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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회원 된 기념으로 갑상선 진단부터 수술까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날짜, 비용을 같이 적겠습니다. 궁금하실까봐...
참고로 저는 만 47세 여자.
1. 2011. 11. 12 건강검진
건강검진 중 갑상선암임을 우연히 알게된 친구의 권유 및 강요로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에서
기본+몇 가지 검사 받음. 갑상선 초음파시 내가 보기에도 예쁘지 않은 모양의 혹 보임. 약간 걱정되었음.
비용: 296,410원 + 선택한 검사에 따라 추가. 갑상선초음파는 43,380원 추가됨
2. 2011. 11. 17 건강검진 결과 듣기, 서울성모병원 내과 방문
전화로 결과를 물어보니 갑상선암 검사가 필요하다 하여, 일단 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전화예약을 한 후
건강관리협회에 가서 결과서류, 진료의뢰서, CD 받음 (전화로 미리 CD 신청하였기에 금방 받음).
평소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등 다른 과도 다니고 있기에, 같은 병원에서 진료하면
과거 수술 및 기타 기록이 모두 있으므로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서울성모병원으로 직행한 것임.
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특진 아닌 일반의와 상의. CD 로 살펴본 후 두 개 혹 세침검사 권유.
비용: 진찰료 (초진료) 16,600원, 검사예약비용 421,830원
3. 2011. 11. 18 세침검사
서울성모병원 초음파실에서 세침검사 실시.
초음파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암으로 보이는 게 세 개라며 세 군데서 조직 추출.
주사기로 목을 찌르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위협적이고 아팠음.
비용: 예약한 것보다 하나 더 조직 추출했으므로 추가비용 88,467원 + 결과 듣기 위한 진찰예약 12,870원
4. 2011. 11. 25 세침검사 결과 확인
내분비과에서 지난번과 다른 일반의 만남. 세 개 모두 암이며 전절제 하여아 한다 함.
각오를 하고 가서 들었기에 별로 놀래지 않았음. 하지만 무슨 종류인지 - 유두암인지 아닌지 깜빡하고 묻지 못함.
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님 쪽으로 예약 하고 돌아옴.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날짜가 12월 3일이라 함.
5. 2011. 12. 3 외과 배자성 교수 면담
교수님 만나자 마자 암의 종류 여쭈어 봄. 유두암이라 하심. 휴~ 그래도 안심.
수술 언제 하면 좋겠냐고 하셔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함. 12월 23일로 잡아주심.
수술 전 검사 하라고 함. 아침을 먹고 가서 CT 못 찍는다 함. 아침 안 먹고 갔으면 12월 5일 다시 안와도 좋을 것을...
<<참고! - 세침검사 후 의사선생님 만날 때 수술전 검사 중 CT 촬영을 당일에 하기 위해 아침 굶고 오면 편리 >>
중증환자 등록 (병원 수납창구에서 처리해줌) 완료. 비용지불 후 CT 및 이비인후과 음성검사 예약 (검사예약 창구)
원무과에서 입원신청서 받음. 2인실 신청. 신청서 잘 작성하여 입원날 가져오라 함.
비용: 수술전 검사비용 255,460 (중증환자 등록된 이 날부터 의료보험 되는 의료비의 본인부담금은 5%만 냄)
6. 2011. 12. 5
수술 전 검사 - 혈액, 소변, 심전도, x-ray, CT, 음성검사 (녹음 및 성대 촬영)
7. 2011. 12. 22 ~ 12. 26 (4박5일, 2인실) 입원
12월 22일 입원 - 오전에 16층 원무직원에게 전화 받음.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16층으로 오라고 안내 받음.
세면도구, 슬리퍼, 노트북, 과일, 과도, 접시, 컵, 크리넥스, 물티슈, 각종 전기 코드 갖고 입원.
준비물 완벽했음! 병원에서 나온 저녁 먹고, 가져간 과일로 마무리. 밤 12시부터 금식 하라 함.
키, 몸무게 재고, 간호사의 신상 조사. 신생아처럼 이름표 띠를 팔목에 두름.
주사, 투약, 이동시 본인 확인을 매우 철저히 함. 본인에게 이름 묻고 이름표로 확인하고...
그간 성모병원에 왔던 기록 모두 보면서 각각의 증상에 대한 현재의 상태 조사.
항생주사와 항생제 알약, CT 조영제 등에 알러지 있음 알려드림.
