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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 19
S#1. 암센터 앞 (밤)
전회와 이어지고...
준혁, 뭔가 생각이 많은 얼굴로 서 있는데...
인기척이 난 듯 천천히 돌아보면...
도영이 암센터 현관 앞으로 나오고...
준혁, 할 말이 있는 듯 한 얼굴로 보고...
도영, 그런 준혁을 가만히 보는데...
준혁 : 바뻐?
도영 :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준혁 : 바쁘냐구?
도영 : 우리 더 이상 할 얘기 없는 거 아니었어?
준혁 : 환자로 온 거니까 친절해주라...
도영 : (무슨 소린가 하는데...)
준혁 : 검사 좀 해 줘.
도영 : (가만 보는데...)
S#2. 암센터 내 휴게실 또는 도영방, 연구실 (선택)
준혁과 도영 마주 앉아 있는데...
준혁 : CT 찍었는데 담관 합류부에 유두상 선종이 나왔어...담석도 있고... 심한 건 아니구...
도영 : 그것 때문에 나한테 온 거야?
준혁 : 복부 CT만 찍어 본 거라 더 정확하게 봤으면 해서. 병원은 눈이 많잖아. 뭐 큰일 인 거처럼 보이기도 싫고...
도영 : 초음파 내시경만 하면 돼?
준혁 : 아니, 조직 검사도 같이 해 줘.
도영 : (가만히 보는데...)
S#3. 내시경실
준혁, 가운을 입고 링거를 맞는 채로 침대에 누워 있고...
도영, 마취제를 잰 주사기 들고 다가와서는...
도영 : 마취한다...
준혁 : 영원히 잠들게만 하지 마.
도영 : (피식 웃고)
도영, 수액라인에 사이드로 마취액 넣는데...
S#4. 컨퍼런스 룸
화면에 준혁의 CT화면이 보이고... 상일, 앞에서 진행하고...
건하와 민승 화면 조정기 쪽에 나란히 서 있는데...
용길을 비롯한 교수진들 심각하게 화면을 보고 있는데...
박창식 : 혈액검사는 어때?
상일 : 간기능도 많이 떨어졌고... CA 19-9 수치가 높습니다.
유정진 : 담관에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간 일부 절제도 필요하다고 했지?
상일 : 네. 그게 얼마나 될 지는 아직 확신 할 순 없습니다.
하익현 : 다른 검사를 더 해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다들 수긍하듯 끄덕이는데...
S#5. 내시경실
잠든 준혁의 내시경이 진행되는데...
도영, 모니터를 보며 신중히 검사를 하다가 순간 놀라며 모니터 화면 한곳을 뚫어져라 보며 시선이 멎고...
점점 시선이 커지며 놀라고...
그러다 천천히 잠든 준혁의 얼굴을 돌아보는데...
S#6. 컨퍼런스 룸
용길과 교수진들 컨퍼런스 중인데...
유정진 : 장과장이 눈치 채기 전에 빨리 수술 잡는 게 좋겠습니다.
박창식 : 근데 이 분야 전문간데 마냥 숨기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용길 :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 봐야죠.
하익현 : 그럼요. 병원 이미지에도 타격이 올 텐데... 장과장이 암이란 얘기가 퍼지면 환자들한테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상일 : (휴대폰 진동으로 오고... 보면 ‘최도영교수님’ 받지 않는데...)
유정진 : 그런 면도 없지 않죠... 아무튼 수술은 해야는 거니까 집도는... 홍교수가 하나?
상일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박창식 : 선뜻 하겠다는 마음이 들긴 어렵겠지만 서로 의논하면서 해야지 뭐.
용길 : 네. 다른 과 과장님들께서도 신경들 좀 써주세요...
상일 : (휴대폰 또 울리고... 마지못해 나가며 받는데...) 네 교수님...
S#7. 내시경실
도영, 잠든 준혁을 두고 전화하는데 거의 말만 듣는 상태다...
상일 : (F) 일단 CT로 확인 된 건 담관암입니다. 담관에 전부 침습 된 상태구요...
도영 : (가만히)
상일 : (F) 내시경에도 나오죠...
도영 : 응...
상일 : (F) 저희 다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챠트든 검사 결과든 다 바꿔서 보여드리고 있어요...
내시경결과 저희한테만 나중에 알려주세요.
도영 : ... 이따 보자.
도영, 끊고... 잠든 준혁을 가만히 보는데...
S#8. 컨퍼런스 룸
상일, 급한 얼굴로 들어와서...
상일 : 장과장님이 최도영 교수님 찾아 가셔서 EUS 받고 계신답니다...
용길과 교수들 놀라고... 건하, 민승 기겁을 하는데...
용길 : 그래서?
상일 : 비밀로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으니까 최교수님께서도 그렇게 하실겁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 가지고 이쪽으로 오실 거 같더라구요...
용길, 교수진들 일났다 싶은데...
건하, 민승 불안하고...
S#9. 회복실
준혁, 잠들어 있고... 도영,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데...
준혁, 부스스 깨고... 도영을 보는데...
준혁 : 결과는...?
도영 : (테입을 넣고 모니터 돌려 보여주는데...)
준혁 : 검사했으면 설명도 해줘야지...
도영 : 정확하게 진단했던데 뭐... 결과는 똑같애...
준혁 : 그래... (일어나 앉으며) 조직 검사는?
도영 : 안했어.
준혁 : (탁 보고) 왜?
도영 : 결과가 마찬가진데 뭐하러 해?
준혁 : (가만보는데)
도영 : 할 필요 없어. 수술만 하면 되겠더라구...
준혁 : 너 재판이 왜 시작 됐는지 몰라?
도영 : (보면)
준혁 : 진단에 대해선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사로 확인하고야마는 니 고집 때문이야. 근데 난 조직 검사가 필요 없다구? 왜?
도영 : 선종일 뿐 이니까... 암성 종양이 있는 것도 아니구 더구나 나머진 담석인데 무슨 조직 검사를 해?
준혁 : 확신해?
도영 : (일어나 모니터 끄고 딴짓하며) 어떻게 믿게 해 줄까? 굳이 하겠다면 해 줄게.
준혁 : (의심스럽지만) 확실한 거지...?
도영 : (보면)
준혁 : 믿는다 그럼... (하고 침대에서 내려오고...)
도영 : (가만 보다 얼른 딴 일 하듯 손 놀리고...)
S#10. 암센터 앞
도영, 가는 준혁을 배웅하러 나온...
준혁 : 진료비 나중에 청구해.
도영 : (픽 웃고)
준혁 : 근데 여기서 지내는 거 어때?
도영 : 괜찮아. 편하고...
준혁 : 다행이네... 말은 안했지만 걸렸었는데...아무튼 오늘 고맙다. 나중에 한 잔하자. 수고해... (가는데)
도영 : 준혁아...
