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펌>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위원장 강제납치연행구속까지...

[생활명상]

현대차 비정규노조 안기호 위원장 체포돼

임기현(안동하회탈) 기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안기호 위원장이 경비원들에 의해 끌려나와 공장밖에 대기하던 경찰에 넘겨져 체포됐다.

안 위원장은 13일 낮 12시경 점심식사를 위해 5공장 농성장에서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100여명의 현대차 경비대들에 의해 강제로 차량에 태워졌으며 잠시 후 공장 정문에서 대기 중이던 울산동부경찰서 형사들에게 인계됐다.

이에 형사들은 안 위원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동부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비정규직노조 측은 이번 안 위원장의 연행에 대해 “정권의 사전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며, 현대자본과 사전에 치밀한 공동작전 수립이 있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노조측은 경비대들이 안 위원장을 끌고가는 과정에서 안 위원장과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차안에서는 얼굴에 보자기를 씌우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노조 오민규 기획실장은 “아마도 외상을 없게 하려고 보자기를 씌워 폭행한 것 같다”면서 “안 위원장을 면회해 보니 목과 등에 상처가 있고 온몸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이 체포되자 노조는 이날 오후 조합원 전원에게 5공장 농성장으로 집결하라는 긴급지침을 내리고, 사측의 농성장 강제퇴거에 대비하고 있다.


안 위원장 "검경과 현대자본의 강제연행 합동작전...무기한 단식할 것”

안 위원장의 체포에 사측과 사전 협의가 있었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동부경찰서 측은 “사전 조율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동부서 관계자는 “경비들이 법원의 집회 및 시위금지가처분 결정에 따라 안 위원장을 공장 밖으로 강제퇴거 한 것이고 그곳에 형사들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이번 연행을 “검경과 현대자본의 납치강제연행 합동작전”이라고 규정하고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3시경에는 조합원과 민주노총 관계자 등 70여명이 동부경찰서로 몰려가 안 위원장의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편 지난 7일 울산지법은 현대차 측이 신청한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에 대해 수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결정은 사측이 농성장 노동자들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퇴거를 가능케 하는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현재 사측은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69명을 해고했고, 다수 조합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했으며, 농성장에 대해서는 단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2005/02/13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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