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와 함께 한 오지 여행
창녕 화왕산 + 우포늪지 탐방>
이른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
=>이번 경기지부 오지 여행은 마산지부와 함께 경남 창녕군소재 화왕산 정상 억새 군락지와 우포늪 탐방을 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는 좀더 색다른 의미를 가진다. 비록 지체1급장애를 가졌지만...
언제나 밝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랑하는 주방장 제자이며 오지회원인<골목대왕=이민재>과 함께 전동휠체어를 타고 동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침 ~ 8시에 중부~경부~구마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창녕 옥천계곡 방면 화왕산 진입로에 오후 1시쯤에 도착한다.
휠체어로 창녕 화왕산 정상 억새밭 탐방
=> 화왕산 매표소 초입부터 화왕산 정성까지는 일반인 도보로 2시간 넘게 걸린단다.
우리가 휠체어를 탄 골목대왕 회원을 밀고 올라가다가는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 잠시 매표소 군청 직원한테 선의에 거짓말을 한다.
“죄송합니다만~ 얼마전에 창녕군청에 서울에서 전화로 억새숲에서 야영한번 하면 되겠냐고 전화로 허락받은 <장애인과 오지마을 여행>에 조재택 입니다”
창녕 군청 매표소 직원 왈
“ 우리는 그런 통보 받은 적 없어요. 그리고 이곳부터는 절대로 차가 올라가지도 못할뿐더러 차량 진입 통재라 절대 안돼요” 라고 한다.
차에서 내린 나는 차량 뒤에 실린 전동 휠체어를 내리면서, 무언에 시위를 해본다.
“아저씨~ 사실 저희들은 서울에 있는 모 특수학교에 교사와 제자간에 오붓한 오지여행 테마로 창녕 화왕산 정상 억새숲과 우포늪지 탐방 이란 제목으로 촬영을 하여 모 방송사에 꼭~ 전해야 됩니다.” 라며 명함을 전했다.
그때서야 정이 많은 아저씨~
“ 허어~ 이래면~ 안되는데.. .분명히 군청에 연락 했지요.”
낮은 목소리로
“네~”(사실 군청에서도 차량은 절대 산림 보호차 안된다고 했음)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그럼~ 창녕군청 보도차량 표지판을 줄텐께~ 반드시 차량 운전자 앞에 붙이고 조심해서 올라갔다 오이소” 라고 한다.
한참을 올라가니, 또 용감한 지역 공익요원이 화왕산 등산로 철책문을 잠그고 혹시 차량이 올라갈라 철통 경비를 서고 있다.
무전기로 매표소 초입과 상호 연락하여, 보도차량이니 그 차량만은 철책 문을 열고 진입 시키라는 무전 지시가 들린다.
한참을 힘겹게 차량으로 산길을 박차 오르자 ~
더 이상 차량이 올라가지 못 할 정도의 험준한 길이다.
이 지점을 차를 세워둔다.
몇 해 전에 인기 드라마 허준의 드라마 촬영장 셑트가 나온다.
이곳부터 저기 화왕산 정상까지는 대충 1킬로는 더 가야 할듯하다.
차량을 세워두고, 전동 휠체어를 차에서 내려 비포장 등산길을 <민재>가 운전하여 조심조심 가본다. 얼마 가지 못하여 전동 휠체어도 4륜 구동이 아닌지라~
바퀴만 뱅뱅돌고 전진을 못한다.
“ 민재야~ 이제 여기에 전동 휠체어는 버리고 일반 휠체어로 갈아타자”
일반 휠체어에 태우고 <마지막병사>는 뒤에서 밀고 나는 앞에서 땡기며 화왕산 동문에 도착한다. 동문 입구는 계단이다. 힘 좋은 마지막병사는 민재를 업고 나는 휠체어를 들고 정상에 올라선다.
광활한 은빛색의 갈대 군락지를 정상에서 처음 본 민재와 마지막 병사는
누구라 말할 것도 없이~~
“ 우와~ 멋있다~ 진짜 이런곳도 있었구나” 하면서 탄성을 자아낸다.
또 주변에 주변에 등산객들은 우리를 보고 놀란다.