준혁 : (멈칫하고... 돌아보는데)
도영 : 조심해서 가라... 늦었는데...
준혁 : (픽 웃고 손만 흔들고 가는데...)
희재 : (E) 자기도 잘 생각해봐... 누가 준혁아... 해주는지... 그 사람이 바로 자기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일거야.
준혁,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데... 어깨 너머로 준혁을 보고 있는 도영이 보이고...
S#11. 일식집
조변, 민원장, 얘기 중인데... 준혁이 들어온다.
준혁 : 좀 늦었습니다. (앉고...)
조변 : 아뇨. 막 상고심 쟁점에 대한 얘기를 하려던 참입니다.
쟁점 사항은 판사가 증거를 선택할 때 합리적이지 못한 점, 원고 측 얘기를 일방적으로 들어준 점...
민원장 : 그래. 아주 일방적이었어. 심했지... 심했어...
조변 : 그리고... 염동일 증언이 번복되는데... 확인없이 인정했다는 점...
이 점은 합리적 증거취사선택의 법칙에 어긋납니다.
준혁, 끄덕이는데 통증이 오고...
조변, 보면.... 준혁, 아니라는 듯 웃어 보이고...
민원장 : 근데 그 레포튼지 뭔지는 어떻게 되는 거야?
조변 : 레포트를 보면, 폐결핵의 옛병소라 했다는 얘기는 나오지만...주요 쟁점인 폐 전이를 예상한 것에 대한
대목은 없습니다. 때문에 이런 논리가 가능합니다. 그 얘길 했지만,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준혁 : (눈빛이 빛나고) ...
민원장 : 둘이 동시에 안 적을 수도 있나?
조변 : (웃으며) 보통 레포트는 의논하면서 같이 쓰죠. 그리고 메모한 걸 옮겨 적는 과정에서
재가공이란 공정을 거치게 마련이니까...
준혁과 민원장, 고개를 끄덕이고...
S#12. 상일의 교수실
도영과 상일 마주 앉아 있고...
상일의 앞에 씨디 한 장이 놓여 있는데...
도영 : 전이가 심하더라구...
상일 : (씨디 가만히 들어보며) 네...
도영 : 수술은 홍교수가 할 거지?
상일 : 분위기는 그런데... 좀 자신이 없네요...
도영 : 무슨 소리야? 잘하면서...
상일 : 그런 얘기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막상 과장님 수술을 제가 할 생각하니까 걱정이 좀 앞서서요...
도영 : 왜 미리 걱정부터 해?
상일 : 아니... 하는 거야 못하겠습니까? 아시잖아요. 어떤 기분인지...
교수님도 몰랐으니까 검사하셨지... 알고는 선뜻 못하셨을 거예요...
도영 : (느끼고... 끄덕이는데)
S#13. 도로
준혁, 운전을 하다 통증이 오는 듯 한 손을 복부로 가져가고... 천천히 길 한 곳에 차를 세우는데...
가라앉기를 기다리듯 가만 있다... 생각나는 듯 전화를 하는데...
엄마 : (F) 네...
준혁 : ...
엄마 : (F) 여보세요...?
준혁 : 엄마...
S#14. 준혁모의 집
준혁 모, 이불을 깔아 놓은 옆에서 자다 깬 모습으로 전화 받고 있는데...
엄마 : 그래...
준혁 : (F) 주무시는데 깨웠나봐...
엄마 : 자긴... 어디니? 집이야?
준혁 : (F) 네...
엄마 : 그래 일은 어떻게 됐니? 그... 재판 말야...
준혁 : (F) 잘됐어요.
엄마 : 다행이다. 전화해보고 싶어도 혹시 뭐할까 싶어서...
준혁 : (F) 걱정 마세요... 다 잘됐으니까...
엄마 : 근데 왜 목소리가 그래... 뭐 안 좋은 일 있니?
S#15. 다시 준혁의 차
준혁 : ... 안 좋을 게 뭐 있어... 아무 일 없어요...
엄마 : (F) 그래야지. 어디 아픈 덴 없구?
준혁 : ... 내가 어디가 아퍼... (누르고...)
엄마 : (F) 그래도 항상 신경 써. 건강한 게 제일이다. 그래야 뭘 해도 하지...아무리 바뻐두 끼니는 거르지 말구...
준혁 : 알았어요... 주무세요...
엄마 : (F) 그래... 들어가자... (하는데)
준혁 : 엄마...
엄마 : (F) 왜?
준혁 : 조만간 시간 내서 갈게요...
엄마 : (F) 되는 대로 해. 엄만 잘 있으니까 걱정 말구. 끊자.
준혁 : (전화를 끊고... 가만히 휴대폰을 보며... 가슴이 아파오는데...)
S#16. 희재집 방
준혁, 들어와 바로 눕고...
희재, 따라 들어와 곁에 앉는데...
희재 : 어디서 오는 거야? 병원은 아닌 거 같은데...
준혁 : 변호사 만났어...
희재 : 언제까지 해야 되는 거야?
준혁 : ... (눈 감아 버리는데)
희재 : (말하기 싫은 걸 느끼고) 밥은? 저녁은 먹은 거야?
준혁 : (눈 뜨는데)
희재 : 안 먹었으면...(하는데)
준혁 : 먹었어... (하고 가만히 희재를 보는데)
희재 : 자... 자고 싶은 거 같다... 방해 안 할게...
준혁 : (희재 손을 잡고) 방해 안 돼... 그냥 있어... (하고 눈 감고)
희재 : (다시 앉아 가만히 내려다보는데...)
S#17. 용길의 교수실
용길과 도영 마주 앉아 있고...
용길 : 좋지 못한 감정 가지고 여길 나간 사람한테 이런 의논을 하게 된 게 좀 그렇지만...
알다시피 사정이 이래서... (하는데)
도영 : 제 문제하고는 결부시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용길 : 그래. 그렇게 생각하겠다면 나야 더 편하게 말 할 수 있구...
도영 : 홍교수가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거 같습니다.
용길 : 그렇겠지... 다른 사람도 아닌 장과장인데...그래서 나도 생각을 해봤는데... 이주완 과장은 어때?
도영 : 저도 이과장님이 하셨으면 합니다.
용길 : 그랬어... 근데 해 줄까?
도영 : 그보다 이과장님이 하신다는 걸 장과장이 알면 의심할 거 같습니다.
용길 : 해준다고만 하면 마취 후에 집도만 들어가면 숨길 수 있잖아?
도영 : 그건 좀...(하는데)
용길 : (자르고) 일단 시간이 없으니까 이과장이 해주냐 마냐부터 정리하고 그 뒤 문제는 다시 생각하자고.
