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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견계종(比肩繼踵)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 뒤꿈치를 잇는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잇달아 속출함을 또 여러 사람을 줄지어 세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比 : 가지런할 비(比/0)
肩 : 어깨 견(月/4)
繼 : 이을 계(糹/14)
踵 : 발꿈치 종(足/9)
(유의어)
마견접종(摩肩接踵)
비견접종(比肩接踵)
비견수종(比肩隨踵)
인산인해(人山人海)
휘한성우(揮汗成雨)
휘한여우(揮汗如雨)
혼잡하다는 뜻으로 어깨가 서로 스치면 발이 부딪칠 정도라는 것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잡하게 있다는 말이다. 또 뒤를 이어서 계속적으로 그침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안자춘추(晏子春秋) 잡하(雜下)에 나오는 말이다. 초(楚)나라의 영왕(靈王)과 제(齊)나라의 안자(晏子; 晏嬰) 사이의 대화에서 유래한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제나라의 재상 안자(晏子)가 있었다. 근면한 안자는 제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백성의 신망을 한몸에 받았다. 안자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의 일이다.
초나라 영왕은 자기 나라가 강대하다는 이유로 매우 교만해졌다. 영왕의 교만함은 안자가 사신으로 갔을 때도 발동되었다. 영왕은 안자를 우습게 알고 모욕할 계략을 세웠다.
안자가 막 성문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문지기는 안자를 알아 보고 문을 닫고 옆의 작은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자 안자는 “초나라 사람은 개구멍으로 들락거리니 개의 나라이구먼”이라고 응수하였다.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영왕은 흠칫 놀라면서 만만찮은 자라고 생각하였다. 이튿날 영왕은 안자을 보고 “그대와 같은 사람이 사신으로 오는 것을 보니 제나라에는 인물이 없는 것 같군”이라고 얕잡아 보자, 안자가 “그렇지 않소. 어깨가 서로 닿고 다리가 부딪칠 정도로(比肩繼踵) 사람이 많은 큰 나라입니다”라고 응수하였다.
영왕은 속으로 말 한번 잘 하였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어째서 그대와 같은 소인물(小人物)을 우리 나라와 같은 대국(大國)에 사신으로 보낸 것이오”라고 비웃으면서 대꾸하였다.
안자는 “우리 제나라에는 사신으로 보내는 인물의 기준이 있소. 큰 인물은 현명한 군주가 통치하는 나라에, 소인물은 어리석은 군주가 통치하는 나라에 보내지요”라고 절묘하게 되받아쳤다. 이후 영왕은 안자를 다시 보게 되었고, 융숭하게 대접하였다고 한다.
비견계종(比肩繼踵)은 사람이 많아 북적거리는 모습을 말하는 것으로, 동의어로는 비견접종(比肩接踵), 비견수종(比肩隨踵), 마견접종(摩肩接踵) 등이 있으며 비슷한 말로 휘한성우(揮汗成雨), 휘한여우(揮汗如雨), 인산인해(人山人海) 등이 있다.