노트북에서 병원 내 네트워크가 잡히긴 하나 보안장치가 있어 접속하지 못함.
스마트폰 A/P 세팅을 해왔기에 스마트폰에 무선연결하여 인터넷 사용.
2인실 좋지만, 5인실도 구경해보니 넓고 좋음.
참고로 서울성모병원 병실료 안내표를 여기에...
12월 23일 - 7시쯤 배자성 교수님 오셨다 가심. 샤워 하고 수술복 입음.
수녀님과 간호사님이 수술전 기도 해주심. 어찌나 고맙던지..
간호사님이 수액 연결을 위해 내 손목 핏줄에 바늘을 꼽으려다 핏줄이 잘 안보여 실패...
'정맥주사간호사'라는 명찰을 달고 나타나신 간호사님이 단칼에 그 긴 바늘을 내 손등에 꼽으심.
12시 반 환자이동용 침대에 실려 5층 수술실 도착. 수술실 간호사의 확인 절차 거침.
15분 정도 기다린 후 수술실 3번으로 이동. 성모병원 옛 건물 수술실과 비교하면 완전 7성급 수술실.
미국 의학 드라마에서 보던 세련된 시설을 보고 참 좋다는 생각이 듬. 참, 참, 참 좋음.
환자도 좋지만 의사선생님들도 완전 세련된 수술실에서 수술 하실 맛 나실 듯.
3번 방 5 명 정도의 남.녀 간호사들 있었고 친절한 설명과 함께 팔 묶어 줌.
신체 상태 모니터를 위한 혈압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등 부착.
수액 줄 통해 마취약 투여. 시계 보니 1시. 팔에 찡하는 느낌, 머리가 서서히 어지러워짐..
깨어나니 회복실, 잠들지 말라고 자꾸 깨움. 아프다 하니 진통제 투여. 어디가 어떻게 아팠는지는
잘 모름. 하여간 아파서 아프다 하는데 힘이 없는지 모기 목소리처럼 나옴.
수술실이나 회복실로 갈 때 보호자에게 문자를 해주는데, 2시 반 쯤 회복실로 갔다는 문자 받았다 함.
4시, 입원실로 돌아옴. 나쁜 피(? 찌꺼기?)를 뽑기 위한 배액관 끼워 놓았음.
8시까지 금식. 목이 너무 마름. 간호사님이 준 의료용 거즈에 물 묻혀 입술에 대고 있음.
8시에 물 마셔보고 사래 들리지 않음 음식 먹어도 된다 함. 저녁 때 받아 놓았던 죽 먹으려 시도.
기도삽관땜에 부은 목이 아파 세 숟갈 먹고 포기. 누웠다 혼자 일어나는 게 가능.
다른 사람 이야기 들을 때는 이틀 정도 목도 못 움직이고 부축 받아 일어난다던데.. 나만 폭풍 회복?
수술 한 것 맞나? 하고 엉뚱한 생각함. 조금 살만해지니까 별 생각을 다 함.
거울 보고 6센티 정도 칼자국 확인. 꿰메지 않고 투명 본드로 붙여 놓음.
인터넷에서 의료용 본드를 찾아보니 더마본드라는 상품이 있음.
꿰메거나 스테이플링 아닌 본딩 - 참 좋은 마감을 해주심에 감사.
혹시 팔저림이 있는지 간호사님이 계속 물어봄. 저리지 않았음.
12월 24일 - 어제보다 훨씬 나아짐. 배자성 교수님이 새벽에 오셔서 수술 잘 했다며 친절히 말씀해주심.
아침에 죽 한 그릇 뚝딱. 밥으로 바꾸는 신청하는 걸 잊어 점심에도 죽.
저녁에 밥을 보니 흰밥. 평소 잡곡밥을 먹는 나로서는 쌀밥이 너무 달게 느껴짐.
내일부터 잡곡밥 달라고 신청.
옆에 계신 분은 오늘 퇴원하시고, 몸 상태가 혼자 있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24시간 같이 있어준 언니를
집으로 돌려 보내고 혼자 크리스마스 이브 지냄. 아~ 자유로움!
놀라운 회복력으로 옆으로 돌아 눕는 것도 가능. 손등이 어리어리 아픔.
저린 게 아니고 몸살 많이 났을 때 살이 아픈 느낌이 좀 더 심하게.. 칼슘수치 약간 떨어졌다 함.