내가 우선 이과장을 만나 볼게. 최교수는 장과장한테 신경 좀 써 줘...
도영 : 네...
S#18. 주완의 서재
주완과 용길 마주 앉아 있고...
용길 : 한 시가 급한 일이라 이렇게 이른 시간에 찾아 뵙게 됐습니다.
주완 : 그거야 아무래도 괜찮은데 장과장이 어쩌다...
용길 : 글쎄 말입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어디서부터 일을 처리해야할지 막막하네요...
주완 : 쉽지 않은 수술이 될 텐데...
용길 : 그래서 더 과장님을 찾아 뵌 겁니다.
주완 : (보면)
용길 : 이 번 수술을 이과장님께서 집도해주셨으면 해서요...
주완 : (놀라고)
용길 : 그 분야에 손꼽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이과장님께선 그 중에서도 대부 격이시니까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죠...
주완 : (얄미운) 그렇게까지 새삼스런 극찬은 안 하셔도 되는데...장과장이 저한테 받겠다고 하던가요?
용길 : 그게... 굳이 집지 않아도 잘 아시겠지만... 장과장하고 이해관계 때문에라도 서로 불편한 점이 있는 건 아는데...
(하는데)
주완 : (자르고) 받겠다고 했는지부터 말씀하시죠?
용길 : (돌리는) 정 안되면 마취하고 나서 집도만 들어가 주셔도... (하는데)
주완 : 그렇게는 못합니다.
용길 : 아니 그게... (하는데)
주완 : 나를 믿고 자신을 맡기겠다는 환자에게도 신뢰는 끊임없이 심어야 하는 것이 메스를 드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환자와 집도의가 속고 속이는 관계로 수술을 진행한다는 것은... 생명 경시라고 생각합니다.
(단호한 시선으로 보고)
용길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장과장이 받겠다고만 하면 집도를 하실 수는 있단 말씀이신가요?
주완 : ... 생각 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네요...
용길 : (답답한 듯) 과장님... (하는데)
주완 : (탁 자르듯) 이번 일은 강요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용길 : (할 말이 없고...)
S#19. 용길의 차
용길, 심각한 얼굴로 차에 타고 있는데...
용길, 전화 한다.
용길 : 어... 최교수 나야...
도용 : (F) 네 부원장님...
용길 : 이주완 과장이 완강해... 몰래 하는 건 더더욱 싫다더라구...
S#20. 암센터 연구실
도영, 전화 받고 있는데...
용길 : (F) 장과장이 이주완 과장이 집도 한다고 하면 어떨꺼 같애?
도영 : 일단 얘기해 보겠습니다.
용길 : (F) 얘기야 누군 못하겠어... 의심하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게 어려워서 그러지... 눈치가 좀 빠른 사람이야...
도영 :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도 없는 건데요.
용길 : (F) 그치... 그럼 한 번 해 봐... 나도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볼테니까.
도영 : 네. (끊고)
도영, 생각에 빠지는데...
S#21. 준혁의 교수실
준혁, 가운 입으며 책상 앞에 앉는데...
민승, 들어오고...
민승 : 나오셨어요?
준혁 : 어... 요즘 내가 좀 게을러져서 매일 지각이다.
민승 : 그렇다고 스케줄 펑크 내시는 것도 아닌데요.
준혁 : 대장이 좋긴 좋다. 맘대로 해도 되고... 오전에 뭐 있어?
민승 : 한 시간 뒤에 교수회의 말고는 없습니다.
준혁 : 수술 스케줄은 다 어떻게 했어?
민승 : 특진환자는 개인 사정 있으시다고 미뤘구... 나머진 과장님 좀 쉬시라고 다른 교수님들께 맡겼습니다.
준혁 : 뭐 하러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 다시 복귀 시켜 놔.
민승 : 네. 오늘은 어차피 잡은 거니까 내일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준혁 : (좀 놀란) 의국장 되더니 고집도 생기고... 주장 할 줄 도 아네...
민승 : 명색이 의국장인데... 좀 세워주세요.
준혁 : 그래... 자리 값 해보는 것도 좋지... (웃고 서류보며) 장비건이라...
민승 : (다행이다 싶은 듯 보고)
S#22. 용길의 교수실
용길, 민원장 앉아 있고... 민원장, 얼굴이 얼어 붙었는데...
민원장 : 누가요? 우리 장과장이... 암이라구요?
용길 : ...
민원장 : (얼이 빠져) 왜요? 왜 우리 사위가...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용길 : 놀라실 줄 알지만 민원장님께는 알려 드려야 할 거 같아서...
민원장 : (우왕좌왕하듯) 담관암...이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수술만 하면 됩니까? 그럼 당장 해야죠. 얼른 해주세요.
용길 : (만류하듯) 좀 진정하시구...
민원장 : (앞에 놓인 차를 마시려다 다시 놓고) 몇... 깁니까?
용길 : 담관암은 몇 긴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술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민원장 : (조심스럽게) 할... 수는 있는 거죠?
용길 : 다행히 그렇긴 한데... 근데, 장과장 본인이 아직 모르는 일이라...
민원장 : 모르게 해야죠. 절대 모르게 해야죠. (그제야 목을 축이는데...)
S#23. 준혁의 교수실
준혁, 책상 앞에서 가운을 고쳐 입고 있고...
상일, 소파에서 긴장한 얼굴로 있는데...
준혁 : 수술 많아서 힘들지...?
상일 : 괜찮습니다. 이 정도야 뭐...
준혁 : (다가오며) 내 수술 말야...
상일 : (긴장하는데)
준혁 : 어떻게 할 생각이야?
상일 : 간 일부 절제도 필요해서 간외 담도를 절제하고 루앤와이 간공장 문합술 할 생각입니다.
준혁 : 캔서 체인지가 동반 돼 있을 수도 있잖아...
상일 : (보면)
준혁 : 홍교수를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의논하자는 거야.
상일 : 압니다... 그럼 확대수술로 하겠습니다.
준혁 : 그게 좋을 거 같애. 잘 부탁해. 내 목숨 홍교수한테 달렸어...
상일 : 왜 그러세요. 수술만 하면 다 나으시는 건데...
준혁 : 믿는단 소리야... (애써 웃어 보이더니..) 근데 수술을 좀 미루자.
잡힌 스케줄 좀 처리하고... 몇 가지 일들 정리도 해야 돼서...
상일 : 네... (준혁의 불안함이 느껴지는데...)
S#24. 상일의 교수실
민원장과 건하, 민승이 얘기하고 있는데...
민원장 : 홍교수하고 무슨 얘기 하고 있을까...?
건하 : (일부러) 외과 돌아가는 부분 때문에 말씀 중일 겁니다.
