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잡지 씨네 21에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부문 상을 수상할 작품을 예측해서 발표했는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녀 주연상, 남녀 조연상, 촬영상이 대상이었습니다. <씨네21의 선택>과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으로 나눠서 선택하고 예측을 했습니다. 작품상에 <씨네21의 선택>은 <기생충>이었지만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은 <1917>이었습니다. 씨네 21도 미국 아카데미가 <기생충>에 작품상을 시상할 것을 자신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가 이제까지 보여준 '보수적인'과 '안전한'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고, <1917>이 이제까지의 아카데미가 사랑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춰다고 평가했습니다. 감독상 후보에는 <아이리쉬맨>의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씨네 21의 선택>이었고,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도 작품상과 마찬가지로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으로 예측했습니다. 씨네 21이 매년 아카데미 상을 미리 예측했었는데, 이제까지의 적중률이 거의 100%에 가까웠습니다. 올해도 나머지 각본상, 남녀 주연상, 남녀 조연상, 촬영상은 <아마도 아카데미의 선택>에서 실제 수상한 작품을 다 맞췄습니다. 이것만 봐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으로 <기생충>을 선택한 것이 얼마나 혁명적인 변화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선균배우의 "우리 기생충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카데미가 선을 넘은 것 같다"는 소감이 정확한 평가인 것 같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가 <결혼 이야기>입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결혼 이야기>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를 연기한 로라 던이 수상했습니다. 씨네 21에서는 <결혼이야기>의 스칼렛 요한슨을 여우주연상 <씨네 21의 선택>으로 뽑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은 <주디>의 르네 젤위거가 받았습니다. <결혼 이야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여서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결혼 이야기>를 봤습니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찰리를 연기한 배우를 어떤 영화에서 본 것 같아서 머리를 갸우뚱 했는데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주인공 악당 카일로 렌을 연기했던 사람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캐릭터가 아주 엉망이라고 영화보면서 욕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름도 몰랐었는데 <결혼 이야기>를 보면서 아담 드라이버라는 배우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결혼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는 엄청나서 영화를 보다가 눈물이 났습니다. 제목이 <결혼 이야기>이지만 내용은 이혼을 하게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부부가 결혼할 때는 물론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게 되지만, 어떤 이유로 이혼하게 될 때는 부부싸움도 하게되고 지리한 법정 싸움으로 심신이 피폐하게 됩니다. 그 과정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게되면 처음에는 별 것도 아닌 것으로 다투다가 점점 감정이 상하면서 평시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심한 말을 상대에게 쏟아붓게 됩니다.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찰리가 말싸움을 하는 데, 서로간에 점점 심한 말을 하다가 나중에 찰리가 "우리 아들만 괜찮다면 당신이 병에 걸려서 죽든지 교통사고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쏘아 부친 후에 "맙소사 ~" 하면서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바닥에 엎드려 통곡하면서 "미안해"라고 말하고 니콜도 "나도 미안해"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를 꼭 껴안아 주는 사람,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나를 지옥에 빠뜨리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결혼 이야기>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 훌륭해서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고, 우리의 감정선을 건들어서 뭉클한 감동을 주고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