12월 25일 - 어제보다도 더더욱 좋아짐. 수술한 것 같지 않게 멀쩡. 잘 때 말고는 누워있은 적 없음.
26일 퇴원하라 함. 새벽 4시마다 피 빼서 검사하는데 칼슘수치 정상되었다 함.
24일 일시적으로 떨어졌다 정상 된 것임.
12월 26일 - 퇴원! 퇴원 전 교육 및 퇴원 약 받음. 퇴원 약을 주면서 훌륭한 복약설명서도 같이 주심.
퇴원 직전 배액관 뽑음. 몸 속으로 15 센티 정도 관이 들어가 있었네~ 뽑을 때 아프지 않음.
비용: 입원비 3,095,420원, 12월30일 외과 배자성 교수님 외래 예약 + 이비인후과 예약 28,340원
퇴원 직전 감상선암 전문간호사의 퇴원 후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을 받음. 설명하면서 같이 준 안내서.
수술 후 경험담은 여기서부터 추가.
8. 12월 30일 - 혈액검사 후 배자성 교수님 만나 떼어낸 암 조직결과 검사에 대해 설명 들음.
예정대로 양쪽을 모두 절제 하였고, 같이 제거된 16 개 림프절 중 1 개에 전이됨.
신지로이드 40 일분 처방과 시카케어 받음. 2월 3일 외래 예약, 일주일 전인 1월 27일 혈액검사 필요하다 함.
이비인후과 선동일 교수님 만나 성대 내시경 함. 1월 27일 음성검사와 외래 예약.
보험회사 제출용 각종 서류 발급 받음.
비용: 외과 116,680원 (오늘 받은 시카케어 및 1/27 혈액검사 + 2/3 외래)
이비인후과 76,470 (1/27 음성검사 및 외래)
9. 2012년 1월 2일 - 핵의학과 방문, 일반의사 선생님 만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대한 설명 듣고 스케쥴 잡음.
12월 30일 배자성 교수 면담 후, 오후에 핵의학과 갈 수도 있었으나,
선약이 있어 1월 2일 다시 오기로 한 것이었음.
수술 후 첫 외래 때는 오전/오후 모두 병원 일을 보겠다고 생각하고 오면 편할 것임.
매주 화, 수요일 오후 1시마다 저요오드식 설명회가 있으니 3월 17일 이전에 들으라 함.
대강의 스케쥴은 다음과 같음.
3/7 씬지로이드 중지, 테트로닌 시작 (테트로닌 오늘 처방받아 구매)
3/21 테트로닌 중지, 저요오드식 시작
4/4 6시간 금식 후 채혈, x-ray, 심전도 후
10:00 핵의학과에서 검사를 위한 약물 (소량의 방사능) 투여
4/5 오후 3시 스캔
4/12 입원, 약물투여
4/14 퇴원
4/17 스캔
오늘 내야 하는 비용 408,002원 => 5%인 20,400원
(중증환자 혜택에 대한 고마움 다시 느낌.
이렇게 좋은 국민보험을 없애고 미국처럼 민간, 개별보험 시스템으로 가자는 일부 움직임에 절대 반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에 대한 설명 및 동의서 사본을 참고로 여기에 올림.
동그라미 치고, 줄 친 것은 의사선생님이 설명하면서 하신 것...
10. 1월 3일 -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후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친구 돌미나리를 통해 같은 요양병원 병실을
일찌감치 예약 함. 예약 없이 그냥 병원에 오셨다가 병실이 없어 모텔등 다른 곳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다 하는 소리를 들으니 꼭 미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별다른 갈등 없이 친구의
추천대로 같은 병원 예약.
상처에 처치했던 의료용 본드는 수술 후 2~3 주 안에 자연스럽게 다 제거되기 때문에 일부러 잡아 떼지
말고 자유롭게 샤워 해도 좋고, 다 떨어져 나간 다음 시카케어 사용라하라고 했음.
어젯밤 만져보니 본드가 다 떨어져 나가고 살만 만져짐. 드디어 시카케어 사용 시작.
11. 1월 27일 - 혈액검사
음성검사 + 이비인후과 선동일 교수님 외래. 이비인후과 약 1달 더 받음.
12. 2월 3일 - 배자성 교수님 외래. 1주 전 했던 혈액검사 결과를 보시고 신지 양이 약간 부족하다며 처방에 반영.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스케쥴 확인하고, 4월 말 다시 보자고 하심.