민승 : 저희가 스케줄을 많이 조정했거든요. 아마 그거 때문에... (하는데)
상일, 들어오다 민원장에게 인사하는데... 민원장, 덥썩 손을 잡고...
민원장 : 홍교수... 잘 좀... 잘 좀 부탁해요...
상일 : (대답을 못하고)
민원장 : 하루라도 빨리 수술 잡아서 최고의 수술이 될 수 있도록...(하는데)
상일 : 과장님께서 수술을 미루시겠답니다.
건하 : (놀라고)
민승 : (역시 놀라는데)
민원장 : 그게 무슨 소리야? 미루다니?
상일 : 불안하신 거 같애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민원장 : 절대 안돼. 미루는 건 절대 안돼요. 장과장 설득은 나한테 맡기고 그대로 밀고 나가요. (하고 가라 앉히고)
그리고 부원장님하고 잘 상의해서 누가 수술을 맡으시던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우리 장과장... 내 사위...
(하다 울컥해져 말을 못 잇는데)
건하 : 걱정 마십쇼. 저희 모두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민원장 : (일일이 손 잡으며) 고마워요. 내가... 이 민충식이가 이 마음들 절대 잊지 않을 게요. 정말 고마워요...
(하며 꾸벅 인사를 하고...)
상일, 건하, 민승 마음들이 무거워지고...
민원장, 감정을 누르며 애써 미소 마저 보이고 나가는데... 그 모습이 안타깝고...
S#25. 준혁의 교수실
민원장, 빈 교수실 안을 착잡한 마음으로 서성이는데...
준혁의 빈 책상 앞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준혁, 들어오다 놀라고...
준혁 : 아버님?
민원장 : (얼른 안색 바꿔 돌아서며) 어... 어디 갔다 와?
준혁 : 외래에 잠깐... 근데 웬일이세요? 이 시간에?
민원장 : (소파에 앉으며) 점심이나 할까 싶어서. 아니 근처 볼일도 있었구...
준혁 : 아... 그럼 일어나시죠. 저도 식사 전이거든요...
민원장 : (발끈) 여태 밥도 안 먹고 뭐했어?!
준혁 : (놀라) 네?
민원장 : (당황) 시간을 보니까 점심이 지났길래... 먹었겠거니 하고 왔지.
준혁 : 네... 일 좀 보다... 놓쳤네요. 그럼 좀 이따 일찍 저녁 드시죠 뭐.
민원장 : 그러든가... 근데 무슨 수술을 한다구 그래? 아까 오다 부원장을 잠깐 만났는데 그러대? 담석이 있다구?
준혁 : 별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십쇼.
민원장 : 신경은 뭐... 근데 언제 하게?
준혁 : 급한 거 아니니까 재판 좀 끝나면...
민원장 : 찜찜하게 뭘 달고 있어. 하루 이틀만 시간내면 될 걸. 그냥 해버려.
준혁 :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민원장 : 글쎄 내 말 들어. 눈에 다래끼만 나도 귀찮은데 몸 속에 그런 걸 뭐하러 넣고 있어.
모르면 몰라도 알면서... 해버려. 알았지?
준혁 : (마지못해) 네...
민원장 : 그리고 재판 준비야 자네가 해? 변호사가 하지? 오늘 입원 해. 내가 수정이한테 짐 챙겨 오라고 할테니까...
준혁 : 아뇨. 그렇게까지 급할 건 아니구요.
민원장 : 내가 급해 그래. 나 승질 급한 거 몰라? 얼른 입원 준비나 해. (서둘러 나가버리고)
준혁 : (가만히 보는데...)
S#26. 준혁의 교수실 앞 복도
민원장, 숨을 돌리며 걸어오는데 가슴이 미어지고...
걷다 멈춰 긴 한숨을 마저 뱉어 내고 내처 힘든 발을 떼는데...
S#27. 준혁의 집 방
수정, 전화 받는데... 외출하려는 듯 핸드백을 이것저것 꺼내 옷에 대보면서...
수정 : 친구 만나러 나갈건데... 왜요 아빠? ... 수술? 무슨 수술? ...(하다 놀라며) 알았어요... 지금 갈게...
근데 뭐 챙겨? ... 어... 알았어...
수정, 전화 끊고 다시 핸드백들 옷장에 던져 버리고 서두르는데...
S#28. 의국 (밤)
상일, 건하, 민승 모여 앉아 스케줄을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민승 : 내일 오전에만 다섯갠데... 홀드 시킬 수 있는 게 없어...
상일 : (스케줄 보며) 내가 8시에 들어가는 걸 한 시간 당기고... 박선생하고... 이선생이 9시를... (하는데)
준혁, 들어오고... 다들 벌떡 일어나는데...
준혁 : (앉으며) 스케줄 좀 줘 봐.
민승 : (눈치 보다 내미는데)
준혁 : 외래두...
민승 : (다른 파일 집어 주고)
준혁 : (쭉 보며) 난 왜 계속 노냐...
건하 : 노는 게 아니라 좀 쉬시라는 거죠...
준혁 : 어느 정도지... 신경 써주는 마음들은 알겠는데 이건 오버야...수술만 좀 줄이고... 나머진 그대로 돌려.
민승 : 과장님... (하는데)
준혁 : 그대로 하라구. 아니 좀 해주라... 일 좀 하자...
민승 : 수술부터 받으세요. 그럼 빡빡하게 스케줄 짜드리겠습니다.
준혁 : 맞교환 조건이야?
민승 : 네.
준혁 : 예전 의국장은 안 그랬는데 이번 의국장은 왜 이렇게 무섭냐...?
건하 : 제가 그리우시죠? 다 압니다.
상일 : 함선생 의국장 만드신 건 과장님이신데요?
준혁 : 그러니까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 그래 입원 할게... 뭐부터 할까?
건하 : 입원 오더 내주셔야죠.
준혁 : 오더를 환자가 내냐...?
다들 웃는데... 준혁을 보는 의국원들의 웃음 끝이 씁쓸해지고...
S#29. 방사선과
준혁, 가운 입고 엑스레이 기계 앞에 서면 방사선사, 자세를 맞춰 주고 나가고
방사선사 “숨 참으세요” 사진 찍히는 소리 들리고...
S#30. 특실
간호사 두 사람 들어와 빈 특실에 입원 준비를 하는데...
침구며... 새 가운... 물품 등을 가져다 놓고...
S#31. 린넨실
준혁, 테이블에 앉아 피 뽑은 자리에 알콜솜으로 지혈하고 있는데...
간호사, 챠트 가져와 내밀며...
간호사 : 혈액검사 오더 주셔야죠...
준혁 : (웃으며) 여기서도 환자를 부려 먹네. 의국에서도 그러더니... (하며 챠트에 체크 하는데)
S#32. 상일의 교수실
상일, 건하 앉아 있는데... 도영, 들어오고...
