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매!by 바나나형님 카피 롸이트가 SBS아님 스포츠서울. 한사진에 두개씩이나 붙었다냐...최근의 드라마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SBS 드라마 <일지매>. 검과 도술을 겸비한'용자' 분위기의 홍길동, 덩치빨과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몸빵 탱크' 타입 임꺽정과더불어 속도와 위장의 '어새신/헌터' 스타일을 갖춘 일지매! 가히 우리나라의 3대 의적이라 불릴만 하다. (임꺽정이 진짜 의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넘어가자.)그 일지매가 드라마화된다고 했을 때만 해도 필자,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더랬다.사극매니아 답지 않았지만, 필자는 <대왕 세종>류의 정치사극이나 <태조 왕건>같은전쟁사극을 좋아한다. <다모>에 데인 이후로 소위 퓨전사극류에는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있는 상황이었다. (다모가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이 빈약했기에 하는 소리다.)아무튼, 별 기대 없이 보게된 <일지매>. 그러나 필자의 예상과는 달리 그래도 꽤 탄탄한줄거리에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일단 종영되기를 기다렸다가쓰는 리뷰! 필자가 <일지매>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겠다.스포일러는 알아서 피해 가시고.1. 정직한 스토리여기서 정직하다는 말은 <태왕사신기>처럼 플롯을 꼬고 또 꽈서 막판까지 결말을 혼미하게만들지 않고, 선악이 뚜렷하고 갈등을 이해하기 쉽게 배치한 스토리라는 뜻이다. <일지매>의결말이 쉽게 짐작이 가능했다는 소리가 아니라, 무엇을 기대해야할지 그 기준은 제시를 했다는말이다. (<태왕사신기>가 2회만 연장이 되었어도 깔끔히 끝났을 터인데...)울나라 드라마에 빠져서는 안될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복수등의 장치가 거부감이 들지 않게잘 나열되어 있다. 그러니까 뭔가 있어보이려고 멋을 부리지 않고, 과욕을 부리지 않은 점을필자는 오히려 높게 평가한다. 즉, <일지매>라는 드라마가 가지는 의의, 기본컨셉을 무리없지잘 살려내었다는 말이다.독창적이고 유니크하지는 못하지만, '소비재로서의 드라마'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본다. 끝까지긴장감을 놓치지 않은 점도 박수 칠만 하다.2. 비쥬얼, 오디오두 분야 모두 괜찮았다. 메인테마는 귀에 쏙 들어왔고, 기타 사운트효과도 필자가 문외한이어서그런지 좋았다.악플의 대상이 되었던 첫회의 CG는...솔직히 말해 공을 많이 들인 <태왕사신기>, 해전 만큼은예술적으로 잘 만드는 <불멸의 이순신>, <대왕 세종>에 비하면 허접하기는 했다. 그러나,필자가 내부사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허접했다'라고 하기는 미안하다. 작업 인원 수, 장비,시간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방영이 되었을지 모른다. 밤 씬에서 필요 이상으로 어둡지 않나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었지만,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3. 배우들위에서 설명 한바, <일지매>의 스토리, 비쥬얼/오디오는 평균수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필자를비롯한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 모은 최대의 요소가 바로 이 명품 배우들과 그들의 빼어난 연기력이라고생각한다.A. 이준기필자는 이준기 별로 안좋아했다. 예쁜 여자 취향이지, 예쁜 남자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를 <왕의 남자>에서 처음 보았을때만 해도, '아, 그냥 연기 그럭저럭하는 구나'. 이 것이 필자가그에게 내린 평의 전부였었다. 그 뒤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인정을 받았다지만, 보지 않아서잘 몰랐다.그런데 필자, 이번에 <일지매>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를 보고 이준기의 팬이 다 됐다.필자가 좋아하는 남자배우들을 보자면, 정진영, 송강호, 정재영, 이문식, 이원종, 류승수처럼'아저씨' 배우들이거나 신구, 변희봉, 백윤식 등 '선생님' 급 배우들 이었다. 필자가 젊은 남자배우에게 감동을 먹고 팬이 된 경우는 , <타짜>에서의 조승우, <지구를 지켜라>에서의신하균 정도가 고작이였다. (양동근도 좋지만...왠지 좀 질리는 감도 없지 않아 있다.)이번 <일지매>를 통해 필자는 이준기라는 한 배우가 펼칠 수 있는 모든 것을 본 느낌이다.