요즘 주위에서 밀려드는 온갖 시술과 건강식품에 대한 권유를 뿌리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질문.
나: 선생님... 그럼 저... 다른 건 할 것 없나요?
교수님: 예. 교육 잘 받으시고 스케쥴대로 하심 됩니다. 식사 잘 하시고요.
나: 주위에서 온갖 권유가 들어옵니다. 일종의 유혹이죠... 비타민 주사라든지...
교수님: 식사 잘 하시고 약 잘 드시면 됩니다. 다른 건 다 사족이죠. 하지 마세요.
나: 아, 예. 고맙습니다.
비타민 주사를 비롯하여 온갖 희안한 시술,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갖가지 건강식품들...
하나같이 가격은 엄청나다. 불안한 환자들의 마음을 이용한 돈 벌기 아닐까?
물론 이런 걸 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고 플라시보 효과든 뭐든 건강해지기까지 할 수 있다면
개인의 선택에 따라 시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아무도 못말리는 일. 소신껏 하면 됨.
나의 소신 -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면 공부 잘 할 수 있음. 회사에서도 훌륭한 멘토 말씀
잘 듣고 따르면 우수사원 될 수 있음. 병원에서도 딴 짓 말고 교수님이 이끄는대로 따라 가면 착한 환자,
우등생 환자 될 수 있음.
13. 3월 17일 - 3월 16일까지 먹던 신지로이드 대신 테트로닌을 먹기 시작.
서울성모병원에서 오후 1시부터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교육" 받음.
전문간호사의 저요오드식 관련 강의와 전문의의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교육은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함. 물론 여러 자료를 통해 내용을 알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것만 간추린, 그래서 꼭 명심해야 할 내용을 정리해주어 좋았음.
보호자가 있다면 꼭 같이 가기 권함. 내가 들어 보호자에게 내용을 알려줄 수 있지만
보호자가 직접 교육을 듣는다면 좀 더 진지하게 이해하고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
참고로 먹어도 저요오드식 허용식품/제한식품/금지식품 표를 여기에..
14. 3월 25일 - 3월 21일부터 테트로닌도 중단하고, 저요오드식 시작.
시작하기 전에는 약끊음과 저요오드식에 대한 나름의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막상 시작해 보니 먹을 수 있는 것도 많고, 체력의 변화도 못느낌.
평소 잡곡밥/보리밥/고구마를 즐겨먹었던 바, 아직까지는 별다른 어려움 없음.
잡곡, 국수, 밀가루, 무요오드 소금, (천일염 말고) 정제염으로 만든 고추장, 과일, 채소, 고구마 등을
준비해서 각종 기름 (식용유, 올리브유, 참기름) 활용하여 비빔밥, 비빔국수, 부침개, 겉절이 해먹으며,
외출시에는 껍질을 벗겨 찐 고구마, 과일, 채소, 원두커피 내린 것, 물을 챙겨 나가니 별 걱정이 없음.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문제 없음!
15. 4월 3일 - 호르몬 복용중지와 저요오드식 14일째. 병원 교육에서 알려준 '있을 수 있는 부작용' - 두통, 몸의 통증,
붓기, 불면, 소화불량 - 중 현재까지 내가 겪어본 것은 아주 약간의 붓기와 약간 심한 불면.
일주일 째부터 시작된 잠들기 어려움으로 2시 넘어 잠이 들기 일쑤였고 그런 중에도 자동으로
일찍 깨고 있음. 어제는 특히 잠을 못잠.
내일은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저요오드식 성적표를 받을 예정.
내일 병원 가면 수면제 좀 처방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
16. 4월 4일 - 어제 밤 12시부터 물 한 모금도 허용되지 않는 금식을 한 후 9시 혈액/소변 검사.
X-ray 와 심전도 검사도 마치고 10시부터 시작된 몇 명의 환자를 위한 핵의학과의
설명에 이어 차례대로 소량의 방사는물질 마심. 내일 3시 스캔 예약.
스캔 결과와 피검사 등 여러 고려요소에 따라 방사성 동위원소 투여량이 결정될 거라 함.
수면제 처방에 대해 여쭤보니 핵의학과에서는 해주지 않고 다른 과에서 받아야
된다고 하여 가정의학과 들려 일반의에게 수면제 처방 받음. 진찰비 13,000원에
수면제는 7 알에 2,100원. 될 수 있으면 그냥 자보겠지만, 혹시라도 너무 괴로운 경우가
있을까봐 받아놓음. 생전 처음 먹어보려 하는 것인데, 아마도 반 알만 먹어도 효과가 있을거라니
입원 전까진 충분한 양.