서로 인사하고...
도영 : 입원은 했다구?
상일 : 오더만 나갔습니다. 아직 교수실에 계세요.
민승, 들어오는데... 얼굴빛이 어둡고... 결과지 내밀며...
민승 : OT, PT 는 200 가까이 올랐구... CA 19-9 는 훨씬 심해졌어요.
상일, 건하 심각하게 결과지 보고...
도영, 말없이 방을 나가는데...
S#33. 준혁의 교수실
준혁, 책상 앞에 앉아서 자료들을 정리하는데 통증이 오는 듯 몸을 웅크리고...
노크 소리나고 도영, 들어오는데...
준혁, 힐끗 고개를 들고 도영을 보는데...
도영 : 왜 어디 안 좋아?
준혁 : 좋진 않은 거 같네...(일어서며) 근데 웬일이야? (하며 소파로 가고)
도영 : (앉으며) 얘기 좀 하려구...
준혁 : 무슨 얘기?
도영 : 홍교수가 부담을 많이 느끼는 거 같애. 확대수술이 필요하다며?
준혁 : 못하겠대?
도영 : 못하겠어...?
준혁 : ...
도영 : ... 수술... 이주완 과장님한테 맡기는 게 어때?
준혁 : 농담하는 거야?
도영 : 농담할 일 아니잖아.
준혁 :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잖아 니가?
도영 : 왜 말이 안돼. 외과의로 손꼽히는 분인 거 니가 더 잘 알잖아.
준혁 : 그 얘기가 아니잖아. 아무튼 됐어.
도영 : 그럼 홍교수한테 맡겨도 되겠어?
준혁 : 내가 다 설명해 주면 돼.
도영 : 말로는 나도 해. 넌 수술실에서 이번엔 의사가 아니라 환자야.
니가 잠든 사이에 일어날 일들인데 니 실력... 소용없어...
준혁 : (가만히)
도영 : 말하기 힘들면 내가 해 볼게...
준혁 : (보는데 그래도 안되겠는) 하지 마... 내가 싫어...
도영 : 이번 만큼은 고집부릴 일이 아니야.
준혁 : 내가 환자야. 내가 수술 받고 싶은 사람한테 받겠다는데 왜?
도영 : (바로) 그게 누군데?
준혁 : (말을 못하고)
도영 : 그래 넌 지금 의사 장준혁이 아니라 환자일 뿐이야. 환자로서 과장님을 생각해.
과장님 역시 널 환자로만 대하실 거야. 집도... 맡겨...
준혁 : ... 하실까...?
도영 : 내가 잘 말씀 드려 볼게...
준혁 : (더 이상 반박을 못하고) 그럼 니가 수고 좀 해라...
S#34. 특실
준혁,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상태로 소파에 앉아 있고... 민원장 마주 앉아 있는데...
수정, 물건들을 정리하며 투덜대는데...
수정 : 꼭 수술 해야 돼? 안 하면 안 되는 거야?
민원장 : 안 하긴 왜 안 해. 몸에 좋지 않은 게 있으면 당연히 빼 내야지.
수정 : 그냥 돌이라며? 놔두면 없어지기도 하고 그런다든데...
민원장 : 니가 의사야? 아빠하고 니 남편이 의사지...
수정 : 또... (준혁에게) 근데 자기 수술 받으면 병원은 어떻게 해?
준혁 : 애들이 알아서 할 거야. 그리고 한 이 삼일만 입원하면 돼,
민원장 : (슬쩍 보고 얼른) 그럼... 특별 휴가라고 생각해.
준혁 : 아버님 피곤하실텐데 그만 들어가시죠. 자기도 들어가...
수정 : 나? 내가 왜 들어가. 자기가 입원했는데...
준혁 : 아직 멀쩡해. 수술 받으면 그때 있어...
수정 : 싫어...
민원장 : (준혁의 눈치를 슬쩍 보고) 그래. 가자. 지금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뭘 같이 있어. 얼른 옷 입어.
수정 : 그래도...
준혁 : 집에서 편하게 자고 내일 와...
수정 : 알았어. 이따 전화 할게.
민원장 : 푹 쉬어...
수정, 민원장 나가고... 준혁, 혼자 남으면 바로 머리를 기대는데...
침대 맡에 걸린 이름표가 보이고... ‘장준혁... 금식...’
준혁, 눈을 감은 채 자신의 배에 가만히 손을 대 보고...
S#35. 주완의 서재
주완과 도영, 차를 놓고 마주 앉아 있는데...
도영 : 가능하면 과장님께서 해 주셨으면 합니다.
주완 : 그 얘긴 부원장한테도 들었고... 그래서 내가 거기에 대한 답변도 했는데...
도영 : 장과장도 원하고 있습니다.
주완 : (흠찟 놀라는데)
도영 : 좀 전에 만나서 얘기 하고 오는 길입니다. 장과장이 직접 말씀 드리지 못하는 건
과장님께서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완 : (끄덕이고) 상태가 심각하다고 하더군...
도영 : 네...
주완 : 나하고 장과장이 무슨 인연일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
도영 : 과장님... 장과장 미운 부분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른 채 둘 수도 없는 사람입니다...
제 친구이기도 하구요...
주완 : 내 제자이기도 하지...
도영 : (느끼고) 과장님...
주완 : (끄덕이고...)
도영 : (미소 짓는데...)
S#36. 특실
스텐드만 켜 놓은 어두운 병실...
준혁, 침대에 누워 있는데 통증이 오고... 애써 참으며 억지로 일어나 앉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느낌이 오고... 여기 저기 배를 더듬어 보고...
수액제를 한 번 올려다 본 뒤, 침대를 내려서서 이동 폴대에 수액을 옮겨 걸고 방을 나서는데...
S#37. 스테이션
간호사들, 일하고 있는데... 준혁, 스테이션으로 다가 오고...
간호사1 : 과장님... 뭐 필요하세요?
준혁 : (수액 가리키며) 이거 다 들어갔는데 좀 빼 줘.
간호사1 : (머뭇대며) 하나 더 들어가야 되는데...
준혁 : (웃으며) 나 지금 오더 내는 거야. 투약 중지. 근데 이 선생이 나 뭐 더 처치 해 주려구 했나봐?
간호사1 : (알콜솜 가져와 준혁의 팔에서 주사 바늘 빼는데...)
간호사2 : (얼른 농담으로) 신경안정제 아닐까요?
준혁 : (지혈하며) 그랬어? 다시 꽂을까?
간호사1 : 이미 지나갔습니다. (하고 안으로 들어가고)
준혁 : 아깝네... (하더니) 내 챠트 좀 줘 봐.
간호사2 : (놀라지만 얼른) 네. (하며 올려주고)
준혁, 바늘 뺀 곳을 지혈하며 챠트를 훑어보는데...
