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쯤 겨울에 쓴 글이 개인 까페에 남아 있어, 명감독 칼럼에 기재하는 푸의 산책 첫 번째 칼럼으로 이 글을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추가로 안 좋은 소식을 전하자면, 카힐 님과 공동으로 기고 중이던, "푸& 카힐의 포커스 온" 에서는 아쉽게도 나 스스로가 도중 하차의 결심을 내렸다. 카힐 님과는 좋은 인연으로 글을 쓰게 됐지만, 푸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 본 여러 가지 산책 이라는 타이틀로 쓰여질 글들이 카힐 님과의 공동 연재 글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내린 결정이다. 따라서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카힐 님과 충분히 의논한 바에 따라 필자는 개인이 그간 추진해 왔던 여러 분야의 산책 글을 쓰기로 결심 했다. 이 점에 대해선 추후 더 큰 불씨가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 메인 글에 적게 되었고 이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
멋스럽게 이 글의 뒷 편에 "세리 베이비" 라는 작품을 조명하여 글을 기고하고자 하였으나, 축구 관련 까페에서 영화 라는 소재는 다소 생소한 것이고, 감휴인들이 아니면 읽지 않을 글이라는 판단에 간단하게 도입부만 적고 짧게는 2주 후, 길게는 한 달 후에 "세리 베이비"라는 작품을 분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세리 베이비"는 한 모 방송사의 주기적인 영화 방송에 이에 공중파를 탔고, 시종 일관 푸에게 충격을 안겨다 준 작품이다. 감동을 위해 조작이 느껴지는 설정이 없을 뿐더러, 소외된 재활 중독자에 대한 사회의 시각을 가장 정확하게 현실적으로 관객에게 시사한 작품이 아닌 가 싶다.
이 글을 읽는 데는 짧게는 1분, 길으면 3분 내외가 될 것이다. 이 글을 기점으로 필자는 주기적으로 영화, 스포츠, 문화, 정치, 교육 등의 다방면에 걸친 사회에 대해서 가볍게 산책이 될만한 글을 쓰고자 한다. 주로 영화에 대한 글을 기점으로 삼을 것이며 스포츠는 부수적인 소잿 거리로 사용 할 것이다.-축구에 한정 할 생각은 없다.- 문화와 정치, 교육은 논쟁이 되는 쟁점 상황에 대해서 주관적인 견해를 제시 할 것이다.
그럼 다음 명감독 칼럼에서는 완성도 높고, 시각적인 재미를 주는 글로 다시 찾아 뵐 것을 약속하며, Happy New Year.
영화는 하나의 스타디움을 짓고 관객에게 그 축구 경기를 보여 주는 것과 같다. 관객이 표를 사는 그 순간 부터 영화는 하나의 경기장이고 그 경기장을 짓기 위해서는 엄청난 소모량이 필요하다. 스타디움을 설계하는 것은 프로듀서,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는 건 시나리오 작가, 설계한 계획대로 착실하게 경기장을 짓고 잔디를 까는 것은 영화 전 분야의 스탭들이다. 그리고 그것을 총지휘하고 그 광대한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책임지는 이가 감독이다.
과거의 영화들이 스타디움 지을 돈 없이 잔디만 깔고 심판 섭외해서 얼른 시합 진행시켜라고 했다면,(-여기서 심판은 배급사 정도로 보면 적당하다.) 현대에 와서는 경기장 자체가 제일 중요한 흥행 관건으로 떠오른다. 외관의 아름다움은 일종의 그 영화에 대한 기대심이고 그러기 위해선 돈을 막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더 좋은 경기장을 짓기 위해 몇 년이고 투자하는 영화의 관례는 앞으로도 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장인 정신에서 비롯된 것인 가. 아니다. 이것은 사치다. 화려한 스타디움은 그간 많이 만들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경기가 훌륭하지는 않다. 진정, 중요한 것은 수준 있는 경기에 대한 무한한 투자가 아니었던 가. 선수들의 유니폼도 값비싼 소품이고, 스타디움의 외관도 값비싼 자재들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러한 여러 장비들이 필름에 담겨지는 그 순간 필요가 없어지는 일회성이다. 그 일회성에 빛을 내기 위해서 모든 스텝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도 꿈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투자가 경기장 시설에만 집중되고 있다.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니 툭 까놓고 얘기해 보자. 경기장만 반지의 제왕과 비슷하다고 누구나 반지의 제왕의 흥행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든 영화들이 전부 거대한 경기장을 지어 넣고, 관객에게 겉의 사치를 좋게만 봐달라고 아양을 떤다. 그러다 보니 그 경기장을 소개하는 여러 사진들과 영상은 그 제작비만 실로 엄청나다. 할리우드는 수천만 달러의 예고편이 나오고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몇 십억의 돈이 오간다.
물론, 단 기간에 관객의 눈을 끌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력 투구도 필요할 수 있다. 그치만 관중석에 앉아서 고작 실망스런 경기를 보여 주려고 그 거대한 지폐들을 소비했단 말인 가. 블록 버스터의 터울 속에 영화사들은 적자와 흑자를 오간다. 고작 두 세개의 작품만 망해도 영화사의 한 해 농사는 큰 타격을 입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 나라에서 해외로 수출된 영화들의 리메이크는 더욱 더 신중해졌으며, 기획 단계에서 제거되는 일이 허다하다. 돈을 벌 수 있는 작품만 찍는다. 돈을 벌 수 있는 작품은 그마만큼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지금 현 단계에서 그리운 건 "로마의 휴일" 같은 시대적 명작이다.
"로맨틱 코메디는 되도 블랙 코메디는 안돼.", "형사 영화는 되도 다큐 영화는 안돼." 지금 현재 영화의 다양성은 심각한 훼손에 놓여 있다. 영화에 그린 벨트를 설정해 놓지 않는다면, 영화는 지금과 같이 단조로워 질 뿐이다. (프랑스처럼 예술 영화 상영관과 예술 영화 박물관을 갖추자는 건 물론 아니다. 프랑스가 영화적 다양성에 헌신하는 태도의 10분의 1만 본받자.)
몸집만 커진 물건 속 안은 텅 비어 있는 요즘의 상품들의 속성을 영화가 그대로 답사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순수한 열정으로 이 영화의 무대로 뛰어 드는 젊은 청춘들을 보라.
우리가 로맨틱 코메디와 액션 영화만 찾을 때, 미적 감미로움을 위해 16mm 다큐 영화를 편집하고 있을 쓸쓸한 독립 영화 감독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의 영화를 볼 필요는 없다. 축구에서 굳이 축구 좋아한다고 4부리그 봐야 돼? 라는 것처럼 인식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4부리그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상위 리그들이 좀 더 치열해 지는 것이다. 전체에서 품어 지는 경쟁 의식과 치열한 사투가 훌륭한 더비 매치를 재현한다. 그렇다. 어떤 영화를 보든 적어도 그들을 기억은 하자. 적어도 그들의 노력을 그 영화들을 제공할 수 있는 터전은 만들어 주자. 영국 4부리그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경기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나도 좀 더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의욕이 더 커질 것이다. 영화라는 1초에 많은 걸 표현하는 매체에 도전하는 지금의 모든 영화인들에게 그 노력에 공정한 배려를 해줄 때, 그 영화인들은 더 나은 노력으로 관객에게 보답할 것이다.
첫댓글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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