17. 4월 5일 - 오후 3시 스캔. 스캔 기계 특성상 에어콘을 켜야 하니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옷 준비하라 하셨기에
타이즈, 양말, 덧버신에 츄리닝 바지, 윗옷도 몇 겹을 껴입고 검사. 쇠붙이가 없는 옷은 아무리
두꺼워도 괜찮다고 하니 참 다행. 스캔이 경우에 따라 길게는 한 시간까지도 걸릴 수 있다
하였지만 20분 쯤 걸린 것 같음. 간단하게 끝내고 4월 12일까지 입원하는 날까지
저요오드식 잘 하라는 당부와 함께 입원 설명 들음. 설명과 함께 준 설명서를 참고로 여기에...
이제 중간고사 끝내고 기말고사만 남겨둔 심정. 일주일동안 있던 불면증도 저절로(?) 없어짐.
18. 4월 8일 - 저요오드식 기간 중 오늘는 꼭 가야만 하는 결혼식이 두 개나 있는 날. 12시 결혼식은 부페식이라
몇 가지 과일을 집어다가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수다. 저녁 결혼식은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이어지는
코스... 자리를 양보하고 텅 빈 신부대기실에 가서 준비해 간 고구마와 과일을 먹음. 기분이 좀...
19. 4월 12일 - 동위원소 치료의 하이라이트 방사능 요오드 먹는 날. <<나의 복용량은 100 mCi>>
8시 전 에 병원에 도착하여 검사를 빨리빨리 하고 9시에 입원수속을 다 마침.
병원은 일찍 도착하면 할수록 채혈 등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짧음. 9시 넘으면 붐비기 시작.
19층에 가서 상담실에서 입원실 사용 교육비디오 보고 기본적인 병력 조사 등 간호사님과의 상담을 마치고
팔찌까지 찬 후 입원실 세팅 끝날때까지 주차장 차에서 쪽잠 잠.
이온음료, 쥬스, 커피, 티, 그밖에 이런저런 살림 싸 온 게 많았지만, 카페 동위원소 치료 경험담을 보니
모두들 매콤한 그 무엇인가가 메스꺼움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기에 지하1층 편의점에서 라스트
쇼핑 찬스에 매운 종류 컵라면 세 개, 식당 옆에 있는 김밥/주먹밥을 파는 삼세끼라는 곳에서
충무김밥용 김치/오징어무침 한 팩을 삼. 평소엔 컵라면 먹을 일이 거의 없어 최근 10 년 동안 5 개도
못 먹었겠지만, 선배님들의 글을 보고 특별준비물로 세 개나.. ㅋㅋ
오후 1 시 가까이 19층에 올라와 병실에 짐 놓고, 환자복 입은 다음, 다른 환자들과 함께 의사선생님 만남.
방사능요오드 캡슐 먹는 방법 설명 듣고 얼마 안남았다는 긴장감에 엄청 쫄아 구토억제제를 미리
달라고 했으나 대부분 필요없어 버리고 가시기에 미리 주시진 않고 필요하면 주신다고...
4시 떨리는 마음으로 방사능 요오드 캡슐 먹음. 두 시간 동안 걷고 걷고 또 걷고...
걱정했던 구역질, 구토감 전혀 없음. 6시 되자 마자 이온음료와 병원에서 나온 저요오드 식사.
반찬 중에 매콤한 돼지고기 볶음, 그리고 시장끼 덕분에 어려움 없이 식사.
듣던대로 밥의 양이 많았으나 새벽 4시 반에 베이글 한 쪽 먹은 후 첨 먹는 식사라 일단 다 먹음.
그리고 계속 이온음료.. 12시까지 1.5 리터 두 병 다 비우고 물도 몇 컵 마심. 수시로 화장실...
밤에는 한.두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수분섭취, 화장실 가기 반복.. 그럭저럭 잠도 잘 잠.
20. 4월 13일 - 아침에 일어나 그동안 삼 주 넘게 못먹었던, 그토록 갈망했던 커피믹스 더블 샷으로 마셨으나 감흥이
그리 크지는 않았음. 아침 식사 나오길래 어제 사두었던 충무김밥용 김치/오징어무침을 애피타이저로
한 팩 다 먹음. 이거 사오기 잘함. 매운 것 못 먹는 사람은 곤란하겠지만, 나로서는 탁월한 선택.
