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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 1121호 (09/11/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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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U자 걷기 (제4구간) 후기
-11월 5일 (네째 날)-
11월 5일, 목요일, 맑음
우리가 묵은 '바다 모텔'은 객실에서 창문의 커튼만 열면 일출을 볼 수도 있는 동해 바다를 향한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숙소 바로 밑에 있는 '뚱보회집'으로 내려가 미리 부탁한 쇠고기 무국으로 조반을 들었습니다.
오전 8시, 숙소의 주차장에 둘러서서 박찬도 님의 지도로 맨손체조를 했습니다.
이날은 경주시 양남면에서 울산광역시 남구까지 24km를 걷는 날입니다.
숙소에서 조금 걸으니 고속도로처럼 확장된 31번 신국도가 바로 나왔고 이 국도의 갓길로 가다가 우회전해서 31번 2차선 구 도로를 이용해서 울산을 향해 접근했습니다.
이 도로는 '무룡산'을 넘어가는 고갯길이며 이날 점심식사를 하게 될 울산의 '동해농장 식당'까지는 숙소에서 약 15km 정도의 거리입니다.
거의 모든 자동차는 터널을 뚫어 직선화된 4차선 신 국도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 날 통과할 옛날 도로에는 차량 왕래가 거의 없어 걷기에는 그만이었지만, 산기슭을 타고 구불구불 우회하기 때문에 거리는 자연히 멀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자동차가 속도를 내며 빈번하게 왕래하고 터널도 있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걷는 것 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걷기에 편한 이 길을 우리는 선택했던 것입니다.
처음으로 한나절 내내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내륙의 산골 길을 한적하게 걷게 되었습니다.
현장 답사팀의 3반은 이 길을 마음에 들어하며 '제3반의 평화의 길'이라고 이미 명명한 바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전주에서 참가한 김균순님은 휴식 시간에 노인학대 방지 상담 전화번호(전국공통 EM효소의 효과을 설명하는 강사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였습니다.
김균순님은 노인학대방지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해서 이를 계몽하는 연극배우로 순회공연도 하고 있으며 환경지킴이 봉사도 전개하는 등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는 분입니다.
북쪽은 단풍이 한창 때를 지나 이제 거의 낙엽이 쌓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날 우리가 걸은 이 무룡산(해발260m) 계곡의 나무들은 아직도
파랗게 생생하고 어쩌다 군데군데 약간 노르스름하거나 붉으스레한 애매한 색깔의 반점을 찍어 놓고 있었습니다.
산에 활엽수나 단풍나무가 별로 없었고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많아서인 듯 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한가롭게 잘 걸어가다가 중간 중간에서 쉬면서 울산 쪽으로 조금씩 이동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젊은이들이 가끔 눈에 띄었고 그들은 모두 달리면서 우리 늙은이들을 향해 큰소리로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지나갔습니다.
이날 우리가 지나간 지역에는 '정자동' '정자고개' '가운데 고개' 등과 같은 지명 표지판이 보여 이를 되뇌이며 웃는 회원님들이 많았습니다.
오후 12시경에 고갯길을 넘어 내리막 길로 접어들었고, 그 내리막길이 끝나고 다시 직선 4차선 신 국도와 합류되기 직전에 '동해농장 식당'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 식당은 멧돼지 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27년 전통의 식당이었는데 울산에서는 꽤 유명한 식당으로서 아담한 한식 기와집이 고풍스러웠습니다.
우리가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이영균, 김영신 님을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국은행 울산 광역시 본부의 염부권 본부장 님 일행이었습니다.
그들은 한국은행 옛 직장 선배인 이영균, 김영신 님을 반갑게 맞이했고 우리일행 전체에게도 환영의 뜻을 표했을 뿐만아니라 발렌타인 위스키를 두 병이나 선물로 들고 왔습니다.
바쁜 틈을 내어 이곳까지 찾아와 위로해주고 값비싼 선물까지 전달해주신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겉보기에도 평범한 식당은 아닌 집처럼 보였지만 실속도 있고 맛도 일품인 아주 좋은 식당이었습니다.
이날 건배는 발렌타인 칵테일을 한 잔씩 들고 이영균 4반 반장님이 제의하였습니다.
멧돼지 떡갈비가 입 안에서 살살 녹으며 맛이 좋아서 회원님들은 모두 만족스런 점심식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68세의 식당 주인 할머니는 피부도 곱고 50대로 보일 정도로 젊게 보였는데 멧돼지 고기를 많이 들어서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음식 맛이 좋아서인지 주인 할머니는 회원님들의 관심과 인기를 독차지하였습니다.
관심이 많기는 식당 주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을 붙들고 어떻게 이렇게 먼 길을 노인들이 걸을 수 있는가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나타냈습니다.
이제 이날 밤 묵을 숙소까지는 약 9km정도만 남겨두고 있었기 떄문에 오후 일정이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고 느긋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울산 광역시내의 도심 한 가운데를 관통해야 합니다.
울산시내를 흐르는 태화강까지는 넓은 도로의 인도를 따라서 걸었고 태화강의 명천교를 건너서 바로 동해남부선의 울산역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역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 역 광장에서 울산역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후 잠시 휴식했습니다.