사랑, 분노, 익살, 슬픔, 번민...사람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이준기는 소화해 내었어야했고, 또 훌륭히 소화해 내었다. 쇠돌이와 티격태격 할때나, 매화나무를 보며 회상에 젖을때,특히 쇠돌이가 죽었을때 울던 그 연기력은 가히 레전드급이라 할만 했다.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 이준기, 최고다.B. 이문식이준기와 콤비를 이룬 '멋져부러~'의 쇠돌이를 연기한 이문식. 이준기와는 다르게 필자는 그의연기력에 한줄의 토도 달지 않아왔다. <공공의 적>을 보고 '억울해 하는 연기는 국내 최고'라는극찬을 보낸 바 있고, <황산벌>, <다모>에서도 그의 민초연기는 일품이었다고 평해 왔었다.처음에 '쇠돌이 이문식'을 보았을때, 필자는 <다모>의 '마축지 대인'과 캐릭터가 겹쳐 보여 조금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 수록 필자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일편단이'와의 슬픈사랑, 시후, 용이를 향한 따뜻한 부정. 용이를 '허벌나게 패부러도' 쇠돌이를보는 시청자들은 그의 속깊은 부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운 거 없고, 거칠고 서툴기만 해도쇠돌이의 큰 사랑은 <일지매>를 이어가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삼국지연의>에서 관우가 죽는 장면에서 책을 놓았다고 하는 말이있다. 필자는 쇠돌이가 죽는장면에서 <일지매>를 접을 뻔 할정도로 그의 죽음은 필자의 가슴을 뒤 흔들어 놓았다.더 무슨 말이 필요하리, 이문식, 최고다.C. 이원종처음엔 묘했다. 바로 옆 방송, KBS <대왕 세종>에서 익살스러우면서도 충직하고 머리 좋은'윤회'를 연기하고 있는 이원종이 여기 <일지매>에서는 익살스럽기는 하지만 포악한 악당인'변석 대감' 으로 나온다는 게 좀 그랬다.필자의 우려와는 달리, 이원종의 악역 연기는 제대로였다. 지금까지 사극의 악역들을 돌이켜보자면, 정말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대단한 인물들이 많았었다. 음...<신돈>의'기철' 정도가 예외일까? 그래도 진정한 악역은 카리스마 만빵의 '기황후'였으니까...아무튼,이번의 이원종이 연기한 악역은 '서민형 악당'이었다. 무슨 큰 대의가 있다던지 해서가 아니라,제 한몸과 제 가족 잘살자고 손을 더럽히는 '작은 악당'이었다. 그리고, 이 작은 악당의 표현을이원종은 멋지게 해내었다.궁에서는 왕에게 굽신대다가도 밖에서는 코믹하고 양 팔을 휘두르며 큰소리만 버럭 지르는가로소운 모습이었다. 의외로 '일지매/용이'와 상통하는 면이다.D. 기타 연들많고 많은 배우들을 한데 묶어서 평하기는 좀 미안하지만, 시간도 없고 필자도 쓰기 지루해졌다.그래서 그냥 이렇게 넘어가겠다.이영아 - 좀 시트콤 스럽기는 했지만, 그 오바하는 연기가 극에 활력을 실었다. 공갈아제역의안길강과 좋은 콤비였다.안길강 - 필자는 그를 주로 깡패, 군인등을 맡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로 인식했었다. 그런데이니 코믹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카리스마와 코믹을 넘나드는 건 이준기만이 아니었다.김성령 - <대왕 세종>에서 보고 여기서 또 본 배우 #2. 냉정한 모성애를 지극히 잘 표현했다.김창완 - <일지매>의 인조가 아니라 <하얀 거탑>의 부원장을 보는 것 같은 연기였다. 사극이처음인 점을 감안한다면 무난한 정도라고 평하고 싶다.한효주 - 좋아한다. 연기가 썩 대단치는 않았다. 무리하지 않고 떠먹여 주는 걸 잘 받아먹은것 같다. 앞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박시후 - <모래시계>의 이정재 같았다. 마스크와 연기가 잘 매치 되었다. 더 발전 할 수 있다고믿는다.김뢰하 - 얼굴만 알지, 이름을 몰라서 검색해보다가 이분이 10살 연하의 아름다운 신부를맞이한 새신랑이라는 걸 알았다.김무열 - 시완이의 캐릭터가 '완전 밉상' 에서 '귀여운 밉상'으로 변하면서도 일관성을잃지 않은 건, 이 배우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그외 다른 조연분들의 연기도 극에 잘 녹아 들어있었다. 모두 칭찬해 드리고 싶지만,딱 한명 손태영만 좀...거의 까메오 수준이니까 넘어가자. <일지매>의 배우들. 한 사람 빼고는 다 잘했다. DC 펌질. (아마도)4. 끄읕휴...이렇게 <일지매>의 리뷰가 마무리 되어간다. 필자가 드라마는 마니아 드라마나사극 위주로 보기는 하지만, <일지매>같은 대중성 짙은 드라마를 결코 싫어해서가아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짜임새 있는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길 간곡히기도해 본다.사족> 그래도 임성한 작가꺼는 도저히 못보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