3천원 투자로 느낀 행복은 대박! 물종류를 하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심하진 않았지만 미식거림이 있었는데
다 없어짐. 반 이상 남기게 된 밥, 반찬, 국을 음식 분쇄기에 처리하고 나서 간호사님께 전화.
잡곡밥으로 바꾸고 양은 반으로 달라고.... 컵라면 국물에 먹을 심산.
아침식사 끝날 무렵 의사선생님 오셔서 일정거리를 둔 상태에서 차단 스크린 옆으로 기계 내밀어 내 몸에 남은
방사능 수치 측정. 수치가 잘 떨어지고 있어 내일 퇴원엔 문제가 없겠다 함. 어제 6시부터 아침 9시 까지
마신 음료의 양이 얼마인지 물어 5리터 정도 된다고 대답.
전화로 업무처리 좀 하고, 노트북에 가져온 미드 몇 편 연달아 보면서, 쥬스, 커피, 차 계속 마시고...
세 끼 밥을 온전히 다 먹는 건 역시 힘듬. 하는 일도 없이 물배 채우고 있으니... 컵라면도 처음 생각만큼
끌리지 않음. 사람에 따라 도움 받는 음식이 다른 것 같기에 준비물도 각기 다를 듯.
이온음료도 어제 1.5리터 두 병 마신 후로 입에도 못대겠음. 평소에 먹던 게 아니라 두 병에 질림.
오늘은 오렌지, 감귤, 자몽쥬스 삼자매와 레모네이드, 1회용 드립커피, 사과향 차를 돌아가면서 마시고 있음.
점심 때 나온 생 총각무와 참나물 무침, 저녁 때 나온 매운 닭볶음이 있어 그나마 다행.
21. 4월 14일 - 퇴원한다는 기쁨에서인지, 아침 밥 맛있게 먹음. 국, 김치, 갈치 모두 맛이 좋음. 왜인지는 모르지만
병원 반찬맛은 편차가 많은 것 같음. 어떤 건 맛 굉장히 좋고, 어떤 건 믿을 수 없이 맛 없고...
식사 중간에 오신 선생님께 방사능 수치 검사 맡고 무사히 퇴원 할 수 있다는 말 듣음.
식사 전 짐은 모두 싸놓고 옷도 갈아 입은 바, 다시 한 번 놓고 가는 것 없는지 확인 후 퇴실.
2박3일 입원비 134,970원. 1인실을 썼지만 워낙 1인실을 써야 하는 치료이기에 본인
차액부담 없이 5%만 내고 대부분 의료보험 공단 부담. 4월 17일 검사료 33,570원 납부.
퇴원하면서 받은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생활 안내서"를 참고로 여기에 붙임.
22. 4월 16일 - 4월14일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감. 집으로 직접 가도 되는 경우이지만 조금 쉬다가 갈 생각으로 갔었음.
그러나 도심 속 병원의 시끄러움과 답답함에 소화불량과 갑갑증으로 견디기 힘들어 예정보다 일찍 퇴원 결정.
성모병원은 19층이라 그런지 환기를 위해 늘 창문을 열어놨어도 조용했었는데, 찻길에 있는 작은 병원
저층은 창을 열자니 너무 시끄럽고 창을 닫자니 너무 답답했음. 이래서 사람들이 공기좋은 시골
펜션으로 가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듬.
친구 돌미나리 경우, 요양병원에서 친구도 사귀고 재밌게 지내다 왔다지만 나로서는 그닥...
집에 어린 아이가 있다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어서 그런가 집이 역시 편함. 요양병원 식사
엄청 잘 나왔지만 너무 자주 나오는 바람에 대부분이 버려졌고, 집에 와보니 역시 집밥이 좋더라는...
집이 씻기도 편하고, 컴퓨터 하기도 편하고... 퇴원 하기 잘했음.
방사능 요오드 치료의 세 개 과정 - 1. 갑상선 호르몬 끊고 무요오드식, 2. 방사능요오드 캡슐 먹고
차폐실에 있기 3. 요양병원에 머무르기 - 중 나의 경우 2번이 제일 쉬웠고 3번이 제일 어려웠음.
물론 개인차 있을 것임.
23. 4월 17일 - 기말고사 마지막날, 그것도 어렵지 않은 한 과목만 남겨둔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 감.