▶️ 比(가지런할 비)는 ❶상형문자로 夶(비)는 고자(古字)이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어 비교하는 모양으로, 옛날에는 왼쪽으로 향하게도 오른쪽으로 향하게도 써서 같은 글자였으나, 나중에 왼쪽으로 향한 從(종; 복종하다)과 오른쪽으로 향한 比(비; 친하다, 나란히 하다)로 나누어진다. 비율빈(比律賓; 필리핀)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比자는 '비교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比자는 두 사람이 우측을 향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본래 比자는 '친하다'나 '친숙하다'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두 사람을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에서 '견주다'나 '비교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참고로 比자는 匕(비수 비)자를 겹쳐놓은 것이기 때문에 匕자가 부수자인 것으로 착각될 수도 있지만 比자는 엄연히 단독부수로 구분되어 있다. 다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그래서 比(비)는 ①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②본뜨다, 모방하다 ③나란히 하다 ④고르다, 가려 뽑다 ⑤갖추다 ⑥같다, 대등하다 ⑦친하다, 친숙하다 ⑧따르다, 쫓다 ⑨겨루다 ⑩엮다, 편집하다 ⑪돕다 ⑫아첨하다, 편들다 ⑬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이르다(어떤 정도나 범위에 미치다) ⑭줄을 서다 ⑮접하다, 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⑯앞서다 ⑰즐거워하다 ⑱친하게 지내다 ⑲맞다, 합당하다 ⑳섞다, 뒤섞이다 ㉑조사(調査)하다 ㉒비율(比率), 비례(比例) ㉓순서(順序), 차례(次例) ㉔이웃 ㉕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 패거리 ㉖오늬(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에어 낸 부분) ㉗선례(先例), 전례(前例) ㉘괘(卦)의 이름 ㉙언제나 ㉚자주, 빈번히 ㉛위하여, 때문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견줄 교(較)이다. 용례로는 어떠한 현상이나 사물의 설명에 있어서 그와 비슷한 다른 성질을 가진 현상이나 사물을 빌어 뜻을 명확히 나타내는 일을 비유(比喩), 둘 이상의 것을 견주어 차이나 우열이나 공통점 등을 살피는 것을 비교(比較), 일정한 양이나 수에 대한 다른 양이나 수의 비를 비율(比率), 어떤 물체의 무게와 그와 같은 부피의 섭씨 4도의 물의 무게와의 비 또는 다른 사물과 견주어지는 사물의 중요성을 비중(比重), 예를 들어 견주어 봄을 비례(比例),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함을 비견(比肩), 마을이나 동네를 비려(比閭), 다른 물건과 비교한 값을 비가(比價), 견주어서 보기에 서로 비슷함을 비등(比等), 멀지 않은 요즈음을 비래(比來), 고을이나 국경의 경계선이 고르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것을 비지(比地), 어떤 범위 안의 최고 높이와 최저 높이와의 차이를 비고(比高), 비교하여 연구함을 비구(比究), 옛날과 비교함을 비구(比舊), 가까운 몇 해나 매해 또는 한 해 한 해를 비년(比年), 비교하여 헤아림을 비량(比量), 두 가지를 서로 견주어 내리는 결론을 비론(比論), 비교하여 같은 또래나 종류가 될 만 함을 비륜(比倫), 색의 짙은 정도 따위의 특성을 견주어 보는 일을 비색(比色), 단위 질량의 물체가 차지하는 부피를 비용(比容), 지력이나 능력이 엇비슷하여 맞섬을 비적(比敵), 어떤 비례의 앞항과 뒤항을 바꾸어 놓은 비를 역비(逆比), 많은 것이 빗살과 같이 빽빽하게 늘어섬을 즐비(櫛比), 서로 맞대어 비교함을 대비(對比), 암수 개체 수의 비를 성비(性比), 비례를 따라 나누어 몫을 지음을 배비(排比), 두 개의 비가 서로 똑같게 된 것을 등비(等比), 비할 데가 없이 뛰어남이나 견줄 만한 것이 없음을 무비(無比), 수행하여 닦은 힘을 견주는 일을 행비(行比), 같은 무리끼리의 의를 가깝고 두터이 함을 당비(黨比), 단식으로 된 비나 단순한 비를 단비(單比), 붕당을 지어 자기편을 두둔함을 붕비(朋比),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뒤꿈치를 따른다는 뜻으로 차례로 이어져서 끊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비견수종(比肩隨踵), 소인은 사사로움에 치우치므로 특이한 사람만 친할 뿐이지 널리 사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비이부주(比以不周), 드물지 아니하고 흔히 있음을 이르는 말을 비비유지(比比有之), 근엄하여 좀처럼 웃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소비하청(笑比河淸),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굳세고 튼튼함을 일컫는 말을 강고무비(强固無比) 등에 쓰인다.
