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1위 탈환 얼마 되지 않아 ‘대리점주와 진흙탕 싸움’, 그 진실은

[어린왕자]

지난 2013년 5월 남양유업은 오랜 기간 동안 대리점에 일명 ‘밀어내기’식의 강매를 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이때 남양유업의 영업사원과 대리점 사장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졌다.

통화 녹취록 내용의 대부분은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욕설과 막말로 지역 대리점 사장에게 강매를 시키는 내용이었다. 특히, 내용상 과거에도 수차례 해온 정황이 밝혀지면서 ‘대기업 갑질’은 대한민국 사회의 최고의 이슈거리가 됐다.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식 강매는 이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으나 그럴 때마다 남양유업측은 “일부 대리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완강히 부인해왔다. 그러나 통화 녹취록이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확산되자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문’을 게시하고 해당 영업사원을 해고했다. 이러한 남양유업의 노력도 피해자 협의회의 주장을 잠식시킬 만큼의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피해자 협의회는 남양유업이 인터넷 발주 전산 프로그램의 테이터를 조작해 주문량의 2~3배에 달하는 제품을 떠넘겼으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대리점에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방식으로 당시 남양유업은 약 7년간 전국의 1,849개의 대리점에 강매와 판촉사원 인건비의 60%를 떠넘기는 등 2,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에 119.6억원의 과징금을 물고 검찰에 고발했다.

몇 년간 지속된 남양유업의 불공정 거래가 밝혀짐에 따라 전국적으로 남양유업에 대한 규탄과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급속히 번진 소비자 및 소매점들의 불매운동은 남양유업의 매출액 감소 및 주가하락의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남양유업의 유제품은 전년대비 6월 한달 간 매출액이 26%가량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2013년 175억원·2014년 26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또 2013년 4월말 116만 5,000원 이었던 주가도 이후 급락해 60만 3,00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1년 6개월 만에 4,000억 원이 증발한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내리막을 걸을 것 같던 남양유업은 2015년 흑자로 돌아섰고, 매출 1위를 탈환했다.

창사 이후 최대의 고비를 겪고 다시 올라간 남양유업이지만, 남양유업의 갑질은 멈춰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화두에 올랐다.

최근 남양유업과 대리점주 사이에는 포장지 가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남양유업이 기획 상품 포장지 가격 및 포장일까지 대리점에게 전가하며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창섭 남양유업 왕십리 대리점 점주는 “현재 남양유업은 100원~120원 사이로 포장지 값을 정해 대리점들에 납품하며, 포장지 작업도 대리점들에게 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장지를 대량으로 발주하면 가격을 40원~50원 정도로 정할 수 있지만, 남양유업은 높은 가격의 포장지를 대리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주는 “남양유업의 포장지 단가가 이해할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며 “남양유업의 자료를 보면 회사가 6/7을 부담하고 대리점은 1/7을 부담 한다는데, 왜 대리점이 1/7이라도 부담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아해했다.

이어 이창섭 점주는 “회사가 100장을 보내면 우리가 100장을 100번 포장해야 하는데 포장지 개수 값을 받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포장하는 인건비를 줘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며 주장했다.

또한 이 점주는 “포장지를 발주하면 2달이 넘게 오지도 않은 적도 있다”며 “특수관계자가 개입해있지 않는 이상 어떻게 이런 포장지 업체에 대해 제재도 가하지 않고 계속 거래를 할 수가 있냐”고 토로했다.

▲ 2016년 4월 왕십리 대리점의 출고현황 및 단가표(사진제공=이창섭대리점주)

이러한 내용에 남양유업측과 이 점주에게 확인해본 결과, 남양유업 대리점이 인건비도 없이 포장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에 알아본 결과, 공정위 관계자는 “이미 계약서를 쓸 때 명시가 된 사항이라면 암묵적인 동의이므로 제재할 것이 없다”고 전했다.

포장지와 인건비에 관련해 타 유업회사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S사와 M사 대리점주들과 연락을 취해보았다.

우선 S사의 대리점주 A씨는 “우리도 포장을 직접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인건비는 주지 않는다”며 “포장지도 지정해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M사의 대리점주 B씨는 “포장은 직접 하지만 그 포장지는 본사에서 지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렇듯 포장지와 관련된 것에서는 타 유업회사들도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획 행사에 대해 포장지를 구매하여 포장하는 것이 이루어지며, 이것은 선택사항이지 강요는 아니다”라며 “선택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 위탁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미 계약서에서 명시한 내용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포장지 발주가 2달이나 걸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며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늦어져봤자 2주를 넘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양유업 측은 “타사에 비해 포장지 단가도 우리가 더 낮고 지원도 많이 해준다”고 주장했다.

포장지 문제 외에도 이 점주는 남양유업의 반송시스템 부분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창섭 점주는 “반송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데 예전에는 날짜가 지난 물건도 받았다”며 “일반적으로 우유는 냉장고에 보관을 잘하면 약 60일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제품은 유통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상품으로서 판매할 수 있는 가치는 없다”며 “현재는 유통기한 넘은 제품이 오지는 않지만, 반송시스템 자체가 대리점주들과 상의없이 자체적으로 시행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점주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대리점에 납품하고 이 우유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각서를 쓴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점주는 남양유업의 잘못된 절차에 대해 거듭 개선해 줄 것을 요구 했으나 남양유업측은 대리점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섭 점주는 “몇 번의 실수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너무한 처우”라며 “적법한 시스템을 거쳐야지 한두 번의 실수로 자르면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이 점주의 주장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만약 150박스를 보내서 50박스가 반송된다면 그것은 다시 대리점주에게로 가지 않는다”며 “지난 갑질 사건 이후 반송시스템 등 전반적인 것들이 개선되었는데 왜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남양유업과 이 점주는 입장에 큰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심화시켰다.

하지만 갈등을 심화시킨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더욱 충격적인 주장은 남양유업의 이 점주에게 계약서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이 점주는 “본사에서 애초에 계약서를 주지도 않았다”라며 “본사에 계약서를 달라고 말해봤지만 이리저리 피하며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계약서의 사본을 보여주며 “이 점주가 직접 서명하고 도장도 찍었다”라며 “계약서를 쓸 때 당연히 두 개를 쓰는데 어떻게 계약을 하고 본인이 계약서를 받지 않았을 수가 있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양측의 입장차이가 큰 이유로 본 기자는 이 점주와 남양유업 관계자에게 사실확인을 위해 3자 대면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점주는 동의했지만, 남양유업 측에서는 “이미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모든 내용을 입증했다”며 “이 점주는 3자 대면을 해도 계약서가 없다고 우길 것이다. 만나봤자 소용이 없다”고 거절했다.

▲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으로, 제품의 포장 및 포장지는 대리점이 도맡는다.(사진=천가휘기자)

한편 남양유업이 이창섭 점주에 관해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사회분위기를 이용해 새로운 이득을 취하려 한다”며 “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에 이 점주는 “지금 음해를 하려고 하는 것은 남양유업 측이다”라며 “그들의 만행은 언젠가 꼭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공식사과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남양유업이 업계 1위를 탈환하자마자 대리점주와의 새로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남양유업과 대리점주 각자의 해명 및 입장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왕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것인가,

[유유자적(신대장)]

남양유업 사장 배지가 불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