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산행
영종도 백운산(255m)
섬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는 영종도의 한라산
백운산은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도에 자리한다. 백운산은 영종도의 한라산이다. 제주도 모든 곳에서 한라산이 올려다 보이듯,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의 어느 곳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백운산은 영종도의 상징이다. 운남동 운서동이란 동명도 백운산의 남쪽과 서쪽에 자리한다는 뜻에서 유래하며, 운서역이란 공항철도의 역이름도 그러하다. 또한 영종도에 자리한 모든 학교의 교가를 살펴보면 백운산이 우뚝 솟구친다. 산자락에 위치한 운남초등학교 교가, 운서초등학교 교가, 영종중학교 교가, 공항중학교 교가, 인천과학고등학교 교가 2절, 인천국제고등학교 교가 등.
어찌 그뿐이랴. 인천국제항공사에서 출연하여 인천지역 최초의 자율형사립고인 인천하늘고도 내년 봄(2011년도) 개교하면 교가에 역시 백운산이 드높이 솟구치리라.
용궁사 입구를 알리는 팻말이 자리한 운남동 큰길가에서 서쪽으로 접어드는 용궁사 절길은 호젓하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정도의 650m 길고도 좁은 절길은 좌우로 소나무와 참나무가 빽빽한 숲길이다. 더러 서어나무와 산벗나무 고목도 만나는 상쾌한 길은 대형버스의 출입을 금한 모처럼 만난 절길다운 절길이다.
주차장 위쪽에 자리한 용궁사(옛 벡운사, 구담사)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맑은 물이 철철철 넘쳐흐르는 샘터에서 목을 축인 후 고개를 들면, 법당 앞에 자리한 거대한 느티나무가 용궁사의 기가긴 사력을 무언으로 증언한다.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9호인 이 느티나무는 높이 20m, 둘레 5.63m에 이르는 매우 오래된 할아버지나무로 그 왼쪽에는 할머니느티나무가 자리해 기가긴 세월동안 한 쌍의 부부같이, 평생의 도반같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참으로 보기 드문 명물이다. 2001년 3월 필자가 처음으로 백운산 등반시에는 수령이 1300년이란 표시가 있었는데 지금은 삭제되었다. 느티나무 두 그루를 한동안 우러르고, 다시 난초그림으로 당대에 유명했던 흥선대원군(이하응 1820~1898, 호 석파)이 젊은시절인 갑인년 정월(1854년)에 직접 글씨를 쓴 대웅전 현판이며, 법종각 산신각 등을 둘러보다가 오랜 세월 용궁사를 지켜온 만고 김홍인 노스님을 만났다. 노스님은 취재진을 당신이 기거하는 요사채로 안내한다. 중풍으로 몸이 불편하신 노스님의 방에는 직접 그리신 그림과 글씨가 가득했다.
뜻밖에도 몇 년 전 타계하신 중광스님의 동상도 보이고, 여러 개의 소금과 색소폰도 있다. 전주고등학교 33회(학생 때의 이름은 김성령) 졸업생이신 노스님은 참으로 다재다능하신 예인 스님이었다. 노스님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샘터 아래쪽으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뒤이어 육각정이 자리한 능선에 올라선다. 등산로 길목에는 옛날과 다름없이 연자방아가 놓여 있다. '硏子石. 聽 硏子石言. 多情佛心. 1981.12.5 凡調' 라고 새긴 연자방아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연자방아의 연자돌도 각별하거니와, 거기에 새긴 '연자돌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다정불심이 아니던가' 라는 글도 운치가 넘쳐난다. 문득 조금 전에 헤어진 노스님과, 삼십 년 전에 연자석에 이 글을 새긴 범조스님의 다정다감한 모습이 속인의 눈앞에 떠오른다.
야트막한 소나무가 빽빽이 자란 느긋한 능선은 말 그대로 산정무한의 산길이다. 솔향이 흩날리는 산길을 취한 듯 걸어간다. 오늘 산행에는 한국철도산악연맹의 김윤수 구조대장이 동행했는데, 해박한 산행지식과 작가를 능가하는 사진실력, 뜨거운 산행열정을 아울러 갖춘 보기드문 산꾼이었다. 약수암 삼거리를지난 쉼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산꾼들의 우정이 술 익듯 익어가는 산 이야기를 나눈 뒤, 다시산길을 이어가니 만남의 광장에 이른다. 쉬어갈 의자가 마련된 이곳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마련되어 있어 체력을 단련하고, 정담을 나누기에 안성맞춤의 장소다. 평일임에도 더러 스치는 사람들을 만나며 휘적휘적 산길을 올라가니 이윽고 헬기장이다. 북, 동, 남의 바다와 섬이 드넓게 펼쳐진 헬기장의 조망은 참으로 황홀하다. 그 입구에 자리한 백운산 봉수대의 팻말을 읽어본다.