울산시에는 이 울산역을 중심으로 좌우로 모텔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리와 시간이 맞지 않아 그 모텔촌에서 숙박할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서 시내 중심가를 관통해 훨씬 남쪽으로 내려가서 다음 날 부산 광역시 기장군 쪽으로 이동하기 편리한 지역에서 숙박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장 답사 시 울산시내를 몇 번이나 오르내리며 이러한 조건에 일맞은 숙소를 구한 것이 바로 남구에 있는 '해인모텔'이었습니다.
그 숙소도 우리가 발견한 것이 아니라 울산 남구청에 찾아가 위생과의 숙박 담당 직원에게 조건을 제시하고 협조를 구해서 어렵게 찾아 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어렵게 찾아낸 그 해인모텔이 우리의 숙박을 조금도 반기지 않고 우리가 요구하는 객실을 제공하기를 꺼린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지난번 제3반 답사팀은 귀중한 하루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여기서 거의 보내며 애를 태웠던 골치 아픈 동네가 바로 이 울산이었습니다.
우리는 천천히 체크인 하기를 원하는 숙소 측의 바램에 따라 먼저 목욕을 한후에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울산시내를 걸어가며 시민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울산에서 시설이 좋은 사우나가 마침 숙소 근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곳으로 부지런히 향했습니다.
'울산 ubc 사우나'는 소문대로 괜찮은 목욕탕 이었습니다. 도보 여행자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는 사우나는 언제나 회원들이 좋아하는 오아시스였습니다.
사우나를 마치고 산뜻한 기분으로 바로 인근의 저녁식사 식당인 '광천 막국수' 집으로 향했습니다.
식당에는 고마운 손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윤종영, 이흥주 고문님의 인천고 동기생인이대용 님, 김균순 회원 님의 조카인 김용두 님, 그리고 허필수 회장님을 찾아온 중앙교육 울산 총판 서점 이석원 사장 님과 양산 총판서점 김영철 사장님 등이었습니다.
윤, 이 고문님의 친구 이대용 님(정 한국일보 울산 지사장)은 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우리에게 베풀어주셨고,
김용두 님(전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장)은 감귤 한상자와 고급 위스키 선물을 가져왔으며,
중앙교육 울산 총판과 양산 총판의 두 분께서는 다음날 아침 식사대를 미리 지불하시고 사과 한 상자, 감귤 한 상자, 양갱과 캔맥주 등 간식과 음료를 푸짐하게 숙소에 넣어주고 가셨습니다.
지금까지의 U자 걷기역사 상 유례가 없는 대량 선물 복이 울산에서 한꺼번에 터지게 된 것입니다.
윤종영, 이흥주 고문님, 김균순 회원님, 허필수 회장님 세 분께 우리는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저녁식사는 양푼 동태찌게였는데 그 맛이 아주 일품이어서 모두들 맛있게 먹었습니다.
건배는 이날 저녁식사를 베푸신 이대용 님께서 제의해주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인접해 있는 해인 모텔로 갔습니다.
말썽 많았던 객실은 김영신 재무가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우리가 필요한 수 만큼 모두 확보해 놓아 아무 문제 없이 2인 1실 원칙을 그대로 지속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러나 이날 밤 숙소에서 기어코 문제가 생겼습니다.
객실 배정에 불편과 불만을 느낀 두 분 회원님이 담당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객실 배정자 상호간의 양해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객실을 교체하는 일이 생겨 영문을 모르는 저로서는 매우 난처하고 힘든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네 번의 U자 걷기를 해오던 중 한번도 없었던 매우 불편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임의 특별한 친화력과 이해와 양보의 미덕은 이러한 불편한 관계도 바로 봄 눈처럼 잘 녹여버려서 전보다 더 편안한 관계로 신속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정말로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다 더 철저한 오리엔테이션과 친절하고 자상한 안내, 그리고 더욱 세밀한 상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대표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했습니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았고, 탈도 많았고 선물 복도 많았던 울산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갔습니다.
하늘은 언제나 시련과 행복을 함께 주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이나 나쁜 것 어느 한 쪽만을 몰아서 주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울산에서는 고맙고 기쁜 일도 있었지만 좀 힘든 일도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내일부터는 제발 즐거운 일만 있기를 기원하며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글 : 함수곤, 사진 : 이창조> |
첫댓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함은 행복이라 하겠지요. ^^
피곤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표정들이 밝아 보기에 좋았습니다.그러나 너무 무리는 하지 마셔요.
겨울이 다가 오는군요. 건강하시기 바람니다.울산에서 큰조카 드림
찬미예수님 !!!존경하올 교장 선생님?께
12월이 내일인데 봄비처럼 보슬비가 내리고 있어요.
보내 주신 걷기 사진과 글 아에서 선생님의 음성을 듣고 있참으로 젊게 사시는 분들의 거사를 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어요.울산에는 저의 조카도 살고 있어서 참 흥미로왔지요.
항상 건강하셔서 봉사와 취미와 활력을 잃지 마시기를 바래요.
대림시기를 더욱 보람있게 , 거룩하게 보내시기 기사랑의 마음을 모아 ....... 마지아 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