▶️ 肩(어깨 견, 여위고 약할 흔)은 ❶회의문자로 어깨의 모양을 본 뜬 모양의 戶(호)와 月(월; 肉)의 합자(合字)로 어깨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肩자는 '어깨'나 '짊어지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肩자는 戶(지게 호)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戶자는 외닫이 문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사람의 한쪽 어깨로 응용되었다. 肩자는 사람의 어깨를 뜻하기 위해 戶자를 응용한 것으로 어깨에서 연상되는 '(무게를)견디다'나 '맡다', '짊어지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肩(견, 흔)은 ①어깨 ②어깨뼈 ③세 살 먹은 짐승 ④무게를 견디다 ⑤맡다, 맡기다, 임용하다 ⑥지다, 짊어지다 ⑦이겨내다 ⑧단단하다 ⑨곧다 그리고 ⓐ여위고 약하다(흔) ⓑ여위고 작다(흔)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깨 뼈를 견골(肩骨), 어깨 또는 어깨 끝을 견두(肩頭), 어깨 부분을 견부(肩部), 팔을 펴면 오목해지는 어깨 위의 가장 높은 곳을 견정(肩井), 어깨와 팔을 견비(肩臂), 물건을 어깨에 멤을 견부(肩負), 어깨뼈가 있는 자리를 견갑(肩胛), 제복의 어깨에 붙이어 관직의 종류와 계급을 나타내는 표정을 견장(肩章), 자기보다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견상(肩上), 자기보다 아랫자리에 있는 사람을 견하(肩下), 교통이 번잡하여 길 가는 사람의 어깨와 어깨가 서로 스치어 쓸림을 견마(肩摩), 두 팔을 점차로 모아들이되 반달처럼 만드는 동작을 견파(肩把), 윗사람과 함께 걸어갈 때에 약간 뒤에 떨어져서 따라 감을 견수(肩隨),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함을 비견(比肩),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함을 병견(竝肩), 여인들이 옷 위에 덧입는 배자를 감견(坎肩), 높이 퍼진 어깨를 숭견(崇肩), 좌우의 두 어깨를 양견(兩肩), 어깨를 으쓱거림을 협견(脅肩), 한쪽 어깨를 내어 놓음을 단견(袒肩), 어깨가 약하다는 뜻으로 몸이 약한 사람을 약견(弱肩), 어깨가 벌겋게 부풂 또는 그렇게 된 어깨를 정견(赬肩), 어깨를 쉬게 한다는 식견(息肩), 사람의 어깨와 어깨가 스치고 수레의 바퀴통이 서로 닿는다는 뜻으로 교통이 매우 혼잡함을 이르는 말을 견마곡격(肩摩轂擊),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뒤꿈치를 따른다는 뜻으로 차례로 이어져서 끊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비견수종(比肩隨踵) 등에 쓰인다.
