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29-3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29 비유 하나를 말씀하셨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30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31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3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33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사람은 왜 결단력을 잃고 우유부단해지는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덴마크 왕자 햄릿은 사고에 대한 집착과 성찰이 만성적인 우유부단과 결국 비극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햄릿의 삼촌 클라우디우스에 의해 자신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복수를 요구하는 아버지의 유령을 만난 후,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의 철학적 성격은 삶과 죽음, 정의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모든 상황을 과도하게 분석합니다.
햄릿은 신속히 행동하기는커녕 유령의 진위 여부와 복수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에 시달려 지체합니다. 그는 클라우디우스가 기도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를 죽이는 것을 자제하고 그러한 행위가 클라우디우스를 저주보다는 천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자기 우유부단함을 합리화합니다. 햄릿의 끊임없는 망설임으로 인해 클라우디우스는 의심을 하고 햄릿에 대한 음모를 꾸미게 만듭니다. 그의 지나친 생각은 폴로니우스를 충동적으로 살해하고 그를 클라우디우스로 착각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며, 이는 폴로니우스의 딸 오필리아와 궁극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련의 사건을 촉발합니다. 그의 지나친 사색은 그를 고립시키고,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며, 결국 덴마크 궁정이 붕괴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햄릿과 같이 고민만 하다가 결국 인생을 우유부단하게 망치고 만 사례는 많습니다. 우유부단함은 생각을 많이 한 결과이고 이는 겸손과 신중함 때문이기보다는 자기 생각을 믿는 교만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 대표적이고 역사적인 인물이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입니다. 그는 자신을 철학자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우물쭈물하다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암살에 참여하게 되고, 우물쭈물 하다가 안토니우스가 성장할 기회를 주어 결국 자살에 이릅니다.
지나친 생각은 오류를 낫습니다. 어떤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거저 주고 그것 중 일부를 기부하고 싶은 사람은 기부하라고 했습니다. 바로 기부한 사람의 기부 양이 많을까요, 아니면 오래 생각한 사람들이 기부를 많이 했을까요?
연구자들은 직관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개인이 더 관대하고 더 많은 금액을 기부하거나 공동 기금에 더 많이 기부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대조적으로, 숙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주어진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덜 이바지했습니다.
생각은 자아와의 대화입니다. 뱀과 대화해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증가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만 증가합니다. 그러니 이웃을 사랑하고 싶거든 생각을 최대한 멈추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예수님은 무언가 결정할 때 ‘자연’을 보라고 합니다. 자연의 무엇을 보라는 말씀일까요? ‘법칙’입니다. 자연엔 법칙이 있습니다. 내가 결정하려는 것이 자연의 법칙과 일치하는가를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햄릿형과 반대되는 형이 돈키호테형입니다. 돈키호테는 자신에게서 해답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는 책을 읽고 해답을 찾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실제적인 유형의 사람이 14세기 스코틀랜드 왕 로버트 브루스 덤펌린입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스코틀랜드를 영국의 통치로부터 해방하려는 노력에서 여러 번의 패배를 겪은 후 로버트 브루스(Robert the Bruce)는 낙담하여 숨어 지내게 되었습니다. 동굴에서 피난처를 찾으면서 그는 삶을 포기할 생각을 했습니다.
동굴에 있는 동안 그는 거미줄을 돌리려고 하는 거미를 관찰했습니다. 거미는 거미줄이 계속 부러지고 떨어지면서 반복적인 실패에 직면했습니다. 거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거미줄을 완성하는 데 성공할 때까지 계속해서 시도했습니다. 거미의 결단력과 인내에 영감을 받은 로버트 브루스(Robert the Bruce)는 그의 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새로운 동기에 용기를 얻은 그는 군대를 모아 결국 영국군에 맞서 승리를 거두며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확보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 가장 영향을 준 책이 ‘꽃들에게 희망을’이였습니다. 애벌레는 나비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납니다. 그러나 고치를 만드는 모험을 하지 않으면 나비로 태어날 수 없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도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자연이 알려주는 것입니다. 자연의 법칙에서 배우고 결정한 삶을 저는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결국 자신을 믿는 이들은 우유부단해지고 하느님의 뜻을 외부에서 찾는 이들은 결단력 있는 존재가 됨을 알았습니다. 자연과 책, 그리스도의 모범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틀리지 않습니다. 진리가 어렵다고 하지만, 실상 진리는 나뭇가지에도 있습니다.
항상 해답을 자연과 성경, 교회와 모든 법의 원천인 그리스도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오류에서 자유롭고, 결단력 있게 행동하여 우물쭈물하다 멸망하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해답을 찾는 일은 자기를 믿지 않는 겸손의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