간호사들 서로 들키지 않게 눈짓을 주고 받으며 긴장하는데...
준혁 : (챠트를 탁 덮고 간호사들 보며) 다음부턴 미리 처지 좀 알려줘. 후회 안 하게... 수고해...
(하고 병실 반대쪽으로 가고)
간호사1 : (의심스런) 병실 쪽 아니잖아. 어디 가시는 거야?
간호사2 : 모르지. 근데 챠트엔 아무 것도 없는데... 빨리 의국에 전화해.
간호사1 : (전화 하는데...)
S#38. 의국
의국원들 각자 일하고 있고...
민승, 준혁의 혈액검사 결과들을 챙겨들고 있는데... 전화 울리고...
의국원 : (받고) 네 외과 의국입니다... 잠시만요... 의국장님? (하고 전화주고)
민승 : (받고) 네... (하고 듣다 놀란)... 알았어요. (끊고 결과 챙겨 나가고)
S#39. 컨퍼런스 룸 안
상일과 건하, 컨퍼런스 준비하고 있고...
용길과 유정진, 하익현, 박창식, 과장 한 두명 더 앉아 있는데...
주완과 도영 들어오고...
서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등의 인사 나누고...
S#40. 의국
의국원들만 일하고 있는데... 준혁, 들어오고... 다들 인사하는데...
준혁 : 의국장은?
의사 : 좀 전에 전화 받고 급하게 나가셨는데요...
준혁 : 응급 터졌어?
의사 : 그건 아닌 거 같든데...
준혁 : (감이 이상하고 다시 나가는데...)
S#41. 컨퍼런스 룸
주완과 도영, 용길, 박창식, 하익현, 유정진 등 모여 있고...
앞에서 상일과 건하, 화면 보면서 컨퍼런스 진행하는데...
상일 : 장과장님의 경우 주합부류 침습이 없는 비스무스 타입 원 (bismuth type I)의 간문부 담관암으로
수술방법은 간문부담관절제와 영역림프절...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면서 민승, 들어오고...
민승 : (꾸벅하고) 장과장님 안 오셨어요?
건하 : 과장님이 왜?
민승 : 스테이션에서 결과보고 가셨대요.
용길 : 거기 있는 결관 다 바꿔 논거잖아.
민승 : 근데 수액도 일단 중지하라고 빼시고... 병실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가셨다길래...
유정진 : 우리 이렇게 있으면 안 될 거 같은데요... (일어서고)
박창식 : 이상하지... 부원장님, 우리 밖에서 얘기하시죠. (일어서고)
하익현 : (민승에게) 결과는 다 가지고 있지?
민승 : 이건 오늘 한 혈액검산데...
하익현 : 내가 가지고 있을게. (건네 받고...)
용길과 교수들 일어나 나가는데...
S#42. 컨퍼런스 룸 안
용길과 주완, 교수들 나오는데... 준혁과 마딱 드리고...
용길 : 장과장... (하며 막아서는 듯 서고)
하익현, 결과를 얼른 뒤로 감추고...
건하, 안에서 화면을 얼른 꺼버리는데...
용길 : 이과장님 오셨다길래 인사하러 왔어.
주완 : 잘 지냈나...?
준혁 : 네... (하며 컨퍼런스 룸 안의 빈 화면을 보는데...)
용길 : (바로) 마침 잘 왔네. 그렇잖아도 과장님하고 수술 얘기 좀 하라고 부를 참이였는데...
(교수들 보고) 오랜만에 두 분 할 얘기도 많을텐데 우린 눈치 껏 빠지죠... (하고 가고...)
교수들, 준혁에게 애써 미소 지어주고 나가는데...
준혁,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고...
주완, 가만히 준혁을 보는데...
S#43. 준혁의 집 거실
민원장, 소파에 앉아 있고... 수정, 주방에서 차를 만들며 얘기 하는데...
수정 : 근데 담석인지 뭔지가 있으면 그렇게 배가 아픈가?
민원장 : 왜? 배가 아프댔어?
수정 : (차 가져오며) 자주 그랬어. 밥도 거의 안 먹구...
민원장 : (버럭) 근데 넌 뭐했어?!
수정 : 깜짝이야. 내가 뭘 해야 되는데?
민원장 : (답답한) 제발 내조 좀 잘해... 제발...
수정 : 내가 뭐... 근데 왜 그렇게 흥분을 하셔? 오빠 뭐 심각한 거야?
민원장 : 심각하긴 뭘... 밖에서 애쓰는 사람이니까 신경 쓰라는 거지...수술만 하면 다 좋아지는 거야... 아무 걱정 마...
수정 : 나 오빠 어떻게 되면 못 살아... 아빠 알지...? (불안한 시선인데)
민원장 : 누가 어떻게 된대? (일부러)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S#44. 컨퍼런스 룸 밖
상일, 건하, 민승 초조한 듯 앞에서 서성이며 안을 힐끔 거리는데...
S#45. 컨퍼런스 룸 안
주완과 준혁, 마주 앉아 있는데... 화면은 그대로 빈 화면만 보이고...
준혁 : 담관과 담낭에 있는 담석 외에... 간문부에 0.7cm의 매스가 있는데
EUS에서 캔서 체인지가 없는 유두상선종으로 진단됐습니다.
주완 : (끄덕이는데)
준혁 : 제 눈으로 본 건 그것 뿐입니다.
주완 : (느낌이 오고...) 티슈 컨펌 (tissue confirm)은 됐나?
준혁 : 확인 못했습니다.
주완 : ... 안 한 건가?
준혁 : (대답을 안 하는... 곧은 표정인데...)
주완 : 집도의로선 악성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간문부 담관암에 준하는 수술을 하고 싶은데...
준혁 : 저도 그래주시길 바랍니다.
주완 : 장교수와 의견이 일치한 게 참 오랜만인 거 같군...
준혁 : (전해져오고...) 부탁드립니다...
주완 : 나도 부탁하네... 믿어주기를...
준혁 : 고맙습니다... 제 집도의가 돼 주셔서...
주완 : (끄덕이고)
주완과 준혁, 서로 가만히 마주 보는데...
S#46. 특실
간호사, 주사기 등을 담은 트레이를 가지고 병실로 들어오는데...
침대가 비워져 있고... 주사바늘 마저 빠진 수액제가 걸려 있고...
간호사 놀라 얼른 나가고...
S#47. 외과 스테이션
의국원들 가득 모여 있고... 상일, 건하, 민승 오면 “안녕하십니까” 인사들 나누고...
상일 : 수술 스케줄 있는 사람은 회진 참석하지 말고 수술방 들어들 가.
의사 몇 몇 “그럼 가보겠습니다” 하고 가는데...
