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과 육아로 바쁜 워킹맘에겐 어떤 차가 필요할까요?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 주말여행까지 고려해 선택하면 좋을 가족용 자동차는? 자동차 전문가 두 명이 고민 해결사를 자청했습니다. 워킹맘의 항목별 질문에 대한 자동차 전문가의 답을 통해 현대자동차 코나와 아이오닉 각각의 매력을 살펴봅니다.
해치백과 SUV, 단지 키만 차이 날까요?
아이오닉은 무게 중심이 낮아 안정감 있고 운전 감각이 부드럽습니다
김기범 기자 외모만 봤을 때 두 장르의 차는 키 빼곤 큰 차이가 없습니다. 둘 다 트렁크 도어와 뒷유리가 한 덩어리이고, 승객석과 트렁크가 격벽 없이 연결된 형태예요. 그래서 짐 적재공간 활용성이 뛰어나죠. 그런데 분명한 차이가 하나 있어요. 바로 운전 감각이에요. 아이오닉은 코나보다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이 낮아요. 따라서 위화감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무게도 상대적으로 가벼워서 몸놀림이 사뿐사뿐하고요.
박영웅 기자 저는 무게중심보다 시야의 관점으로 두 장르의 차이를 설명하고 싶어요. SUV 특유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야는 한번 맛 들이면 헤어나기 어렵죠. 최저 지상고도 넉넉해서 활동반경을 확연히 넓혀줘요. 험로 주행성능에 유리하다는 점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도심에서도 과속방지턱, 연석 등을 타고 넘을 때 차체 손상을 최소화시켜줍니다.
둘 다 예쁘긴 한데, 각각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김기범 기자 아이오닉의 외모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아이오닉이 대표적 사례예요. 디자인 테마가 ‘비주얼 에어로(VISUAL AERO)’였어요. 비율부터 시작해서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바람’이 가장 매끈하게 차체를 타고 넘을 수 있도록 다듬었어요. 이를 위해 풍동실험실에서 공력시험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해요. 또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었지만 의도적으로 기이하게 디자인하지 않아 친근하죠.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코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줍니다
박영웅 기자 세상에 의미 없는 디자인이 있을까요? 코나의 디자인 테마는 ‘바이오 메커니컬(Bio Mechanical)’로, ‘원초적이고 활기찬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한국과 미국, 유럽 디자인 스튜디오가 공동으로 참여해 개발했다고 해요. 현대자동차가 지금까지 개발한 신차 가운데 마지막 단계까지 두 가지 안이 살아남아 치열하게 경쟁을 펼친 유일한 차종이에요. 그만큼 많은 고민을 담았고 완성도 또한 뛰어나죠. 한눈에 현대자동차란 사실을 알 수 있으면서도 개성이 강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기왕이면 아이들도 좋아하는 차를 원해요
김기범 기자 사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여전히 국내 소비자에겐 다소 낯선 존재예요. 그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아이들 반응은 오히려 어른보다 더 뜨거워요. 심지어 정보창의 그래픽만 보여줘도 열광합니다. 주행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 모터가 힘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개념까지 알려준다면, 함께 이동하는 시간 내내 아이들이 지루해할 짬이 없을 거예요.
코나는 6:4 폴딩 시트가 적용돼 실내공간이 여유롭습니다
박영웅 기자 요즘 SUV가 핫하죠.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개방감이 뛰어나니까요. 집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워요. 같은 면적이라도 층고가 높으면 덜 답답하죠. 코나가 딱 그런 경우예요. 부모 입장에서도 허리를 지나치게 굽히지 않고 안전 시트를 달거나 뗄 수 있어 편해요. 아이들 앉히느라 출발도 하기 전에 기운이 다 빠지는 일은 없어요.
하이브리드와 디젤 중 어느 것이 더 연비에 유리하나요?
자동차를 선택할 때 연비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김기범 기자 아마도 어떤 환경에서 쓰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거예요. 정체 심한 시간대에 주로 출퇴근한다면, 아이오닉이 훨씬 유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선 엔진을 깨우지 않고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 있으니까요. 정차 때 시동을 끄는 기능 정도로는 넘보기 어려운 장점이죠. 이렇게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일 때 정숙성 또한 압권이에요. 차창에 비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오디오 선율에 빠져들 때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아, 연비를 물어보셨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복합, 15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22.4km/L예요!