정확히 8시 30분 병원 핵의학과 도착. 시키는대로 물 세 컵 마시고 화장실 다녀온 후 스캔 방으로 감.
오늘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캔 방앞에 있는 간판을 봄. '감마 스캔'이라고 쓰여있음.
네이버에서 찾아본 '감마 스캐닝'은 "방사선 의학분야에서 지향성 있는 검출기로 조사함으로써 인체 내에
침적한 방사성 물질에서 방출하는 γ선을 검출하여 체내에 대한 방사성 물질의 강도∙분포상태 등을 알아내는
방법." 음... 좋은 얘기....
12일 방사능요오드 캡슐을 먹는 걸 차단막 밖에서 지켜보며 지도해주신 방사능과 선생님이 계셔 얼마나
반갑던지, 그날 극도로 긴장하여 후덜덜 하던 내 모습과 상반된 생글생글 모드를 보여주며 스캔에 협조.
20여 분 후 드디어 스캔을 마침. 4월12일 먹었던 충무김밥용 오징어무침/무김치가 오늘도 맛있을까
궁금하여 충무김밥까지 세트로 삼. 집으로 가져와 아점으로 먹었는데, 매운 것 좋아하는 나로서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
이제 4월 25일 배자성 교수님 만나 동위원소 치료에 대한 전반적 평가와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해
상의할 일만 남음. 이제 성적표만 받고 6개월간의 방학을 맞이할 준비만 하면 됨.
홀가분함에 날아갈 것 같음. 벚꽃등 꽃이 여기저기 만발하여 볼때마가 기분이 더 좋아짐.
피폭(?)의 위험성 이야기 해줬으나 괜찮다며 잠시 밥이나 함께 먹자는 친구들 성화에 오랜만에 외식.
24. 4월 25일 - 배자성 교수님 외래. 결과 좋으며 이제는 내분비과로 가라고 말씀하심. 스캔된 영상이 궁금했지만
내가 본들 판독능력도 없으니 좋은 성적표에 만족해하며 선생님께는 고맙다는 인사말로 이별~.
내분비과는 3개월 후에 가면 되고, 외래 1주일 전 혈액검사가 필요하단다.
내분비과 특진 교수님 진찰예약료 13,000원, 7월 혈액검사비 본인부담금 3,300원
신지로이드 90일 처방, 약품비 본인부담금 800원
글을 마치며....
24주동안의 여정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이제 정기적으로 내분비과 다니며 내 몸의 상태를 검사하는 일이 남았고,
6개월 후 또 한 번의 저요오드식을 한 후 검사와 스캔을 통해 방사능요오드치료를 다시 한 번 하게 될지 결정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저요오드식 기간동안 신지로이드를 끊는 바람에 불면증과 1~2일간 심한 변비를 겪었고 다음 번에는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하지 않았나요? 저같은 경우 다음번에는 수면제와
변비약 처방을 받아놓고 맛있는 저요오드 음식을 준비할 겁니다. 새털처럼 많은 날 중에 저요오드식 두 번 해봤자
그게 겨우 4 ~5 주 인데 그걸 갖고 엄살 부리고 찡얼대면 안되죠.
병원에 가면 위중한 병으로 고통 받는 분 많이 봅니다. 저희 갑상선암은감히 명함도 못내밀죠.
글에서 숫자를 언급하는 건 좀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늘 접하게 되는 뉴스나 신문기사를 보면
갑상선암은 여성암 중 거의 28%를 차지한다는 흔한 암, 완치율은 99.7% 라고 하던가요?
걱정 너무 하지 마시고 부딪치세요. 확실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미리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모두들 용기를 가지시고 잘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봄비에 바람까지 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씨가 진짜 좋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롭습니다.
사람이 한 번 아프고 나면 인간이 좀 된다고나 할까? 5 년 전, 제가 차를 주차하고 급한 일에 마음이 팔려
기어를 D에 놓은 채로, 주차브레이크도 안올리고 하차한 후 언덕을 걸어내려오다가 굴러오는 제 차에 치여
튕겨나간 적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런 경우 자기 차에 깔려 죽는 사람도 가끔 있다던데 전 튕겨나가는
바람에 바퀴에 깔리진 않았습니다. 그 날 멍들고 피 좀 보고 병원에 입원해서 다짐했습니다.