“이 곳을 우~째~ 휠체어를 탄 친구가 오라왔노”
나는 갈대숲에서 민재에게 한 장의 추억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서 연신 억새숲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댄다.
잠시 땀을 식힐 겸 한숨을 돌린 후,
“ 민재야 ~ 니는 이곳에서 갈대숲 감상이나 하고 있어라”
“ 선생님과 병사 형님은 저 갈대밭 산성을 한바퀴 돌고 올란다~~”
화왕산 산성 안 억새밭을 해질녘의 일몰과 함께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은빛 분위기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여러분도 직접 와서 함 느껴보이소.
또 이곳 화왕산 정상은 창녕 조씨 시조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고,(나도 창녕 조씨다)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군사 요충지로도 사용한 유적지이기도 하다.
“ 민재야~ 아마 니가 억새밭 정상에 휠체어로 올라오기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일 것이다.”
“ 춥기 전에 내려가자”
사실은 갈대 숲 속에서 조용히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 후, 내일 아침에 하산하는 것이 계획이였으나, 또 다른 오지일행들이 우포늪 근처에서 만나기로 하여 그들과 함께 하기위해 못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한다.
하산을 하여 매표소 입구에 가서
차량에 붙인 보도차량 팻말을 밀감 4개와 함께 살며시 반납하면서
“ 아저씨~ 고맙습니다. 내 제자가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한다.
아저씨 왈~
“방송은 언제 무슨 프로에 나오는기요”
나는 잠시 당황하여 “ 아직 모르겠습니다요”
‘히히~ 사실은 우리 오지의 순수한 취지를 위해서 방송 취재를 절대 안하지요’
‘그리고 거짓말 시켜 미안합니데이~ 아저씨~~’
정다운 숙소 <그륵꿈는집>에 고무신 언니
오늘밤에 우리가 묵을 숙소 <그륵꿈는집>
이름부터 아무튼 초등학교 받아쓰기와는 무관한 주방장 스타일 아닌가 ?
들어가는 초입 또한 오지 여행팀이 추구하는 그런 오지다운 길이다.
기분 좋다.
우리가 산행 하는 동안 이마 도착한 마산지부 팀이 운동장에 텐트 야영을 설치하고 저녁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 후, 충주팀, 부산팀, 울산팀, 광주팀들이 속속 도착을 하면서, 경기지부 오지여행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어간다.
저녁때 쯤...
한쪽 귀퉁이 조그만 학교 사택에서 듬직하게 생긴 한 여인이 하얀 고무신을 싣고 용감하게 나에게로 다가온다.
“ 오지여행에 주방장 입니까 ”
“네 ~ 제가 주방장입니다”
서로 통성명을 한 후, 나는 순식간에 화통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주인집 언니한테서
오지의 아름다움에 빠지듯 그렇게 빠져들고 있었다.
난 주인 언니의 이름도 성도 나이도 모른다. 그래서 나도 그냥 무식하게 지금부터 ,고무신 언니>라고 부르기로 한다.
“ 고무신 언니~ 저녁에 운동장에 숯불고기 묵으로 오이소”
하고 인사를 청했다.
그런디~
이~ 고무신 언니는 저희 여행팀을 너무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았나보다.
그냥 공짜로 퍼주기 시작한다.
“추운데 왜 운동장에서 야영하느냐. 그냥 숙소에서 따뜻하게 자라.”
“내가 구운 그릇에 반찬 좀 묵어보이소”
하면서 오징어 무침. 고추무침. 김치. 막걸리. 마른장작 등.... 마구 퍼주기 시작한다.
이러다 언제 부자 되실런지~~
또 한 밤중에는 오지 야영팀이 있는 운동장에 와서...
한쪽 귀퉁이 교실에 아담하고 시골스런 라이브 카페를 만들어 두었다며..
막걸리에 파전과 감자탕을 만들어 놓고...
함께 한 식구처럼 어울려 놀잔다.
평소에 허물없이 지나는 고무신 언니들의 친척이나 동생들인가 보다.
그들과 함께 통기타 치며 서로간에 생음악을 불러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