간호사, 급한 얼굴로 와서...
간호사 : 과장님이 수액도 빼 버리시고 병실에 안 계세요.
상일, 건하, 민승 기겁을 하고 바쁘게 가는데...
남겨진 사람들, 뭐지...? 하며 웅성거리고...
S#48. 준혁의 교수실
상일, 건하, 민승 문을 벌컥 열어보는데...
준혁, 태연하게 가운을 입고 있고...
상일 : 과장님...
준혁 : (돌아서며) 회진 가자. 수술하면 당분간 회진 못하는데 해야겠어.
상일 : 무슨 회진이세요. 제가 해도 됩니다.
준혁 : 왜 홍교수가 해도 돼? 장준혁 과장은 난데... (미소 보이고)
건하 : 과장님, 마음은 아는데 지금은 무리세요...
준혁 : (소파로 오며) 의국장...
민승 : 네.
준혁 : 내가 지금 회진하면 무리야?
민승 : 그렇게 생각합니다.
준혁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들 : (의아하게 보면)
준혁 : 이 상태로 2시간 회진은 못할 거 같다. 진통제 좀 놔 주라.
상일, 건하, 민승 가슴이 아프고...
준혁 : 그것도 내가 오더 내야 돼...?
상일 : (건하에게 눈짓하고)
건하 : (민승을 보고)
민승 : 잠시만 기다리십쇼... (나가고)
준혁 : 앉아라... 왜들 서서 그래... 그리고 니들 나 좀 아프다고 되게 가슴 아픈 척하는데... 안 어울려... 하지 마라...
상일, 건하 : (웃지 않는데...)
S#49. 스테이션
민승, 스테이션 앞에 서 있고...
간호사, 주사약들 앞에 서서, 주사기 들고 돌아보며...
간호사 : 선생님, 근데 이거 어느 환자 꺼예요?
민승 : 오더 나중에 줄게요... (하고 씁쓸해지는데...)
S#50. 준혁의 교수실
상일, 건하, 민승 선뜻 누가 주사를 놓지 못하는 듯 머뭇거리고...
준혁 : (팔 걷으며) 뭐해... 빨리 한 사람 덤벼...
건하 : 제가 하겠습니다. (얼른 다가가 팔에 고무줄 묶는데)
건하, 준혁의 팔을 알콜솜으로 문지르고... 주사기 뚜껑 열고... 긴장하더니 찌르는데 잘못 들어가고...
건하, 미치겠는 표정 짓고...
건하 : 죄송합니다...
준혁 : (눈 감은 채) 일부러 그런 거 같은데... (웃고) 다시 해...
건하 : (다시 주사 놓는데...)
준혁, 그대로 있고...
상일, 민승 바라보는 눈이 애처로운데...
S#51. 엘리베이터 앞
건하, 민승 서 있고... 뒤로 외과팀 도열해 있는데...
문 열리면 초췌한 얼굴의 준혁과 상일 내리고...
인사하면... 준혁, 애써 밝게 인사해주고...
준혁을 필두로 회진이 시작 되는데...
뒤를 따르는 상일, 애써 담담하려 하고...
건하, 이를 앙물듯 참고... 민승, 준혁의 뒷모습을 담지 못하고 외면하며 가는데...
S#52. 주완의 서재 (밤)
주완, 책들을 펼쳐 놓고 꼼꼼히 살피며 메모를 해 가며...
컴퓨터로 씨티 화면을 켜 놓고 자세히 보는데...
윤진, 들어오고...
윤진 : 아빠, 식사하세요.
주완 : (책만 보며) 먼저들 먹어...
윤진 : 뭐하시는 거예요?
주완 : 내일이 수술이라.. 준비 좀 하느라구...
윤진 : 아빠 경력에도 여전히 볼 게 남으셨어요?
주완 : 공부가 끝이 있니...
주완 처 : (들어오며) 아니 부르러 간 사람도 함흥차사야...?
윤진 : 아빠, 공부 중이시래.
주완 처 : (느끼고) 애쓰시네요. 제자를 위해서...
주완 : 제자가 아니라.. 지금은 내 환자일 뿐이야... (하며 책보고)
주완 처 : 미우나 고우나 장과장이 안되긴 했네... 너무 독하게 살아서 그래...
윤진 : (또 시작이다 싶은... 엄마를 끌고 나가며) 우리 먼저 식사해요.
주완 처 : (마지못해 나가고)
주완 : (책에서 눈을 떼고... 잠시 쉬는 듯 생각에 잠기고...)
S#53. 특실
어두운 병실... 스탠드만 켜진...
준혁, 누워 있고.. 수정, 역시 옆 침대에 누워 있는데...
수정 : 한 한달 쯤 쉬게 해주지..
준혁 : 뭐하고 싶은데...
수정 : 여행가고 싶지. 우리 둘이 여행 간지 얼마나 오래 된 줄 알아?
준혁 : 이번에 수술 받으면 가자...
수정 : 기대 안하네요... 매일 그렇게 바람 넣고 한 번도 안 갔잖아.
준혁 : 바람 넣는 동안은 나 덜 괴롭히잖아...
수정 : 하여튼 나 놀리는 재미로 살지...
준혁 : 이번엔 가자... 꼭 갈게...
수정 : 정말이다?
준혁 : 응... (가만히 천정만 보는데...)
수정 : (혼자 떠드는) 어디가지... 유럽? 아니야 너무 오래 걸려... 그럼...
S#54. 도영의 거실
도영 처, 주방에서 차 준비하고 있는데... 도영, 2층에서 내려오고...
도영 처, 돌아보고는...
도영 처 : 차 가지고 올라가려구 했는데 왜 벌써 내려와?
도영 : 오늘은 일찍 쉬려구... (하며 식탁 앞에 앉고)
도영 처 : (찻잔 놓아주며) 내일 장선생님 수술이라 걱정 돼?
도영 : 아니... 그냥...
도영 처 : 잘 되겠지.. 이과장님이 해주신다며?
도영 : 응...
도영 처 : 그런 거 보면 의사들은 누가 됐든 환자 앞에선 그냥 의산 가봐...
도영 : 그치... 직업인데...
도영 처 : 나는 당신 환자 되지 말구 쭉 와이프로만 살아야겠다...
도영 : (웃어주는데)
S#55. 특실
준혁, 침대 한쪽에 걸터 앉아 창 밖을 보고 있고...
한쪽 사이드 침대에 수정이 잠들어 있고...
준혁, 가만히 자기 배에 손을 대 보며... 걱정이 어리는데...
S#56. 로비
주완과 도영 함께 로비로 들어오고...
S#57. 특실
준혁, 누워 있는데... 간호사 혈압 재고 있고...
곁에 수정이 서 있고... 상일, 건하, 민승 보고 있는데...