착하게 살자! 남들도 돌아보며 살자! 세월이 흘러 그 생각이 옅어질대로 옅어진 때 (그렇다고 제가 못되게
사는 건 아닙니다만..ㅋㅋ) 병원 다닐 일이 생겼네요. 이번에도 님께서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지간에)
저에게 저를 돌아보고 주위도 둘러 보며 착하게 살라는 신호를 보내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고통없이 암 치료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좋은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4월 26일 오늘로 글쓰기를 마칩니다. 앞으로는 가끔 다른 분 글에 댓글이나 달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병명-병원명-담당의사명의 순서로 제목을 작성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 갑상선암 - 삼성의료원 - 홍길동의사 - 유두암 수술
첫댓글 후기 자세히 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될것같네요~~
초록우산 친구 돌미나리입니다. 초록우산이 다음 가입시 1900년생으로 적었었는데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고 하네요. 개인정보에서 생년을 실제로 고쳤다고 합니다. 활동정지 풀어주세요.
휴~ 이제 활동 가능하군요. 혼란을 드렸어서 죄송합니다.
수고많으셨네요 계속 부탁 합니다. 저는 2월 22일 수술날짜 잡고 기다립니다. 건강 하세요.
대단히 고맙습니다.
설명서를 붙여 주시니 더더욱 고맙고요...
몸조리 잘 하셔서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게시글 감사합니다^^ 저도 배자성교수님께 12월 6일날 수술 받았는데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일정을 보니 신기하네요.
제가 동위원소 조금 빨리 할 수도 있었는데, 집안 결혼식이 있어 조금 늦춰 잡겠다고 했습니다. 저랑 동위원소 날짜가 비슷했을 수도 있겠네요.
김소은님! 그러면 김소은님은 경험담 따로 쓰실 필요 없으시겠네요... 제가 앞으로 받는 치료나 요양병원 입원에 대해 자세히 쓰겠습니다.
이 글 하나만 봐도 진단부터 치료까지의 절차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놓을께요.
동생이 이월에 배자성교수께 예약되어 있어 무심코 읽었는데 정말 상세한 아니 자상한 설명이어서 무지 감동이네여 감사 감사합니다 빨리 완쾌하시길
정말 너무나도 꼼꼼히 잘 설명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딸도 4월23일 배교수님께 수술받습니다~~그렇찮아도 많은 궁금증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큰 도움되서 감사한마음입니다~~동위 치료 잘 받으시고 빠른 회복빌겠습니다~~참 그리고 수술후 퇴원할때 동위치료를 위한 병실 예약해야하나요??
따님 수술 잘 받으셨죠? 젊은 사람이면 회복도 빠르겠죠?
초록우산님넘대단하세요 쪽지확인부탁드려요
잘 봤습니다..많은 도움 됬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씩씩한 초록우산님 감사합니다
상세한 후기 넘 감사드려요. 동위 치료시 다들 메쓰꺼움땜에 힘들어 하셔서 걱정 많이했는데 괜찮으신 분들도 있군요. 초록우산님은 참 씩씩하게 잘 해나가시는 같아 보기좋고 한편은론 부럽기도 하네요. 마편히 푹 쉬다가 오세요~^^
메스꺼움이 있기는 한데, 걱정한 것보다 훨씬 덜했어요. 신지 끊고 잠 안오고 변비 생기는 어려움이 100 이라면 메스꺼운 어려움은 50 도 안되는 것 같아요. 굳이 비교하자면 배멀미는 150~200 정도? 아니 300 정도???? 배멀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걱정 마세요.
자세한 후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정리 잘 하셨네요 4월 6일 수술했는데 진작 봤으면 도움 되었을텐데 이제 봤네요 ^^
예. 저도 이 카페에서 여러 글 보면서 도움을 얻었기에 보답의 의미로 썼습니다. 한두 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는 보람 있는 일을 한거죠.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배자성교수님 동위 남겨놓고 넘 초조하네요 오만생각에 불안하고요 힘내야죠 아자
걱정해서 달라질 게 있다면 걱정을 권해드리겠지만, 걱정해서 달라질 건 없으니 맘 편히 가지세요. 메스꺼움의 정도도 개인차가 있을터이니 부딪혀 보자구요. 아자아자!
저 말고 다른 분께서 서울성모병원 방사능동위원소 치료 입원 경험을 잘 정리해 놓으신 글이 있네요. http://cafe.daum.net/thyroidcancer/MLDU/672 도움 되실 거예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