을 뜻하는 글자로 ‘빚’이라는 뜻이 있다. 여기에 禾자가 결합한 積자는 빚이 계속 쌓이고 누적되듯이 볏단이 포개진다는 뜻이었다. 다만 지금의 積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누적되다’나 ‘쌓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積(적, 자)은 (1)곱 (2)적취(積聚) 등의 뜻으로 ①쌓다 ②많다 ③머무르다 ④울적하다 ⑤병이 들다 ⑥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⑦더미 ⑧곱하여 얻은 수 ⑨부피 ⑩넓이 ⑪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⑫병(病)의 이름 ⑬주름 그리고 ⓐ저축(貯蓄)(자) ⓑ모으다(자) ⓒ저축하다(자) ⓓ쌓다(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쌓을 저(儲), 쌓을 온(蘊), 쌓을 저(貯)이다. 용례로는 사물에 대하여 긍정하고 능동적인 것을 적극적(積極的), 쌓여서 막힘을 적체(積滯), 사물에 대하여 그것을 긍정하고 능동적으로 활동함을 적극(積極), 오래 쌓인 폐단을 적폐(積弊), 물건을 쌓아서 보냄을 적출(積出), 물건을 실음을 적재(積載), 착한 일을 여러 번 함을 적선(積善), 돈을 모아 둠 또는 모아 둔 돈을 적금(積金), 여러 해를 적년(積年), 모아서 쌓아 둠을 적립(積立), 공을 쌓음을 적공(積功), 거듭 생기는 좋은 경사를 적경(積慶), 곡식을 쌓아 둠을 적곡(積穀), 오래 걸림을 적구(積久), 포개어 쌓음 또는 포개져 쌓임을 누적(累積), 많이 모이는 일 또는 그것을 축적(蓄積), 일정한 평면이나 구면의 크기를 면적(面積),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점점 불어서 쌓이고 늘어남을 증적(增積), 많이 덮쳐 쌓임을 퇴적(堆積), 모여 쌓이는 것 또는 모아 쌓는 것을 집적(集積), 입체가 차지한 공간 부분의 크기나 부피를 체적(體積), 실제의 용적 또는 면적을 실적(實積),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을 만드는 일을 매적(埋積), 선박에 짐을 싣는 일을 선적(船積),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부피를 용적(容積), 작은 것도 많이 모이면 커진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적진성산(積塵成山), 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된다는 적소성대(積小成大), 한 방울 한 방울의 물이 쌓여 연못이 됨을 적수성연(積水成淵), 원망이 쌓이고 쌓여 노여움이 깊어짐을 적원심로(積怨深怒),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 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됨을 적우침주(積羽沈舟) 등에 쓰인다.
▶️ 薄(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은 ❶형성문자로 簿(박)의 속자(俗字)이다. 엷을 박, 동자기둥 벽, 풀 이름 보(薄)는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가까이 다다른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溥(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풀이 서로 가까이 모여 무더기로 더부룩하게 나다, 가까이 모인다는 뜻에서 '얇다'는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薄자는 '엷다'나 '얇다', '야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薄자는 艹(풀 초)자와 溥(넓을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溥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넓다'나 '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薄자는 이렇게 모종을 심는 모습을 그린 溥자에 艹자를 더한 것으로 '풀이 떼 지어 자라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에 '얇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薄(박)은 ①엷다, 얇다 ②적다 ③야박(野薄)하다 ④싱겁다 ⑤맛없다 ⑥깔보다, 업신여기다 ⑦척박(瘠薄)하다 ⑧가까워지다 ⑨숲 ⑩대그릇(대로 만든 그릇) 그리고 ⓐ동자기둥(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벽) ⓑ두공(枓栱: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차례로 짜올린 구조)(벽) 그리고 ㉠풀의 이름(보) ㉡박하(薄荷: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얕을 천(淺),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이다. 용례로는 대나 갈대 따위로 만든 그릇을 박기(薄器), 적은 이익을 박리(薄利), 복이 없고 사나운 팔자를 박명(薄命), 많지 않은 봉급을 박봉(薄俸), 메마른 땅을 박토(薄土), 불친절한 대우를 박대(薄待), 얇은 심덕이나 적은 덕행을 박덕(薄德), 상냥하고 아담한 자태를 박미(薄媚), 적디 적음을 박소(薄少), 적은 수확을 박수(薄收), 됨됨이가 변변하지 못하고 아주 나쁨을 박악(薄惡), 굳세지 못하고 여림을 박약(薄弱), 변변하지 못한 재주를 박재(薄才), 인정이 적음을 박정(薄情), 어린 마음과 뜻을 박지(薄志), 아내에게 몹시 인정없이 굶을 박처(薄妻), 보잘 것 없는 학식을 박학(薄學), 볼품없는 예물이란 뜻으로 사례로 주는 약간의 돈이나 물품을 박례(薄禮), 적은 녹봉이라는 뜻으로 불행을 이르는 말을 박록(薄祿),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팔아 이문을 올림을 이르는 말을 박리다매(薄利多賣), 아주 자질구례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물을 이르는 말을 박물세고(薄物細故), 엷은 얼음을 밟듯이 세상의 처세에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리(薄氷如履),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태로움을 이르는 말을 박빙여림(薄氷如臨), 더할 수 없이 박함을 이르는 말을 박지우박(薄之又薄), 메마른 밭과 논을 이르는 말을 박전박답(薄田薄畓), 맛이 변변하지 못한 술과 산나물이란 뜻으로 자기가 내는 술과 안주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박주산채(薄酒山菜) 등에 쓰인다.
