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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 오해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런 오해 때문에 시원한 영어가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머리가 나빠서 영어를 못하는 것그렇게 열심히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도 미국인들끼리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이게 무엇 때문이란 말입니까? 영어교육 하나 때문에 이산 가족이 되고 심지어 이민을 가버리니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
뉴욕같은 곳은 글자 그대로 세계 인종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전 세계 인종들이 다 모여 사는 곳입니다. 91년 여름 뉴욕타임즈를 본 사람들은 놀랄 것입니다.
서울의 한 동의 크기인 엘름허스트에 114개 민족이 섞여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자주 가고 하던 곳이고 한국인 최초의 판사를 낸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도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 보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영어를 당당하게 하는데 한국인들은 영어를 거의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LA가 그렇듯이 말입니다. 영어를 잘 못하는 대부분의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벌써 표가 납니다. 기가 죽어 있습니다. 지금도 달라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영어를 포기하고 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영어가 정말 어려운 언어일까요? 영어가 정말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면 모든 세계인에게 다 같이 어려워야 할 것 아닙니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영어에 대한 오해입니다. 그 첫째가 단어를 많이 알아야 영어로 말을 잘 할 수 있다는 오해입니다. 그런데 말로하는 영어에서는 어려운 단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단어만 열심히 외웁니다. 그런데 단어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어를 외우기 보다 차라리 문장을 외우는 것이 낫습니다. 영어발음구구단이란 책이 근 백만부 가까이 나가자 여러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반 평생 통역장교를 하셨다는 어느 분이 “저 솔직히 왜 would you가 [우드유]가 아니고 [우쥬]가 되는 줄 몰랐어요. 왜 do you 가 [주]로 바뀌는지 몰랐습니다. 선생님 책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이렇게 제가 쓴 책을 펼쳐 보이면서 감탄을 하고는 이런 말을 꺼내었다.
“옛날 연락장교 시절 얘긴데요. 한번은 어떤 여자가 절 찾아왔어요. ‘나하고 6개월 같이 살던 놈이 도망갔는데 좀 찾아주세요.’ 하는 겁니다. 그래 두달이 걸려서 이 도망간 미군 사병을 찾아 둘이 만나게 해 주었지요. 이 여자가 이 미군 사병을 보더니 첫 마디가 뭔줄 아세요? ‘You and me가 live 한지가 six months인데 고무 shoes한 켤레나 buy me냐?’ 하는 거에요.”
단어만 외우면 이런 영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자주 쓰게 되는 말을 외우면 그대로 말이 나옵니다. 그 옛날 제가 중학교 때 선생님이 외우라는 문장을 약 60개 외웠습니다. 약 3월에 걸쳐 외운 거죠. 그리고 삼각지 이종 사촌 누이가 불러서 그 집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누이는 6.25 전쟁 고아였습니다. 폐결핵 걸려 다 죽게 된 것을 어느 미국 선교사가 치료해주고 중매까지 해서 미국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 당시 AFKN아나운서였습니다. 그 집에 가서 처음 보는 매부 (제가 평생 처음으로 만난 미국인입니다)에게 인사하고 놀다가 저녁 먹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60문장 외운 것만 가지고도 매부의 말을 다 알아듣고 저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신기한 일이 생긴겁니다. 누이도 놀랐는지 “너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 하니?”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지만, ‘이상하다. 내가 영어실력이 없는데 말이 되네!’ 하고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말할 때엔 그리 어려운 단어가 안 나온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고 이렇게 자주 쓰는 문장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을 철처하게 음정 박자까지 살려 악보화하여 구구단 처럼 외우게 한 영어 선생님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평생 은인처럼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20년 살면서 말하고 듣는 영어에 문제가 없었던 것도 중학교 2학년 때 문창순 선생님 덕택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미국 텔리비젼에서 미국인 상대로 영어설교를 정기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 때 외운 말로 설교한 것은 아니지만 요령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후 미국의 흑인과 한국인 간의 어려운 갈등 문제로 인하여 수없이 공개 토론 연설을 다녔는데, 이런 영어의 기초가 없었다면 거의 불가능했지 싶습니다. 미국 국회 의사록에 저에 대한 기록이 실린 것도, 평화상을 받게 된 것도 곰곰히 생각하면 중학교 2학년 때 새로 오선 문 선생님이 문법은 한 마디도 가르치지 않으시고 이처럼 새로운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쳐 주신 덕분입니다.
또 다른 통역장교 하셨던 분이 찾아왔어요. 이 분은 뭐라는지 아세요? 이 분도 제 책을 읽었다면서 무릎을 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맞아요. 미국인들이 단어고 문장이고 다 발음하지 않더군요.” 하고는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한 번은 헬리콥터가 추락해서 가 보니 프로펠러가 안 보이더랍니다. 그래서 프로펠러가 사라졌다고 보고를 하는데 이 미군 장교가 프로펠러를 알아듣지 못하더랍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프로펠러를 종이에 그려 보여주엇더니 “오우 펠러!” 하더랍니다.
중요한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영어발음에선 “약육강식”이 있다. 이렇게 기억하세요. 약한 발음은 점점 약해져서 아예 안 들리고 강한 발음은 더 강하게 발음해서 그 강한 발음만 들리는 겁니다. pro 는 액센트가 없고 p 가 바람소리인 무성음입니다. 그래서 안 들리는 겁니다.
한번은 뉴욕에 살 땐데 어느 유학생이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씨픽’ ‘씨픽’ 하는데 그게 뭐죠?”
그래서 제가
“태평양이지 뭐야!”
했더니
“그건 퍼씨픽이죠.”
합니다. 그래서
“pa 는 약해서 안 들린 거야.”
해주었지요. 이런 경우는 허다합니다.
생산품을 [퍼닥션] 합니다.
difficult 를 [딥커]라고 발음합니다.
nationally 를 [내셔니] 라고 발음합니다.
이것이 다 그 원리에서 온 것입니다.
다 발음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만 발음합니다.
그 일부 발음으로 전체의 발음을 연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발음공부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제가 왜 영어발음구구단이란 책을 쓰게 된 줄 아십니까?
(www.henryhongscho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