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흐(Bukh)는 신석기시대 무렵부터 시작된 몽골의 전통 씨름이며 남자만 참여할 수 있다. 전국 예선을 거친 500명 이상의 선수들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이틀에 걸친 경기를 통해 총 9번을 이기면 부흐의 최종 우승자가 되는 방식이다. 한국의 씨름과 달리 체급이나 나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부흐의 특징이다.
부흐에 참여하는 선수는 전통 복장인 조끼와 반바지를 입는다. 부흐 선수가 입는 조끼의 이름은 ‘저득(Зодог, Zodog)’으로 팔만 가릴 수 있으며 상반신은 그대로 노출된다.
저득 안에는 별도의 상의를 입지 않는다. 선수들이 입는 짧은 반바지의 이름은 ‘쇼득(шуудаг, Shuudag)’이라 한다.
또한, 선수는 부츠처럼 목이 긴 모양의 전통 신발인 ‘구탈(гутал, Gutal)’을 신고 전통 모자를 쓴다. 전통 모자의 앞에는 동그란 무늬가 있으며 뒤 쪽에는 긴 끈이 달려 있다.
부흐 시합 전 선수들은 동물을 흉내 내는 동작을 취한다. 과거 샤머니즘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흉내를 내는 동물이나 동작은 부족마다 다르다.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과거의 형식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씨름처럼 상대방의 균형을 깨트려 넘어뜨리면 승리한다. 선수의 팔꿈치나 무릎이 닿으면 넘어진 것으로 판단한다.
상대 선수의 몸에서 잡을 수 있는 부분은 가슴에 매는 끈, 손목, 팔뚝, 등 뒤다. 잡는 부분에 대한 규칙 이외에 다른 기술 제한은 없다. 시간제한이 없어 승패가 갈릴 때까지 경기를 진행하는 것도 부흐의 특징이다.
시합 후 승패가 갈리면 승자는 깃대를 돌며 춤을 추고 패자는 조끼의 끈을 풀고 승자의 오른팔 밑으로 들어간다.
선수는 경기에 이긴 횟수에 따라 수리매, 코끼리, 사자 등 특별한 칭호를 받는다. 우승자는 사자라는 뜻의 ‘울신 아르슬란(Улсын арслан, Ulsiin Arslan)’이란 칭호를 받는다.
부흐에서 우승한 횟수에 따라서도 칭호가 달라진다.
부흐에서 5번 우승할 경우 ‘불패의 거인’이란 뜻을 가진 ‘울신 다르한 아바르가(Улсын дархан аварга, Ulsiin Darhan Avraga)’로 불린다.
부흐에서 선수가 얻은 칭호는 평생 유지된다.
몽골의 국기(國技)로 지정되어 있고 몽골 남성들이 가장 즐겨하는 스포츠이다.
이미 칭기스칸 시절에도 널리 퍼져 있었다. 마을의 작은 축제를 비롯한 국가 행사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스포츠 인프라가 열악한 몽골에서 생활 스포츠화되어 있다. 몽골 남자 아이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하는것도 부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