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온산 주민들이 한국석유공사가 지하비축기지 공사와 관련한 민원에 대해 성의있는 답변을 요구하며 도로현수막을 내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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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온산 지하석유비축기지 공사와 관련, 주민발전기금 협상을 이끌고 있는 단체에 대해 울주군 온산지역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이 단체의 대표성이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 측이 이들과 `깜깜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상당수 주민들이 협상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석유공사측이 그 동안 지하 공사와 관련된 주민민원을 무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온산 지역 일부 주민들이 4일 "온산 주민 목숨 값으로 지은 문화센터, 주민들에게 반환하라", "폭탄을 등지고 살아가는 온산 읍민! 석유공사 해체하라", "온산 주민 무시하는 석유공사 즉각 철수하라!"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거리에 게재하고 석유공사를 성토했다.
이날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은 한국석유공사 측이 그동안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촉발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은 앞서 지하비축기지공사로 인한 폐해를 공사 측에 여러 차례 알리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으나 석유공사가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발전기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단체에 이런 지역 민원 해결을 사실상 떠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민들은 "한국석유공사가 지하비축기지 공사를 시작한 지 4년이 다 돼 가도록 공사와 관련한 민원에 대해 제대로 된 성의 있는 답변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박 모(68)씨는 "한국석유공사가 처음 공사를 시작할 무렵부터 공사장 지하발파 작업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해 민원을 제기 했으나, 제대로 된 조치는 물론 성실히 대응하지도 않았다"고 비난했다.
게다가 주민을 대표한다는 주민대표와는 어떤 협상을, 또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해 준적이 없다고 불만으로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지역 신문을 통해 감사원 감사에서 울산지하비축기지 공사현장에서 부실 투성이가 적발돼 시정조치가 내려졌다는 보도를 접하고 한국석유공사에 대한 불신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박 모(60)씨도 "여전히 지하비축기지 공사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다"며 "당초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은 지하비축기지 안전성에 대해 완전히 `깜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온산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제2 온산 석유지하비축기지 공사와 관련해 주민발전보상금 협상을 맡고 있는 주민대표 측을 불신임하고 있는데도 그대로 깜깜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꿍꿍이 속을 더욱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의 온산 제2 비축기지공사 안전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지고 거리로 나선 이들 온산지역 주민들은 한국석유공사의 태도 여하에 따라 투쟁 강도를 높인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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