▶️ 繼(이을 계)는 ❶형성문자로 継(계)는 통자(通字), 继(계)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잇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 (계)로 이루어졌다. 실을 잇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繼자는 '잇다'나 '이어나가다', '계속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繼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㡭(이을 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여러 개의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본래 '잇다'라는 뜻은 㡭자가 먼저 쓰였었다. 금문에 나온 㡭자를 보면 여러 개의 실타래 속에 잘린 것이 하나 있었다. 이것은 잘린 실타래를 잇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糸자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繼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소전에서는 㡭자에 斤(도끼 근)자가 더해진 斷(끊을 단)자가 '끊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糸자가 더해진 繼자는 '잇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繼(계)는 ①잇다 ②이어 나가다 ③계속하다 ④지속하다 ⑤이어받다 ⑥매다 ⑦그 다음에 ⑧그 후에 ⑨이어서 ⑩뒤이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사(嗣), 이을 접(接), 이을 승(承), 이을 소(紹), 이을 락(絡), 이을 속(續), 이을 찬(纘), 잇닿을 연(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단(斷), 끊을 절(絶)이다. 용례로는 끊어지지 않고 뒤를 이어 나감을 계속(繼續), 조상이나 전임자의 뒤를 이어받음을 계승(繼承), 어머니의 후부로서 자기를 길러 준 사람 또는 아버지의 뒤를 이음을 계부(繼父), 아버지의 후처를 계모(繼母), 양아들을 계자(繼子), 이어 달리기를 계주(繼走), 릴레이식의 수영 경기를 계영(繼泳),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함을 계대(繼代), 야구에서 앞 투수의 뒤를 이어 던짐을 계투(繼投), 계속하여 일어남을 계기(繼起), 조상의 뒤를 이음을 계체(繼體), 차례를 이음을 계서(繼序), 전해 받음이나 물려받음을 계수(繼受), 이어 전함을 계전(繼傳), 계부 또는 계모를 계친(繼親), 계속하여 감 또는 계속해서 실행함을 계행(繼行), 계통을 이음 또는 그 사람을 계후(繼後),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뒤를 이어서 받음을 승계(承繼), 호주로써 법적 권리와 의무를 상속함을 가계(家繼), 뒤를 이음을 후계(後繼), 버티어서 이어 나감을 지계(支繼),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이어 감을 개계(開繼), 대대로 이어받아 내려옴이나 자손 대대로 이어감을 일컫는 말을 계계승승(繼繼承承), 조상의 뒤를 잇는 임금이라는 뜻으로 황태자를 일컫는 말을 계체지군(繼體之君), 남의 집의 양자가 되어 성을 이어받은 자손을 일컫는 말을 계성자손(繼姓子孫), 대가 끊이게 된 집안에 양자를 들이어 대를 이음을 일컫는 말을 계절존망(繼絶存亡), 밤에 시작하여 낮까지 계속함의 뜻으로 어떤 일을 밤낮으로 쉬지 않고 함을 이르는 말을 야이계주(夜以繼晝), 낮이나 밤이나 쉬지 않고 일을 함을 주이계야(晝而繼夜), 업무 따위를 넘겨받고 물려줌을 일컫는 말을 인수인계(引受引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 뒤꿈치를 잇는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잇달아 속출함을 말함 또는 여러 사람을 줄지어 세우는 것을 의미하여 일컫는 말을 비견계종(比肩繼踵), 궁핍한 사람은 도와주고 부자는 보태 주지 않는다는 말을 주급불계부(周急不繼富) 등에 쓰인다.
▶ 踵(발꿈치 종)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발 족(足; 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重(중, 종)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踵(종)은 ①발꿈치 ②행동이 불편한 모양 ③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④뒤밟다, 뒤따르다 ⑤잇다, 계승하다 ⑥찾다 ⑦자주, 여러 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도가에서 자연의 도를 이르는 말을 종음(踵音), 뒤따라 나옴을 종출(踵出), 뒤를 이음을 종무(踵武), 끊이지 않고 이음을 종접(踵接), 남의 뒤를 따라오거나 따라감을 종지(踵至), 발꿈치를 잇대어 나란히 한다는 뜻으로 계속하여 나옴을 비종(比踵), 발길을 돌림이나 등지고 돌아섬을 선종(旋踵), 발뒤꿈치를 세움 또는 발돋움을 하고 몹시 기다림을 거종(擧踵), 전철을 다시 밟음을 갱종(更踵), 키의 뒤 쪽 오목한 부분을 기종(箕踵), 남의 바로 뒤에서 바싹 가까이 따름을 접종(接踵),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발뒤꿈치를 따른다는 뜻으로 차례로 이어져서 끊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비견수종(比肩隨踵), 기르던 개에게 발꿈치를 물렸다는 뜻으로 제가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도리어 해를 입는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구서종(養狗噬踵), 정수리부터 갈아 닳아져서 발꿈치까지 이른다는 뜻으로 자기를 돌보지 아니하고 남을 깊이 사랑함을 이르는 말을 마정방종(摩頂放踵)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