'백운산 봉수대의 기록은 경기도 영종진도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내용을 보면 백운산 정상에 요망막(높다란 곳에서 적의 형세를 바라보는 진막)이 있어 구담사(용궁사의 옛명)의 승도 중 1명이 서남해에서 황당선의 출몰을 살폈다고 전하며, 또한 영종방영도지의 사찰조에는 요망승려 3명이 요망에서 황당선을 살폈다는 기록, 영종진읍지에는 봉수직 2명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현재 이곳에는 두께 1cm 정도의 경질와편이 발견되고 있으며 정상으로 올라가는 능선에는 지금까지 여러 군데에 돌무더기가 남아있고, 북향 맞은편 산봉우리에는 봉화대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곳이 예날 파발 수단으로 인천시내 철마산, 백운산, 오성산을 잇는 봉화를 통한 의사전달이 있었던 것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헬기장에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백운산 정수리를 알리는 정상표지목과 백운정이 자리한다. 중년의 여러 주민들이 한가로이 쉬고 있는 정자의 서쪽으로 나무로 만든 멋진 전망대가 자리한다. 인천대교가 한눈에 다가들고 대한민국의 국력을 자랑하고 웅비를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이 가을볕에 눈부시다. 정상에 자리한 이정표에는 '운서초등학교 2.97km, 과학고 1.84km' 표시되어 있으며, 두 하산길 중 과학고 방면의 길이 뚜렷하다. 과학고를 향한 서쪽 능선을 내려가면 안내도가 마련된 전망대가 자리한다. 안내도의 설명을 살펴 팔미도 강화도 등 서쪽의 조망을 만끽한 후 다시 산길을 내려간다.
뚜렷한 산길을 따라 이십분이면 '신도시 1.4km, 젓개 0.5km, 백운정상 1.0km'의 이정표 삼거리에 내려선다. 이곳에서 왼쪽 신도시 방향으로 내림길을 이어가면 인천하늘고 신축현장을 지나 인천과학고에 도달한다.
*산행길잡이
전소동버스정류소-(20분)-용궁사-(30분)-쉼터삼거리-(30분)-백운정(백운산 정상)-(40분)-인천과학고
백운산 산행의 들머리는 천연기념물 느티나무가 자리한 용궁사(옛 백운사). 용궁사 윗 주차장 왼쪽으로 오솔길을 이어들면 육각정이 자리한 이정표 삼거리(백운산 1.6km)에 이른다. 이곳에서 만나는 연자방아를 지나 느긋한 솔숲길을 이어가면 약수암 삼거리(백운산 1.2km, 약수암 0.1km)의 장의자가 자리한 쉼터에 이른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산길을 이어가면 운동기구와 장의자가 수두룩 마련된 만남의 광장에 이른다. 이곳에서 20분이면 전망이 빼어난 헬기장 전망대에 올라선다. 헬기장에서 백운정이 자리한 정수리까지는 2분 거리. 백운정은 상당한 인원이 쉬어갈 수 있는 큰 정자이고 서쪽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백운산의 하산길은 둘이다. 운서초등학교 코스가 2.97km, 과학고 코스가 1.84km. 취재진은 과학고 코스를 따라내렸다. 정상 아래쪽에 마련된 별도의 전망대를 지나면 이정표 삼거리(백운산 정상 1.0km, 젓개 0.5km)에 이르고 뒤이어 인천하늘고등학교 신축현장을 지나 과학고등학교에 도달한다. 용궁사에서 시작되는 능선길 길목길목에 이정표가 자리하여 초행길에도 어려움이 전혀 없으며, 용궁사-인천과학고를 잇는 백운산 종주산행은 2시간 반이면 넉넉하다.
*교통
광역전철 5호선 또는 9호선으로 김포공항역에서, 인천 1호선은 계양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여 운서역에서 하차한다. 운서역에서 영종택시(032-1588-2727, 요금 7,000원) 이용, 용궁사 하차한다. 하산지점인 과학고등학교에서도 영종택시 콜이 가능하다. 운서역에서 203번, 221번 시내버스가 용궁사가 자리한 전소동까지 운행.
*잘 데와 먹을 데
공항신도시 운서역 주변에는 식당과 숙박업소가 많이 있음. 횟집 동해바다(032-747-0178), 한식집 예나(751-7653), 해물요리 전문인 또만나요(751-2752). 골프장에서 을왕리 방향으로 가다 무의도로 들어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황해칼국수(746-3017)와 우리밀칼국수(746-3211) 등이 있다.
영마루공원 근처에 숙박집이 몰려있다. 호텔 준(746-4417), 제우메스호텔(752-9604), 게스트하우스코리아(747-1872).
*볼거리
을왕리해수욕장 인천광역시 중구 을왕동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늘목 또는 얼항으로도 불리며 1986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백사장 길이는 약 700m, 평균 수심은 1.5m로 비교적 규모가 큰 편이다.
해수욕장으로는 드물게 넓은 잔디밭과 충분한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어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청소년들의 단체 수련을 위한 학생야영장, 수련장 등이 마련되어 있다. 배를 빌려 바다로 나가면 망둥어와 우럭, 노래미, 병어, 준치 등도 많이 잡을 수 있다. 해수욕과 스포츠, 낚시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종합휴양지로 적격이다.
글쓴이:김은남
참조:철도산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