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사람에 대한, 인생에 대한 학문이다. _217쪽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학문이고 타인을 엿보게 하는 학문이다. _217쪽
문학의 문장들은 딱딱한 머리를 몰랑몰랑하게 만져 준다. _217쪽
나는 문학 읽기보다 정보가 담긴 글들을 선호한다. 스토리가 읽는 몰랑몰랑한 글보다 사색하게 만드는 글을 좋아한다. 의도적으로 문학 책을 읽으려고 목표량을 정해 놓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지 않는다. 한겨레출판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하니포터라는 서평단 모집을 일부러라도 신청한 이유는 문학 책을 읽기 위함이다.
문학이 가져다주는 힘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사람을 보는 눈을 폭넓게 해 준다. 대인 관계를 어려워하는 요즘은 더욱 문학 책 읽기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진다. 작가에 의해 가공된 인물과 사건, 배경이긴 하지만 결국은 사람 세상을 표현한 것이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상과 타인을 알아가게 해 주는 가교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봄>이라는 책도 사람에 대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타인을 엿보게 한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 성인 세대와 자녀 세대 간의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에 대한 이견, 기존의 가정에 대한 변화의 불가피성,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학문의 변동 등을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자녀가 성소수자로 커밍아웃을 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 소설에서는 담담하게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그 자녀를 이해하려는 부모 세대의 생각들을 꼼꼼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족들 대화에서 정치 분야는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할 정도로 갈등과 대립이 유발될 수 있는 소재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정도 예외가 없다. 정치가 부자간의 관계를 대립하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각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고유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조정된다.
현실 정치는 늘 뜨거운 감자다. 반면 독일의 작은 보이텔스바흐라는 곳에서 좌우의 지식인들이 모여 일종의 정치 에티켓을 논의하고 협약을 이끌어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보이텔스바흐협약'이다. 협약의 주된 내용은 이렇다.
정치교육에서 주입식 금지, 논쟁적 사안은 서로 다른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기 _ 2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