▶️ 發(필 발)은 ❶형성문자로 発(발)의 본자(本字), 发(발)은 간자(簡字), 彂(발)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필발머리(癶; 걷다, 가다)部와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 殳(몽둥이 수)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필발머리(癶)部는 발을 좌우(左右)로 벌리다에서 벌리는 일, 弓(궁)과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 殳(수)는 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癹(짓밟을 발)은 나중에 풀을 밟아 죽이는 것이라고 일컬어지지만, 본디는 물건을 치거나 튀기거나 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發자는 ‘피다’나 ‘쏘다’, ‘드러나다’, ‘밝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發자는 癶(등질 발)자와 弓(활 궁)자, 殳(창 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發자의 갑골문을 보면 癶자와 又(또 우)자, 矢(화살 시)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도망가는 사람을 향해 화살을 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發자의 본래 의미는 ‘쏘다’나 ‘발사하다’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矢자가 弓자로 바뀌었고, 소전에서는 又자가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의 殳자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금의 發자는 활과 몽둥이를 들고 누군가를 뒤쫓아 가는 모습이 되었다. 發자는 본래 화살을 쏜다는 뜻이었지만 누군가를 추격하기 위해 발자국을 따라가는 모습에서 ‘나타나다’, ‘들추다’, ‘밝히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發(발)은 (1)차, 배, 비행기 따위의 출발을 나타내는 접미어 (2)지명(地名)이나 날짜를 나타내는 명사(名詞) 다음에 쓰이어 전신(電信), 전화(電話) 등의 발신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피다 ②쏘다 ③일어나다 ④떠나다 ⑤나타나다 ⑥드러내다 ⑦밝히다 ⑧들추다 ⑨계발하다 ⑩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⑪빠른 발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쏠 사(射), 펼 전(展), 세울 건(建), 창성할 창(昌), 우거질 번(蕃), 성할 성(盛), 설 립/입(立), 세울 수(竪), 일어날 기(起), 일 흥(興),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붙을 착(着)이다. 용례로는 법령을 공포하거나 명령을 내림을 발령(發令), 증서나 영장 따위를 발행하는 것을 발부(發付), 소식이나 우편이나 전신 등을 보내는 것을 발신(發信), 채권이나 승차권 따위를 발행함을 발권(發券), 움직이기 시작함을 발동(發動), 마음과 힘을 떨쳐 일으킴을 발분(發奮), 총포나 활 따위를 쏨을 발사(發射), 한 상태로부터 더 잘 되고 좋아지는 상태로 일이 옮아가는 과정을 발전(發展), 어떤 일을 생각해 내는 것 또는 그 생각을 발상(發想), 무슨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냄을 발심(發心), 의견을 내놓음이나 무엇을 생각해 냄을 발의(發意), 땅 속에 묻힌 물건을 파냄을 발굴(發掘), 미개지를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개발(開發), 숨겨진 물건을 들추어 냄을 적발(摘發), 길을 떠남 또는 일을 시작하여 나감을 출발(出發), 일이 자주 일어남을 빈발(頻發), 불이 일어나며 갑작스럽게 터짐을 폭발(爆發), 범죄 사실을 신고하여 처벌을 요구하는 행위를 고발(告發), 액체나 고체가 그 표면에서 기화함을 증발(蒸發), 정당하지 못한 일이나 숨기고 있는 일을 들추어 냄을 발간적복(發奸摘伏), 죄나 잘못 따위가 없음을 말하여 밝힐 길이 없음을 발명무로(發明無路), 장차 운이 트일 땅이라는 뜻으로 좋은 묏자리를 이르는 말로 발복지지(發福之地), 강성해지기 위하여 분발하다는 뜻으로 개인이나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하여 분발하는 것을 발분도강(發憤圖强), 일을 이루려고 끼니조차 잊고 분발 노력함을 발분망식(發憤忘食), 사냥개를 풀어 짐승이 있는 곳을 가리켜 잡게 한다는 발종지시(發踪指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