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북한강 드라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대성리쪽에서 바라본 아침 강변풍경이다.
겨울 드라이브에 좋은 길을 추려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우선 운전에 좋은 길이어야 한다. 노면 상태도 고려했고, 대관령 구간만 빼고 험한 고갯길은 피했다. 다음으로, 여행이란 본래 목적도 생각했다. 가까운 거리에 가볼 만한 곳이 있어야 했다. 서울·수도권에서 너무 멀어도 뺐다. 이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 모두 5개 지역 10개 구간을 추려냈다. 경관도로 사업을 주관한 국토해양부, 현장 실사를 맡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상의한 결과다.
3. 456번 지방도로. 다시 말해서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 4. 소나무숲을 통과하는 주문진∼경포 해안도로. 5. 안면도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보석같이 숨어있는 아담한 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북한강변
1.두물머리에서 청평대교까지 강변길 2.남이섬 왼쪽 강변도로를 10㎞ 남짓 달리는 길 3. 춘천호반. 의암호를 빙 한 바퀴 돌아서 나온다.
대한민국 드라이브 여행 1번지는 단연 북한강이다. 그중에서 3개 구간을 골랐다. 우선 '북한강 드라이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두물머리에서 청평대교까지 강변길이다. 강을 오른쪽에 두고 달리려면 양수대교에서 352번 지방도로를 타고 청평대교를 건넜다가 45번 국도를 타고 돌아나오면 된다. 이 구간은 가볼 곳도 많다. 강변에 늘어선 카페·맛집을 빼도, 아침고요수목원·축령산자연휴양림 등이 지척에 있다. 고(故) 최진실이 묻힌 갑산공원도 가깝다.
남이섬 왼쪽 강변도로를 10㎞ 남짓 달리는 길은 한적해서 좋다. 옛 남이섬 진입로인 75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복장포초등학교 근처에서 391번 지방도로로 빠진다. 북한강 물안개 사이로 언뜻 비치는 남이섬의 풍광이 곱다.
나머지 한 구간도 유명하다. 춘천호반. 의암호를 빙 한 바퀴 돌아서 나온다. 의암댐에서 의암호를 따라 춘천시내를 통과한 뒤 신매대교를 건너 403번 지방도로를 타고 다시 내려오는 코스다. 의암호 안에 있는 중도를 들렸다 나와도 좋다.
● 도움말 이른 아침을 추천한다. 북한강은 역시 물안개가 끼어야 분위기가 산다. 평일 오후 시간에도 음주 단속을 한다.
충주호
충주호도 빼놓을 수 없는 드라이브 여행 코스다. 충주호 일대에서도 모두 3개 구간을 골랐는데, 하나가 벚꽃이 유명한 충주호 동쪽 길이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져나와 82번 지방도로를 타고 청풍대교까지 이어지는 길이 첫 구간이고, 청풍대교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군도 20번을 따라 옥순대교까지 내려가는 길이 두 번째 구간이다. 두 구간이 서로 붙어 있다. 길이는 모두 33㎞. 두 번째 구간 중간에 이에스리조트가 있다.
나머지 한 구간은 남한강 드라이브다. 충주 계명산자연휴양림에서 531번 지방도로를 타고 남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코스다. 충주 시내에 있는 탄금대 공원은 꼭 가보길 권한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병사 8000명과 함께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맞섰던 장소다. 탄금대 아래에서 남한강과 달천이 만나 크게 휘돌아 흐른다. 원래 추천 코스는 앙성온천을 지나 강원도 원주 직전의 강천리까지 이어지지만 충주에서 바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나와도 된다.
● 도움말 오후 시간을 추천한다. 오후 햇살이 호수에 반사되는 풍광이 부드럽다. 곳곳에 공사 중인 구간이 많다.
안면도 해안도로
백사장해수욕장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1㎞ 해안도로
충남 태안 안면도는 운전해서 가기에 좋다.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나와 안면도로 향하는 96번 지방도로도 좋고, 안면도를 종단하는 77번 국도도 좋다. 96번 지방도로는 철새 천국 천수만을 가로지르며, 77번 국도는 안면도휴양림 솔숲길을 지난다. 두 길 모두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여기에선 안면도 서쪽 해안에 숨은 길을 소개한다. 백사장해수욕장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1㎞ 해안도로다. 해안도로라지만, 제주도 해안도로처럼 차 안에서 해변이 보이는 구간은 얼마 안 된다. 해안을 따라 늘어선 송림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는 지척에 있다. 해안을 느끼며 달리는 길이다.
대신 놀라운 재미가 숨어 있다. 길 곳곳에 숨어 있는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두여해수욕장이나 밧개해수욕장처럼 평소에도 인적이 드문 해수욕장에서 혼자 맞이하는 일몰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 도움말 당연히 해질녘에 가야 한다. 겨울엔 오후 5시면 해가 넘어간다. 아무리 겨울이어도 주말엔 사람이 붐빈다.
1.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주문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5㎞ 남짓의 해안도로 2. 낙산도립공원 남쪽 끝에서 하조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
동해안 드라이브는 7번 국도 여행이다. 저 남쪽 포항에서부터 동해안을 옆구리에 끼고 영덕·울진·삼척·강릉·속초를 지나 화진포까지 북으로 오르는 이 기나긴 여정은 청춘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낭만의 이름이다. 동해안은 어디를 달려도 마냥 좋다.
이번엔 딱 두 개 구간만 추천한다. 하나는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주문진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5㎞ 남짓의 해안도로다.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동네 포장도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행정 명칭은 군도 11호선. 구간 대부분이 바닷가를 끼고 달리거나 솔숲을 가로지른다. 주문진항에서 시장을 둘러봐도 좋고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와도 좋다.
또 다른 구간은 양양군 여운포리 낙산도립공원 남쪽 끝에서 하조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이 구간 역시 군도(5호)다. 강릉 쪽보다는 훨씬 호젓하지만 심심한 구석도 있다.
대관령 옛길
456번 지방도로 대관령 구간, 그러니까 옛날 영동고속도로
경관도로 현장 심사를 맡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노관섭 박사가 강력히 추천한 코스다. 이 구간은 아주 유명하다. 456번 지방도로 대관령 구간, 그러니까 옛날 영동고속도로다.
이 구간은 사실 겨울 드라이브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대관령 고갯길이 워낙 험해서다. 폭설이 내리면 통행이 금지되기도 한다. 하나 이 구간은 겨울 여행의 성지를 통과한다.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 대관령 삼양목장, 선자령, 풍력발전소 등 겨울 강원도를 대표하는 풍경이 모두 이 구간 안에 들어 있다. 대관령 너머에선 동해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 도움말 가장 중요한 건 날씨다. 눈이 많이 내리거나 얼음이 얼면 깨끗이 포기하자. 브레이크 점검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