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의 핵심은 언론장악입니다.
그 전모가 국정조사로 밝혀져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오늘부터 이곳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장악과 민간인 불법사찰의 전모(全貌)를 밝힐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투쟁에 돌입합니다.
4.11총선이 끝난 후 며칠되지 않았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은 언론장악의 단맛을 놓치고 싶지 않은 듯 보입니다. 박 위원장의 총선 후 일성(一聲)이 민생을 운운하며 불법사찰(不法査察)이란 중대한 국가적 사건을 불법사찰방지법으로 덮자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이 기관원들에 의해 감시당하고 미행당하는 것보다 더 국민의 삶과 관련된 것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우리는 방지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을 규명하고 그 대책으로 방지법이 나와야 함에도 이렇듯 선후가 뒤바뀐 까닭을 묻는 것입니다. 불법사찰의 중대성이나 진상규명에 대한 들끓는 민심을 박 위원장이 모를 리 없습니다. 그래서 첫 일성으로 불법사찰 문제를 황급히 덮고자 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그건 불법사찰의 핵심이 언론장악이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언론장악의 태세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사찰이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 앞에 공개된다면, 그간 MB정권이 자행해온 언론장악의 실체가 낱낱이 공개될 것이고, 공정보도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고조될 것입니다. 당연히 공정보도는 언론을 손아귀에 쥐고 정권 연장을 꾀해온 무리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 승리는 주류미디어인 공영언론을 장악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그 단적인 사례가 MB정권의 불법사찰 문건, 새누리당 후보의 제수씨 성폭행 사건과 논문표절 문제가 제대로 보도되지 못한 반면, 전 정권의 합법감찰과 야당 후보의 막말 파문은 정치적 의도 하에 왜곡되고 집요하게 반복 보도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언론노조 소속 MBC본부(본부장 정영하),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YTN지부(지부장 김종욱), 연합뉴스지부(지부장 공병설), 국민일보지부(지부장 조상운)는, 노동자로서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하는 파업투쟁을 수개월째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정권에 의해 투하되어 언론장악의 도구가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키고, 언론탄압에 희생된 동료를 복직시키고, 공정방송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며, 언론노동자들은 마땅히 있어야 할 취재 현장이 아닌 거리에서, 벌판에서 언론독립 쟁취투쟁을 오늘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노조가 언론장악과 불법사찰에 대한 국정조사(國政調査)를 요구하는 이유는, 청문회를 통해 왜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했고, 어떻게 언론의 입을 묶었으며, 무엇을 말하도록 강요하였는지를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왜 낙하산 사장이 퇴출되어야 하는지, 무엇때문에 공영언론의 지배구조를 바뀌어야 하는지, 왜 해직언론인들이 복직되고 명예가 회복되어야 하는지를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가기 위함입니다. 또한, 언론장악에 책임있는 자들과 관련자를 엄단하고, 국회 차원에서 방지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참혹한 사태가 일어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총선이 끝나고 ‘여대야소’의 정치지형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염원했던 언론개혁의 절대과제가 장애를 만난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 독립과 자유’라는 시대적 과제가 권력자들과 정치인의 손에만 맡겨있지는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에 의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프레스센터 농성투쟁은 국민에게 언론 독립을 온전히 지키지 못한 우리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우리 스스로 국민의 언론을 되찾겠다는 결연함을 다시 보여드리며, 언론 자유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한 곳으로 모으고자 하는 몸짓입니다. 그 의지와 열망을 모아 국정조사를 관철하고 언론장악과 불법사찰의 전모를 밝혀 단죄(斷罪)하려는 실천입니다.
국민 여러분,
낙하산 사장 퇴출,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일어선 언론독립 쟁취투쟁의 불길은 오늘도 잦아들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MB정권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 첫 단추가 낙하산 사장의 퇴출입니다. 기싸움에 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이 나라 공영언론을 여야에 상관없이 정치적 영역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空間)에 놓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박근혜 위원장과 새누리당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진정 MB정권과 차별화하면서 새누리당을 심판한 ‘수도권’ 국민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면, 먼저 낙하산 사장을 퇴출시키고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가시적 행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국민은 박 위원장이 언론사 파업과 언론정책에 관해 침묵하고 외면하는 이유가 MB와 같이 앞으로도 언론을 권력의 발톱 아래에 두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민 앞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진정 책임있는 정치인일 것입니다.
야당도 언론장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관철해 내고 언론장악의 전모를 국민에게 낱낱이 공개하고 언론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를 걱정하시고 염려하시는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노동자들은 권력과 자본의 폭압과 회유 앞에서도, 언론인으로서의 긍지를 지키고 국민의 알권리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며 투쟁해온 소중한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론 독립과 국민의 언론으로 바로 세우는, 이 정의로운 전선(戰線)에서 일념불퇴(一念不退)의 자세로 한발 한발 전진해 가겠습니다. 그리고 국민과 함께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2012년 4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첫댓글 맞아요..국민을 보호하라고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국민을 뒤에서 치다니,,,말이 인되죠..미친 정부아닌가요
화이팅! 하시길...........외국에 있는 관계로 마음만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