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면..............................얻기가 어렵고 얻어도 잃기 쉽다. 11월의 길 거리에는..........은행나무들이 노란 잎을 가지마다 줄줄이 달고 늘어서 있고...........
보도블록 위에도 가득히 누워 구른다.
낭만이라고 하면.............뭔가 마음은 이상으로 향해 오르고.........세상을 좀 초탈한 듯한 기분과.........멋이 느껴지는데.....
로맨스의 음역으로 알고 있다.
로맨스는 남녀간의 사랑이고...............
내가 좀 낭만적이었던 것은...........11세 국민학교 4학년 때부터 였던 것 같고............물론 그때부터 여학생들이 눈에 뜨이기 시작하였다.
노란 줄무늬 티를 입은 사직동 학교의 5반의 그녀나..............연무대로 떠난 군무아버지의 딸이나..........기차에서 마주친 4반의 여학생이나............
그러니까..............낭만성을 띈 것이..............적어도 55년은 지속되었는 것 같다.
사람들은 50이 넘어서야 사랑을 느끼는 경우를 자주 본다.
나는 사춘기에 너무도 깊이 그 감정들의 나라에서 살았었다.
나의 낭만이.........................저물고 있는 것 같다.
늦가을이나 은행잎이나...............저녁노을이나..............조금씩 감각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 듯 하다.
나이가 들 수록 현실을 느끼고...............대상이 희미해지고 있는 탓이리라!
그렇다. 낭만은 일종의 집중이다. 집중은 결실을 이루기 어렵다. 오히려 맹숭맹숭하면.............실체를 잡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왜나면.............낭만은 서로가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놓으면.............낭만이 죽고..............집중을 가지면..........결실이 어렵다.
평상심이면...............그녀를 얻을 수 있고..............연애심을 가지면............얻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사람들은..............평범한 마음으로 결혼을 하여 살아간다.
사람들이 색즉시공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수십년간 불교 공부를 한 사람도..............아득하게 먼 이야기를 할 뿐이다. 그런 이유는 스스로..............자신의 지식구하기를 제한 시켰기 때문이다.
어떤 자연인은 마누라를 살리기 위해 자연에 들어왔는데............깨끗한 비닐하우스.............깨끗한 화분과 꽃............잘 정돈된 실내.............프라스틱 도마..............
그런 것이라면................굳이 자연인이 될 필요가 뭐 있는가..............차라리 아파트가 더 정돈 잘되어 있지 않은가? 큰 병에 걸린 마누라는 1년여 산에서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언뜻............오랜 친구들의 모임이 곧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
갈려는 생각도 없고............가기도 어렵다.
나는 이미..................누항의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수행자는 모름지기 표표히 바람에 나부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부처님이 정해주시는 대로..............
곧 재개발이 시작된다고도 한다. 4월경이면.............어디 변두리 누추한데를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플라타너스 우거진 곳에 신도의 오래된 4층 건물도 있다.
부처님은 괴팍하지도 않으셨고...............강하지도 않으셨고............언제나 자상하시고 친절하시고 부드러우셨다.
나는 이생의 삶이 마음에 든다. 언제나 확신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영원에 대한 앎..............너무 행복하고 안온하다. 영원한 길이 있다고 아무리...............말하여도..............관심가지는 사람이 안보인다.
그대여!
道의 아름다운 길을 걷는 이여!
차생에도.................이와 같이 흘러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