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C. 버거의 [꽃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를 읽고 있다.
지구상에서 대표적인 독립 영양 생물인 식물이 피우는 꽃이 얼마나 중요한 친구였는지 알아가는 중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친구였는데 지금에서야 알아가기 시작하다니!
꽃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둠 속에서 바퀴벌레를 잡아먹고 있는 야행성 동물로 진화했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는 '독립 영양 생물'이다. 즉 태양 에너지로부터 직접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독립적인 생물체인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고 또한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에너지를 제공한다. 우리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은 자신이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다른 생명체나 다른 유기체에 의존하는 '종속 영양 생물'이다. 그러므로 모든 녹색식물들이 겉으로 봐서는 별로 활동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녹색식물이야말로 전 생태계의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원으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생물학자들은 꽃을 피우는 식물을 속씨식물이라고 부른다. 속씨 식물 종의 수는 대략 26만여 종이나 된다. 지구상의 모든 식물의 종의 수가 30만 종 정도 된다고 평가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주변의 식물 중에서 속씨 식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윌리엄 C. 버거, 채수문 역, [꽃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을까], 바이 북스, 2010, p.21)
로렌 아이슬리(Loren Eisley 1907-1977) 는 자신의 저서 [광대한 여행(The Immense Journey)]에 꽃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 놓았을까? 라는 제목의 글을 수록했다. 이 에세이에서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의 깊은 통찰력과 표현력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인류학자이자 시인에 의해서 쓰여졌다는 사실이었다.
꽃을 피우는 식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꽃을 피우는 식물이 우리 세계에 가져온 변화를 정확하게 깨달은 사람은 네브래스카 주의 넓은 초원에서 자라난 한 시인이었다. 아이슬리 에세이는 50년 전 처음으로 발견된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가 사실인 것으로 판명 되었다. 최근에 엄청나게 축적되었다는 새로운 현대의 과학적 지식이라는 것들도 고작 그의 깊은 관찰력과 통찰력을 보강하는 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p. 25)
"꽃이라는 자연의 선물과 그 꽃이 만들어낸 다양한 종류의 열매가 없었더라면 인류와 조류는 비록 그들이 계속해서 생존해오기는 했겠지만 오늘날처럼 서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형태였던 시조새는 세콰이어 나뭇가지 사이에서 딱정벌레를 잡아먹고 있을 것이고 인류는 어둠 속에서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야행성 동물에 불과 할 것이다. 가냘프고 가벼운 꽃잎 하나가 지구의 얼굴을 바꾸었고 오늘날 우리가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어느 단 하나의 녹색식물 종이 지구상에서 종의 폭발을 이끌어낼 동물 집단을 만들어가는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그것은 외부로부터의 영향이나 아무런 지원을 받지 않고, 만약에 우리 인류에게 그 책임이 주어졌다면, 이를 견뎌낼 수 있었을까? 이것은 꽃잎을 가진 식물, 또는 최소한 꽃을 달고 있는 식물말고는 아무도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단순히 꽃에 대한 이야기만 읽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우는 식물의 존재에 대한 중요성을 우리 자신에게 계속해서 상기시키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최종 목적은 꽃을 피우는 식물이 1억 년 이상 동안 생명체의 세계를 어떻게, 얼마나 많이 변화시켜 왔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전에 우리는 꽃과 꽃을 피우는 식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개인적으로 친해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 꽃이 무엇을 하는지, 왜 그렇게 하는지, 무엇이 꽃을 도와주고 있는지, 무엇이 꽃을 괴롭히는지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고는 무엇이 꽃을 피우는 식물을 다른 식물과 다르게 만드는지, 어떻게 그렇게 특별하게 만드는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지구상에 생태학적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어떻게 인류의 생성을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인류를 지구상의 지배자로 만드는 데 어떻게 도움을주었는지를살펴 볼 것이다.
자,이제 화려하지 않은 야생화 친구 몇몇을 가까이 바라보면서 여행을 시작하기로 하자.
(The Immense Journey], New York
Random House, 1957, p. 77)
Ibid, pp.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