간호사 : 120에 70이요. (하고) 수술 잘 받고 오세요. 과장님...
준혁 : 저러구 나만 보고 있는데 수술이나 잘 할지 모르겠다.
상일, 건하, 민승 멋쩍고...
간호사, 웃으며 나가는데...
수정 : 자기 걱정 할까봐 오신건데...
준혁 : 의사가 저렇게 있는 게 환자는 더 걱정 돼. 안 그래 그래?
상일 : (웃으며) 수술방에서 뵙겠습니다.
상일, 건하, 민승 나가고...
수정 : 아휴... 왜 그래? (하고는) 자기 겁나서 괜히 그러는 거지?
준혁 : 뭐? 참... (하면서 웃는 끝이 어두워지는데...)
S#58. 갱의실
상일, 건하, 민승 옷 갈아입는데... 주완, 들어오고... 다들 “오셨어요” 하고...
주완 : 장과장 처치는 다 들어 갔나?
상일 : 네...
주완 : 그럼 이제 서로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되겠군...
민승, 주완에게 잘 개진 수술내복을 건네고...
주완과 상일, 건하, 민승 서로 말없이 옷을 갈아 입는데...
S#59. 수술실
준혁이 침대위에 누워서 들어오고
건하 : 오셨습니까
준혁 : 막상 수술방 오니깐 좀 그렇네
건하 : 긴장하지 마십쇼.
준혁 : (일어나며) 너 누워볼래? 긴장이 되나 안되나
준혁만 웃고... 다들 말을 잇지 못하는데...
S#60. 참관실 복도
도영, 참관실을 향해 걸어오고...
S#61. 수술실+참관실
준혁, 수술대에 누워 천정을 보는데... 애써 긴장하지 않으려는 듯 호흡을 크게 하고...
참관실에 도영, 들어오는데...
준혁 : 스피커 켜 봐.
서큐 : (스피커 켜고)
준혁 : 뭐 대단한 구경거리라고 일도 안하고 제일 먼저 왔어?
도영 : (미소만 보이는데)
준혁 : 기왕 온 거 중간에 나가지 말고 어디가 잘못 되는지 잘 봐...
도영 : (끄덕이고)
준혁 : 뭐 할 말 없어?
도영 : 한 숨 푹 자고 일어나...
준혁 : (어이없는) 스피커 꺼. (하고 웃고)
도영 : (애써 웃어주는데...)
마취 : 과장님 시작하겠습니다.
준혁 : ... 응. (하고 시계를 보는데...)
준혁, 마취 시간을 보고 난 후 눈을 감는데...
도영, 가만히 내려다 보고...
S#62. 스크럽대
주완, 손을 꼼꼼하게 씻는데...
준혁과의 일들이 생각나는 듯 손 놀림이 천천히 느려졌다...
마음을 다잡듯 다시 손을 놀리는데...
S#63. 참관실
도영이 앉아 있고...
용길, 교수진들, 민원장 등 차례로 들어오고...
S#64. 수술실
마취된 채 잠든 준혁이 보이고... 시티 사진이 걸려 있는 게 보이고...
상일, 건하, 민승 기다리고 있는데...
주완, 들어오고... 글러브끼고 가운을 입으며 벽에 걸린 씨티 필름에 눈을 주고...
주완 : 비스무스 타입 원(bismuth type I)의 간문부 담관암이라고 했지...
건하 : 네. 간외 담관 절제술만으로도 병변이 제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완 : 아니... 그렇게 해도 악성세포가 남아있을 수 있어... 간문부에 종양이 있고 암성 변형을 배제할 수 없으니까
미상엽 절제를 동반한 간절제술까지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상일 : 저흰 따라만 가겠습니다.
주완 : (베드로 오며) 의국장은 나하고 처음이지? 잘 맞춰 보자고...
민승 :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완 : 나도 최선을 다하지...
주완, 참관실을 향해 끄덕하고...
참관실, 민원장 일어나 인사하고... 다들 끄덕이면...
주완 : (시계를 보고) 메스...
S#65. 참관실
다들 초조한 빛으로 모니터에 집중하는데...
민원장, 긴장 되는지 손을 깍지 꼈다 뺐다 하는데...
S#66. 수술실
주완의 팀 수술에 열중하는데...
주완 : 양쪽 다 좀 올려주고...
상일 : (리드렉터를 좀 더 올리고)
건하 : (역시 리드렉터 올리고)
주완 : 썩션...
민승 : (썩션 대는데...)
주완 : (복부만 보며) 켈리... (하던 손이 멈칫해지고)
주완, 복부만 바라보고...
상일, 건하, 민승 서로 기겁을 하는 눈빛을 나누고...
시계... 겨우 10여분이 지났는데...
S#67. 참관실
다들 모니터 보다 깜짝 놀라 일어서고...
민원장, 일어서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은 듯... 손만 벌벌 떠는데..
도영,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S#68. 수술실
주완, 가만히 내려다보고...
주완 : 전부 전이가 된 거 같군...(조직의 일부를 떼 건네며) 바로 결과 좀 알려달라고 하지...
스크럽 : (튜브에 조직 건네받고, 서큐에게 주고)
서큐 : (얼른 가지고 나가고)
S#69. 로젯 밖
서큐 나와서 지나던 인턴에게...
서큐 : 선생님, 이거 병리과 응급이요... (하고 튜브주고)
인턴 : 네. (받고, 바로 문을 나가는데...)
S#70. 수술실
주완, 가만히 복부만 내려다보고 있고...
상일, 역시 초연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데...
건하와 민승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고...
결국 서로 고개를 돌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데...
S#71. 경환의 연구실
인턴 서 있고... 현미경 옆으로 조직 검사 튜브가 보이고...
경환, 현미경을 보며 검사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는 긴 한숨을 뱉고...
경환, 천천히 전화기를 드는데...
S#72. 수술실
주완의 귀에 서큐가 전화기를 대고 있고...
다들 긴장한 얼굴로 보는데...
경환 : (F) 분화도가 매우 좋지 못한 선암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복막에 퍼져 있다면... 수술의 의미는 없다고 보여 집니다.
주완, 절망스러운 듯 눈을 질끈 감고...
상일, 건하, 민승 느끼는데...
S#73. 참관실
다들, 충격을 받은 얼굴로 멈춘 듯 한데...
S#74. 수실실+참관실
주완, 말없이 가만히 보다...
주완 : ... 그만 닫지...
결국 건하, 민승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상일, 고개를 숙이고 마는데...
용길을 비롯한 교수진들 참담한 표정으로 응시하고...
민원장, 넋이 빠진듯 멈춰 버린 듯 하고...
도영, 천천히 일어나 준혁을 향하는 눈이 그렁하고...
준혁, 잠든 듯 누워 있는 모습에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