박영웅 기자 코나는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터보 또는 디젤 터보 엔진을 얹습니다.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죠. 주말 장거리 여행을 꿈꾼다면, 디젤을 ‘강추’하겠어요. 코나 디젤의 공인연비는 복합, 17인치 타이어 기준 16.8km/L예요. 또한 승차 인원이나 짐의 양에 휘둘리지 않고 강한 힘을 줄기차게 뿜는답니다. 그만큼 운전도 더 재미있죠.
가족용 자동차니까 안전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겠죠?
김기범 기자 안전의 기본은 역시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차체에 있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차체의 53%를 인장강도 60㎏/㎟ 이상의 ‘초고장력강(AHSS)’으로 짰어요. 구조용 접착제도 동급 최고 수준인 145m 이상을 사용했습니다. 운전석 무릎용을 포함해 에어백도 7개나 달았어요. 자동 긴급제동 보조, 차선 이탈 경보,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 안전장비도 빵빵합니다.
박영웅 기자 에어백은 코나가 운전석 무릎용이 빠져서 6개로 아이오닉보다 1개 뒤집니다. 하지만 섣불리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국내외 주요 ‘신차 평가 프로그램(NCAP)’ 점수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코나는 국내 KNCAP과 유로 NCAP 양쪽에서 1등급을 기록했어요. 물론 아이오닉 역시 유로 NCAP에서 별 5개 만점을 받았으니 둘의 안전성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셈이죠.
마트에 가서 짐을 실을 때 어떤 차가 편할까요?
아이오닉은 동급 최대 수준인 750L(SAE 기준)의 넓은 수납공간을 갖췄습니다
김기범 기자 사실 SUV의 짐 공간이 훨씬 넉넉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 수치로 비교해보면 그렇지만도 않아요. 아마도 아이오닉이 좋은 예 아닐까 싶어요. 짐 공간은 무려 750L나 됩니다. 지난해 보조배터리를 고전압 리튬 배터리로 통합하면서 13L 트렁크를 더 넓힌 결과예요. 이 정도로 놀라면 안 됩니다. 뒷좌석을 접으면 무려 1,518L나 되거든요.
박영웅 기자 저는 트렁크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쉽고 편하게 짐을 싣고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코나는 SUV답게 허리를 숙이지 않고 트렁크를 사용할 수 있어요. 특히 마트에서 아주 요긴합니다. 카트 바짝 당겨놓고 그냥 슬쩍 밀어 넣으면 그만이거든요.
유행에 뒤처지고 싶지 않아요
김기범 기자 요즘 자동차업계는 친환경 트렌드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 또한 나날이 엄격해지고 있고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고르는 건 아이들에게 좀 더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 아닐까요? 아이오닉은 나도 좋고, 우리 사회와 환경에도 이로운 유행에 가장 앞선 자동차예요. 조용하고 연비도 좋으니 장점을 열거하기조차 버겁죠.
박영웅 기자 현재 자동차업계의 유행이라면 SUV야말로 빼놓을 수가 없죠. 레저 활동이 늘면서 한 대의 차에 다양한 역할을 기대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했어요. 특히 코나와 같은 소형 SUV의 인기가 절정이에요. 뜨거운 인기는 중고차 잔존가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가성비’로 수입차를 압도했으면 좋겠어요
김기범 기자 아이오닉은 어떤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연비가 뛰어납니다. 미국에서도 수치로 입증한 사실이에요. 게다가 실내도 훨씬 고급스러워요. 이 가격대로 이만한 친환경성과 품질, 패키징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살 수 있다는 건 분명 국내 소비자에겐 혜택이고 기회예요.
박영웅 기자 수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소형 SUV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울질해보면 답이 딱 나와요. ‘가성비’로 코나를 넘어설 차종이 없습니다. 특히 안전장비를 보세요. 속이 꽉 차 있죠. 인기 좋은 차는 중고차 값도 비싸요. 따라서 가장 핫한 소형 SUV를 사면, 나중에 차를 바꿀 때도 유리할 거예요.
대담 및 정리. 로드테스트 김기범 편집장
‘자동차생활’ 기자를 시작으로 ‘스트라다’ 기자를 거쳐 현재 자동차 전문 매거진인 ‘로드테스트’ 편집장을 맡고 있다. 또한 중앙일보 올해의 차 심사위원, 포털 네이버·다음의 자동차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담. 탑기어 한국판 박영웅 편집장
‘자동차생활’ 기자를 시작으로 ‘스트라다’ 매거진 편집장, ‘자동차생활’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탑기어 한국판’ 편집장 및 XTM ‘탑기어 코리아’ 시즌 7 MC를 맡으며 자동차전문가로서 뚜렷한 행보를 펼쳐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